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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수유 권하는 사회가 건강한 미래를 만든다
기고: 대한모유수유학회 임상 관련 투고<4>
2013년 12월 05일 () 17:22:05 표지희 mjmedi@mjmedi.com

   

표지희

로하스한의원 원장.
대한모유수유학회 국제이사

작년 5월 타임지 표지 사진 한 장이 논란거리가 된 적이 있습니다. 한 여성이 세 살 된 자기 아이에게 젖을 주고 있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 선정성 논란에 휩싸였던 것입니다. 세 살 난 아이에게 모유를 먹이는 행위가 너무 선정적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들과 아이에게 모유수유를 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지지하는 사람들 사이에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 사진이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은 모유수유 기간에 대한 오해와 모유수유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 때문입니다. 그래서, 모유수유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기 위해 타임지가 도전적인 방식으로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과연 모유수유는 언제까지 하는 게 좋을까요? 일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세 살짜리 아이가 엄마 젖을 먹는 일이 부자연스러운 일이고 사회적으로 용납하기 힘든 일일까요?
 
모유수유는 2년 이상, 엄마와 아기가 원할 때까지
 
사실, 모유수유는 엄마와 아기가 원할 때까지 하는 것이 좋습니다. 미국소아과학회에서도 최소 1년간 모유를 먹이고 엄마와 아기가 원한다면 이후에도 수유를 계속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모유수유 기간의 상한선은 없으며 오래 수유한다고 해서 심리적 문제 혹은 발달상의 문제가 나타난다는 증거 또한 전혀 없다고 언명했습니다. 그리고, 세계보건기구와 유니세프에서는 최소 2년 이상의 모유수유를 권장합니다. 아이의 건강과 성장 발달을 위해 처음 6개월 동안은 다른 음식이나 음료를 주지 않고 엄마 젖만 먹이고, 6개월부터 영양이 풍부한 이유식을 먹이면서 모유를 먹이기를 권합니다. 인류학자인 Dettwyler에 의하면 문화적인 영향을 배제했을 때 인간의 자연스러운 이유 시기는 평균 3~7세 사이입니다. 이처럼 젖을 떼는 시기는 개인차가 크며 아기가 스스로 젖을 뗄 때까지 먹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모유수유를 하는 동안은 모유의 영양상, 건강상 이점을 계속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엄마와 아기가 원할 때까지 오래 먹이는 것이 좋습니다.
 
모유를 오래 먹이면 어떤 점이 좋을까요?
 
모유수유를 오래 할 때의 이점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모유는 아기에게 가장 좋은 영양 공급원이며, 모유에 포함된 항체와 면역 물질은 아기에게 도움을 줍니다. 모유를 먹는 아이들은 병에 덜 걸리고 회복도 빠르며, 아이가 아플 때 엄마 젖은 아이를 편안하게 하고 탈수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모유수유는 아기를 진정하게 하고 안심시키는 효과도 있습니다. 특히 아기들이 걸음마를 떼고 커가면서 공포와 스트레스에 맞서야 할 때 따뜻한 엄마 품으로 돌아와 젖을 먹으며 안도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젖을 먹는 아기는 엄마의 심장 소리와 목소리를 들으면서 편안함을 느낍니다. 미소를 띤 엄마의 얼굴을 보며 눈을 맞추고 손으로 엄마의 가슴이나 얼굴을 만지기도 하는데, 이러한 스킨십을 통해 엄마와 아기 사이에 정서적인 만족감과 친밀감이 높아지고 애정과 기쁨을 공유할 수 있어 애착 형성이 잘 되고 아기의 두뇌발달도 촉진시키는 등 여러 가지 이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기의 성장 속도에 맞추어 스스로 젖을 떼게 하는 것은 아기에 대한 신뢰감의 표현이므로, 아기의 자존감을 향상시켜 주게 됩니다.
 
모유수유를 오래 하면 아기뿐만 아니라 엄마에게도 이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모유수유 기간이 길수록 유방암의 발생위험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모유수유를 할 때 분비되는 호르몬은 엄마를 편하게 이완시켜 줍니다. 또한 젖을 오래 먹일 때의 이점 중 하나가 아이를 쉽게 달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아이가 커서 함께 여행할 때 자동차나 비행기를 타서 아이가 힘들어 하거나 아이가 아플 때 젖을 먹이면 아이를 쉽게 달랠 수 있고, 평소에 아이를 재울 때도 쉽게 재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젖 먹는 아이에게 핀잔주는 사회
 
