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안녕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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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안녕하신가요?
  • 승인 2013.12.19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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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리

최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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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주 리
한국한의산업협동조합 이사장·한의사
요즘 현실을 비판하며 안녕한가를 묻는 대자보가 붙고 있습니다. 이런 대자보 문구를 한의계의 현실에 비추어 보면 언제 한의계가 안녕한 적이 있겠냐마는 요즘은 우리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종잡을 수가 없어서 오히려 더 불안한 것 같습니다. 차라리 전혀 미래가 없이 망해가는 집단이라면 다 같이 면허 반납하고 제 살길 찾자 할 터인데, 최근 변화를 보면서 노력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보았다 해야 할까요.

작년 말부터 비대위는 천연물 신약 투쟁과는 다른 트랙으로 보험한약제제의 확대와 수가현실화를 위해 노력을 했었습니다. 그러기를 1년, 65억원을 투입하여 한의사협회 등 전문가 자문을 거쳐 원료생약 구성·함량비율 등 56종 혼합엑스산제의 처방을 표준화하여 환자의 복용 편리성을 높이고, 최근 한약재 유통가격 및 제조비용 증가 등을 반영하여 한약제제 상한금액을 현실화해서 2014년 1월 시행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불과 1년 전 당시의 반응은 다른 이익집단의 반대로 안 될 것이며, 하려면 의약분업을 해라 였습니다. 이것을 ‘명분이 분명한 이상, 노력하니 되더라’라는 좋은 예로 만들어 낸 것입니다. 이러니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

‘제도가 바뀌면 무얼 하나, 정작 만들어주는 제약회사가 없는데’라고 걱정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좋은 예로 바꿀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지자체 관계자를 만나 일본 1위의 한약제제 제약회사는 한약제제만 만들어서 우리나라 매출 1위 제약회사보다 백억을 더 번다고 설명하였습니다. 앞으로 한국의 신성장 동력산업은 한의약산업이 될 수밖에 없으며 이를 부흥시키려면 한의산업을 지속적으로 뒷받침 해줄 수 있는 의료전문가 그룹인 한의원 진료가 정상 궤도를 지켜야 한다고 설득하였습니다.

그래야 한의사가 해외진출을 할 때, 한의원과 한방병원이 해외로 수출이 될 때 비로소 한약제제도 함께 수출될 수 있습니다.

이제 한약제제 제약회사 설립은 대자본의 투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비현실적이라는 생각도 노력하면 된다는 좋은 예로 바꾸어야 합니다. 한의사 3000명이 100만원이면 30억원이고, 200만원이면 60억원, 300만원이면 90억원입니다. 여기에 중국, 일본에는 있는데 유독 한국에만 없는 대형 한약제제 제약회사 설립을 위해 일자리 창출과 신성장동력산업이라 생각하고 추진할 수 있는 지자체가 동참하도록 설득하면 됩니다.

2년 전, 의료의 산업화, 영리화가 피할 수 없는 대세라면 ‘산업화에 올라타자’, ‘영리화의 좋은 예를 만들어보자’라는 치기어린 마음으로 협동조합을 시작하였습니다. 협동조합이라면 산업화, 영리화 되더라도 부정적인 극단으로 치닫지 않게 하는 브레이크가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이었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웰치, 선키스트 모두 협동조합 브랜드입니다. 웰치라는 음료 주식회사의 주식은 전부를 협동조합이 가지고 주식 시장에 내놓지 않고 있지요. 이득이 주식을 투자한 주주들을 위함이 아닌 포도 농사를 짓는 협동조합 조합원을 위함이라는 말입니다.

한의사의 진료를 위해 만들어지는 한약제제 제약회사도 그 주식을 협동조합이 가진 채 제약을 통해 이윤을 창출하여 가져가려는 주주들을 위함이 아닌 환자를 위해 제대로 만들어진 한약제제를 쓰고자 하는 조합원들, 즉 한의원을 위해서 운영될 것입니다.

한약재 기반 식품과 건강기능식품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례로 산청 엑스포 동의본가 운영을 끝내고 산청한방약초연구소와 동의보감촌 기업조합과 MOU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이렇게 설득할 수 있습니다. “전국에 1만3000개의 한의원이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한의약상품을 홍보하고 팔아줄 수 있는 점포가 1만3000개입니다. 이중에서 30%만 해도 4000개입니다. 지자체에서 일일이 따로 홍보비 들이고 점포 내줄 필요 없이, 연구소에서 연구개발하고, 중소기업에서 상품을 만들면, 한약재 기반 식품을 진단을 통해 국민들에게 공급하는 것은 한의사들이 하겠습니다. 홍삼 등 맞지 않는 한약재를 장기복용해서 올 수 있는 부작용을 미리 방지할 수 있으며, 국민들에게 한약재의 효과와 안전성을 홍보하고, 이를 통해 한약재배 영농조합과 제조업체들까지 윈윈할 수 있는 농민, 제조업자, 지자체와 한의사, 국민 모두를 위하는 일석오조의 효과가 있습니다.”

지자체 별로 제품리스트를 두고 선별을 거쳐 지자체의 홍보비 지원을 받아 브랜드 개발 및 홍보물 제작에 들어간다면 예산 낭비 없이 서로에게 득이 될 수 있는 방법일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일부 대형식품회사로 이득이 집중되고 한약재 원료시장이 그들에게 좌지우지 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한약시장이 좁아져 가고, 경쟁은 치열해지는 현실에서 서로 안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불가능하다 생각하지 말고, 서로 잘 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면 2014년을 맞아서는 우리 모두가 좀 더 안녕해 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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