陰盛과 陰虛를 맥상으로 변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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陰盛과 陰虛를 맥상으로 변별한다
  • 승인 2013.12.1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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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용

백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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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용 원장 <주학해의 ‘독의수필’> 다시 읽다: ‘평주독의수필(評注讀醫隨筆)’ <15>
◎外證에 현혹되고 진맥으로 재단하지 못하면 病情을 그르쳐 誤治가 봉기하리니 손길마다 위태롭다.

[원문 해석]
「素問·調經論」에서 “陰氣가 융성하면 內分에서 한기가 일어나고 음기가 공허하면 내분에서 열기가 일어난다”고 하였으니, 그 징후가 같지 않음이다. 음기가 공허할 때의 맥상은 數散하면서 澁하고 음기가 융성할 때의 맥상은 遲緊하면서 澁하니, 그 脈象이 같지 않음이다. 음기가 공허한 병증[陰虛]에는 甘潤한 약성으로 음기를 채워야 하고 음기가 융성한 병증[陰盛]에는 辛溫한 약성으로 陽氣를 떨쳐 일어나게 해야 하니, 그 치법은 더욱 같지 않다. 하물며 음기가 융성하면 양기를 外分으로 몰아내 차단하고 음기가 공허하면 양기를 외분으로 떠오르게 만드니, 그 機括[기전]은 더더욱 같지 않다.

음기가 내분에 웅크리면 升降을 조율하지 못해 양기가 안으로 돌이키고 싶어도 어쩔 수 없으니, 음기의 세력이 양기를 차단하여 밀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음기가 공허하여 양기를 얽을 수 없으면 뿌리 없는 양기가 안으로 돌이킬 수 없어 외분으로 떠돌면서 달아오르니, 미약한 양기가 저절로 외분으로 떠오름이다. 그런데 앞 현인들은 맥상이 浮하고 大하며 눌렀을 때 무력한 상태를 음분의 한기가 융성할 때의 맥상이라 여기고, 얼굴에 열이 뜨는 戴陽과 번조로 神志가 불안한 상태를 음분의 한기가 융성할 때의 증상이라고 생각하였다. 嘉言이 전해 내려옴이 분명치 못한 경우라고 꾸짖는 까닭이고, 이것이 바로 (전인들이) 음기가 공허해져 양기가 넘쳐날 때의 사항임을 알아채지 못함이다.

치료는 溫潤한 약성으로 음기를 채워 양기를 安穩케 해야 하고, 大熱한 약성으로 경맥을 溫煦시켜 양기를 되돌림[溫經回陽]이 없어야 한다. 맥상이 沈細하면서 빠르고 갈증으로 물을 마시고 싶어 하고 번조로 가슴이 답답하고 어지럽다면, 음기가 外表에서 속박하고 양기가 내분에서 끓을 때의 징후인데, 음기가 융성하여 양기를 몰아내 차단한 병증[陰盛格陽]으로 水氣가 지극해져 火氣를 닮은 상태[水極似火]라고 한다면, 또한 그릇되지 않았는가! 叔微의 破陰丹과 같은 熱性의 방제를 써서 외표의 음기를 걷어내 엎드린 양기[伏陽]를 透達시켜 놓고 어찌 엎드린 음기[伏陰]를 몰아냈다고 말하는가!

이른 바 안팎으로 열기가 있고 그 맥상이 沈伏하면서 洪하지도 數하지도 않고 손가락 밑에서만 沈澁하면서 약간 急하다고 한다면, 이는 伏熱이므로 虛寒으로 오인해서 溫熱한 약성으로 치료해선 안 되니, 열기를 더하기 때문이다. 이는 또한 음기가 공허한 상태에서 양기가 밑으로 빠져들어 陰分 속으로 들어감이니, 이른 바 榮氣[營氣]가 갈진되어 衛氣가 하강한 경우이다. 앞 문단의 음기가 융성해서 양기가 울체한 병증[陰盛陽鬱]과 더불어 또한 아주 다르다.

대개 음기가 내분에서 융성하면, 내분의 實症으로 맥상에 눌렀을 때 도리어 芤한 경우가 결단코 없으니, 牢脈이 아니면 곧 堅脈, 細緊脈일 따름이다. 오직 음기가 공허한 경우에만 精血이 내분에서 텅 비고 양기가 외분으로 핍박하므로, 浮大하면서 芤할 것이다. 게다가 음기가 융성한 사람 중에 양기가 허약하거나 허약하지 않은 경우가 있고, 음기가 공허한 사람 중에 양기가 성대하거나 성대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음기로부터 양기를 이끌고 양기로부터 음기를 이끄는 방법으로, 嘉言이 (방제의 주 성향과 상반하는 약물의) 藥量을 3푼 또는 7푼으로 한다거나, (陰性의 약물을) 낮에 복용하고 (陽性의 약물을) 밤에 복용하는 등의 論說을 두었다. 이는 오로지 虛勞 한 病症만을 쫓아 말함이다. 일반적인 雜病 같은 경우는 本病을 치료하는 방제 안에 쓰는 약물들이 寒性 또는 熱性으로 치우쳐 있거나 上升이나 下降을 겸용하거나 發散 또는 收斂으로 강조하는 차이만 있을 따름이다.

