인터뷰 | 로스쿨 합격한 최혁용 함소아제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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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로스쿨 합격한 최혁용 함소아제약 대표
  • 승인 2014.01.0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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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주 기자

신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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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일원화는 내 인생에 가장 큰 목표”

지난해 초에는 한의사협회장 선거와 몇 달 후 첩약의보TFT 부위원장, 그리고 최근에는 로스쿨 합격까지 한의계의 이슈메이커 최혁용 함소아제약 대표. 하지만 정작 본인은 자신이 이슈가 되기보다는 자신이 주장하는 ‘의료일원화’가 이슈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란다. 로스쿨을 준비하게 된 계기 역시 의료일원화를 보다 많은 이들에게 이해시키고자 하는 일이라며 내년 2월부터 인하대학교 로스쿨에서 법학공부에 정진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힌 최 대표를 만나보았다.

“법과 제도 공부하며 그 안에서 일원화 근거 찾을 것”

▶로스쿨을 준비하게 된 가장 큰 동기는.
‘의료일원화’는 내 인생에 가장 큰 목표이다. 내가 생을 마무리할 때 즈음 사람들로부터 ‘의료일원화에 기여한 사람’이라고 평가받길 바란다. 일원화에 대한 주장은 90년대 중반부터 당시 한의사들의 경제상황이 좋을 때부터 “일원화가 아니면 한의사의 미래는 없다”라고 생각하며 시작됐다. 그 주장을 동료 한의사들에게도 이해시키려 노력해왔으며, 일원화와 관련해 사회에 대안을 제안할 수 있는 스펙을 쌓고자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 들어가 공부를 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초에는 한의사협회장 선거에도 나가 의료일원화에 대해 알리고 이해를 구했다. 그 과정을 거치며 ‘어차피 3~5년 일원화를 위해 공부하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이 시간을 보건학박사 과정에 투자하기보다는 로스쿨에 가서 의료법과 의료제도를 제대로 익힌 변호사가 되는 것도 괜찮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즉 로스쿨에 가는 것이 노력대비 효율이 높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때문에 지난해 초부터 로스쿨 가겠다고 주변에 알렸다. 하지만 그 사이 회장 선거, 첩약의보TF 등으로 제대로 준비는 하지 못했다.(웃음)

▶로스쿨 입학으로 공부와 일을 병행할 계획인가.
이번 로스쿨 입학을 위해 준비를 많이 하지 못했기에, 입학 후 열심히 할 계획이다. 일을 병행하긴 하겠지만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할 것이다. 보건대학원을 다닐 때에도 공부와 일을 병행하는 게 만만치는 않았다. 당시에도 회사는 다른 분들이 많이 맡아주셨다. 이번에도 병행을 하긴 하겠지만, 회사의 다른 분들이 잘 맡아주실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다가 함소아제약이 외부로 넘어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도 있다.
사실 오래전부터 함소아제약을 팔고 싶어했다. 한의계 내에서 한의사를 대상으로 사업을 한다는 게 터프한 것 같다. 때문에 제약을 외부에 넘기고자 한 것은 오래됐다. 그러나 이번 로스쿨 입학이 계기가 돼 넘기지는 않을 것이다.(웃음)

▶그렇다면 왜 함소아제약을 외부로 넘기고자 생각했나.
한약을 제제화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한의사들이 한약을 쓰는 방식을 바꾼다는 목적이 있다. 그러나 실제 여러 문제가 얽혀 있다. 한의사는 제형 변화된 약을 사용함으로써 경제적 이익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불분명하고, 제약회사의 입장에서는 효과 있는 약을 만들어봤자 시장이 없다. 그나마 제약회사에서 만든 약들은 작은 시장에서 이익을 지키려다보니 제대로 된 약을 만들지 않는다. 정부 입장에서는 한약시장이 작기 때문에 굳이 노력을 할 필요성이 적을뿐더러 약사 등의 직역간의 다툼이 커질 것을 우려해 건들지 않고 있다. 결국 정작 한약제제는 한의사의 손을 떠나 대다수 약사들이 쓰고 있고 천연물신약은 의사들이 쓰고 있다. 바로 이 같은 현상을 타파하기 위해 함소아제약은 나름대로 노력을 했다. 그렇지만 여러 문제들이 걸리면서 원하는 대로 진행이 안 되더라. 그래서 “사업적으로 노력한다고 한의계가 바뀐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 생각하게 된 것이다.

▶로스쿨 졸업 후 하고자 하는 일은.
내가 하는 일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보건학석사를 받고 한의사라는 직업이 바뀌지 않았듯이 말이다. 다만 일차의료통합의사, 일차의료강화를 제안하며 그 속에 한의사의 역할을 찾자는 주장은 보건의료학을 공부하면서 찾아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듯 법학을 공부하면 법학이라는 학문과 법적 제도 내에서 한의사의 역할을 찾아내는 것이 내게 주어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즉 법과 제도를 공부해서 그 안에서 일원화 근거를 찾는 것이 공부의 목적이며, 그를 위해 졸업 후 적합한 일이 있다면 할 것이다. 그렇다고 한의사라는 직업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웃음)

▶의료일원화를 위해 그동안 어떠한 계획을 실천했는가.
보건대학원를 다닐 때에는 학생으로서 실제 보건정책이 입안되고 실천되는 곳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정기적으로 출근을 했다. 국회의원실에 내 책상과 컴퓨터도 있었고, 입법보조인이라는 이름으로 출입증도 있었다. 자동차 번호도 등록돼 있어 주차공간도 있었다. 당시 국감질의를 생산키도 했다. 단순히 보건대학원에 다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기에 친분이 있는 국회의원께 부탁해서 현장 속에서 정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경험하기 위해서였다.
대선 당시에는 문재인 후보의 정책특보로 들어갔다. 그 안에서 했던 얘기는 만약 정권교체에 성공하면 내가 의료일원화를 위해 보건의료 정책과 관련해 역할을 하겠다고 제안하고 일을 맡았던 것이다.

▶한의사이지만 다른 일을 구상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한의학을 전공한 이들이 좀 더 다양한 일들을 많이 했으면 한다. 현실과 미래가 연결된 일에 있어서 사람들의 생각이 다 같을 수는 없다. 다만 미래는 언제나 불확실하고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미래의 어떤 상황을 마주했을 때 좀 더 적합한 방식이 채택되는 데는 다양한 측면이 선택에 있어서 더 유리할 것이다.
의료일원화도 마찬가지다. 미래의 어느 순간 이 주장이 적합도가 높아서 쓰임이 좋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으면 그 시기에 더 잘 맞는 생각과 방식이 받아들여질 것이다. 지금은 너무 한 가지 색깔에만 매달려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직업에 있어서도 그렇고, 정책적 선택도 그렇고, 하나만 고집하지 말고 한가지 색에서 벗어나 서로를 이해하고 각자 다른 방식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변화를 위해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 현재 대중과 다른 선택을 하시는 분이 있다면 반드시 그런 압박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 다양성 측면에서 현재는 좁은 길을 걷고 있지만 후에 후배들이 따르는 넓은 길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새로운 길을 걸었으면 한다.

 
신은주 기자 44juliet@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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