예로 음기가 융성한 사람이 양기의 허약한 경우에는 곧바로 경맥을 溫煦해서 양기를 되돌려야 하며, 양기가 허약하지 않은 경우에는 溫化시키는 약물 중에 微苦微酸한 약성을 가미하여 부유하는 양기를 시원하게 肅降시켜 안으로 (음기와) 合一하게 한다. 음기가 공허한 사람이 양기가 성대한 경우에는 內熱이니, 甘潤鹹潤한 약성으로 음기를 채우면서 人參, 黃芪, 升麻, 柴胡 등 中氣를 보익하여 건강케 하는 약물로 보좌해서 양기를 붙잡아 양기의 자리[陽位]로 되돌리며, 양기가 성대하지 않은 경우에는 부유하는 양기가 外表로 넘쳐남이니, 溫潤한 약성에 脾腎을 보익하는 약성을 겸용하는데 酸味나 辛味의 약성을 함께 쓰는 것도 괜찮다. 이는 內傷 치료법의 대략이다.

東垣이 한 사람이 다리와 무릎이 늘어져 쇠약해지고 꽁무니와 엉덩이가 모두 싸늘하고 사타구니에서 땀이 나는데 누린내가 나며 정액이 굳세지 못해 활탈[早漏]한 경우를 치료하였는데, 이는 火氣가 內分에 울체해서 陰氣를 外表로 밀쳐내는 상태이다. 정액이 굳세지 못한 까닭은 精髓 안에 濕熱이 섞여 있기 때문이다. 小柴胡湯에서 人參을 빼고 茯苓과 草龍膽, 黃柏 등 苦寒한 약물을 가미해서 瀉下시켰더니 나았다.

節庵이 한 壯年輩가 여름철에 노역을 한 뒤 찬 음식물을 먹고 밤에 자다 遺精한 다음, 마침내 發熱과 痞悶이 발생한 경우를 치료하였다. 해질녘에 앞이마가 때때로 아프니 火熱이 상승하기 때문이고, 양 발이 따뜻하지 않으니 脾氣가 내려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의사가 外感에 食傷이 끼었다고 보고 五積散으로 發汗시켰는데 煩躁, 口渴, 目赤, 便秘 등이 나타나므로, 다음날엔 承氣湯으로 瀉下시켰는데 누런 물만 쏟고 痙風을 앓은 듯 신형은 강직되며 번조는 더욱 심해지고 腹脹으로 숨이 가빠지고 설태는 黃黑色을 띠니, 이미 6~7일 지난 상태였다. 진맥하니 6~7일이 지났는데도 弦勁하므로 서둘러 黃龍湯을 주었는데 밑으로 검은 빛의 오물을 많이 쏟고 나서 腹脹이 푹 꺼지고 번조도 많이 줄었지만, 야간에 거듭 열이 나고 설태가 다 없어지지 않아 다시 解毒湯에 生脈散을 합방하고 生地黃을 가미하여 투여하니, 2劑만에 열이 없어지고 숨은 편안해졌으며 한 달 정도 지나서 안정되었다.

[평주] 陰氣(陰)는 작용이나 상태에 따라 명칭을 달리할 수 있다.
陰化시키는 힘[세력]으로 발동하고 있을 때는 陰氣, 陽氣를 음화시켜 形質을 이루고 있을 때는 陰精(精液), 性向을 나타낼 때에는 陰性 등이다. 음기의 陰化시키는 힘은 주변의 기운이나 물질들을 자체의 중심으로 끌어들여 흡수하는 求心力이기도 하니, 열기를 흡수하면 그 부위가 차갑게 얼어 가면서 한기가 발생하고, 물질이 중심으로 모여 응축하면 有形의 형질이 이루어진다. 陰精은 곧 음기를 받아 응축해서 形質化된 陽氣이기도 하니, 모든 양기의 근원으로 양기의 발원처이자 회귀처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陰盛’은 음기가 지나치게 강력해져 양기의 발동을 추동하는 음정의 陽化과정을 억제하고 아울러 열기를 흡수해서 한기를 발생하는 형세를 연출한다. 반면에 ‘陰虛’는 음기가 지나치게 공허해져 양기를 陰化시켜 음정으로 묶어두지 못하고 아울러 부유하는 열기를 끌어들여 흡수해내지 못하는 형세이다. 생명체 내에서 이러한 음기의 성쇠는 유전적으로 타고날 수도 있고 七情의 변동이나 六淫의 침습에 의해 후천적으로 야기될 수도 있다. 양기(陽)의 성쇠 또한 마찬가지이다. <매난국죽한의원 원장> 

1)『傷寒六書·殺車槌法』에 나온다. 大黃․芒硝․枳實․人參․當歸․桔梗․甘草. 生薑 3쪽과 大棗 2개를 넣고 물로 달여 복용한다. 나이들어 氣血이 허쇠한 경우에는 망초를 뺀다.
2)『傷寒六書』에는 ‘解毒湯’이란 처방은 보이지 않고, ‘犀角解毒湯’이 나온다 해독탕 중 ‘黃連解毒湯’은 黃連·黃芩·黃蘗·梔子 등을 등분으로 하는데, 三焦에 熱邪가 쌓인 病症을 치료할 때 쓴다. 참고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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