그러나, 실제로 모유수유를 2년 이상 지속하는 비율은 매우 낮습니다. 진료실에서 내원 환자를 대상으로 출산과 수유 경험에 대해서 물어보았을 때, 모유를 2년 이상 오래 먹이는 사례는 드물게 봅니다. 모유가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신생아 황달, 유선염 등의 이유로 초기에 수유를 포기한 경우, 직장 복귀 문제로 두세 달 먹이고 만 경우, 6개월쯤 이유식을 시작하면서 젖을 뗀 경우, 1년이면 엄마 젖은 영양이 없다면서 젖을 그만 먹인 경우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대부분 1년 이내에 모유수유를 중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혹 1년 이상 모유수유를 하는 엄마들은 젖떼기를 권하는 주위의 압력 때문에 힘들어하게 됩니다. 모유수유를 할라치면 여기저기서 걱정과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냅니다. 가정에서는 분유가 더 좋은 줄 알고 사셨던 전 세대 어른들께서 영양가 없는 젖 먹이면서 아이를 떼쟁이 만든다며 나무라시고, 직장에서는 혼자 유난스럽게 모유 먹인다며 유축하거나 퇴근할 때 눈치를 줍니다. 때로는 모유수유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없는 의료인의 잘못된 충고를 따르다가 모유수유를 포기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지하철에서 계속 아이가 보채서 할 수 없이 옷으로 가리고 젖을 먹인 엄마를 심하게 비난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모유수유 장면을 내보낸 방송이 선정적이라고 질타하는 기사를 접하기도 합니다.
 
몰래 숨어서 눈치젖 먹는 아이들
 
이처럼 주위의 모유수유에 대한 편견이 암초로 작용하기 때문에 엄마와 아기가 원할 때까지 젖을 먹이는 것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특히 아이가 자랄수록 주변의 압박은 심해지게 됩니다. 그래서 큰 아기에게 수유를 하는 사실을 감추고 몰래 수유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서너 살 된 아이가 젖을 먹는 걸 보면 주위에서 다들 아이에게 창피하지도 않느냐고 핀잔을 주기 일쑤고, 아이 엄마에게도 젖을 뗄 것을 강요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아이들은 눈치젖을 먹다 스스로 엄마 젖을 먹을 권리를 포기하기도 합니다.
 
모유수유에 대한 사회적 지지가 필요하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모유수유 방해 요인이 많을 때에는 엄마나 아기가 아무리 원해도 수유를 지속하기 힘들게 됩니다. 즉, 가정과 사회의 지지가 있어야만 모유수유를 잘 할 수 있습니다. 
 
현재의 임산부 대상의 모유수유 교육이 모유수유 시작률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지만, 엄마의 의지나 노력만으로 모유수유를 잘 하기는 어렵습니다. 가정이나 사회의 지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수유 중 조그만 어려움이 생겨도 곧 포기를 하게 되거나 주변의 방해 때문에 수유를 지속할 수 없는 어려움에 봉착하게 됩니다.
 
세계보건기구에서 권하는 것처럼 최소 2년 이상 모유수유를 하기 위해서는 모유수유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 변화 및 지지가 필요합니다. 모유수유를 잘 하기 위해서는 아빠를 비롯한 가족의 적극적인 지원과 수유 문제가 발생했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지원 체계가 있어야 하며, 모든 사회 구성원의 모유수유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건강한 미래를 위해 모유수유에 대해 배우자
 
그러므로 모유수유의 교육 대상을 확대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임산부뿐만 아니라 학생이나 의료인을 대상으로 모유수유 등 육아에 대한 기초 교육을 실시해야 모유수유에 대한 편견도 없어지고 올바른 정보도 공유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대가족 형태였기 때문에 육아 또한 온 가족의 몫이었으며, 할머니와 어머니로부터 육아의 지혜를 물려받을 수 있었고 어릴 때부터 육아를 보고 경험했기에 본인이 아이를 낳아 젖을 먹이고 기르는 것이 그렇게 낯설고 힘든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전통 육아의 지혜가 단절된 핵가족 형태에서 엄마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요즘 엄마들은 대부분의 육아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얻게 되고, 그 중 일부는 논란이 많은 서양식 육아 정보를 그대로 따르기도 합니다. 아이의 타고난 본능인 의존욕구를 무시한 채 독립심 배양을 위해 아이를 억지로 떼놓고 키우는 서양의 육아법을 여과 없이 수용해 따르는 사람들이 있는데, 한 번쯤 육아의 기본이 무엇인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육아의 기본은 애착이기 때문에 부모와 아이의 신체 접촉은 매우 중요한데, 이처럼 본능을 무시하는 서양 육아법을 따르다 보면 모유수유에도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한 육아 정보를 학교에서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가정에서 배웠던 전통 육아의 지혜를 학교에서라도 가르칠 수 있어야 하며, 대중매체에서도 공익을 위해 모유수유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의료인들의 역할이 가장 중요합니다.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의료인의 잘못된 조언으로 인해 모유수유를 포기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때로는 의사의 말 한 마디가 아이의 평생 건강을 좌우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의료인은 모유수유에 대한 조언 요청을 받았을 때 적절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평소 모유수유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모유수유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배워두어야 합니다. 특히 한의사의 경우, 산후조리 및 모유수유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한의학의 자산을 함께 활용하여 모유수유를 도와줄 수 있기 때문에 엄마와 아이의 건강 증진에 더욱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모유수유는 아기에게 줄 수 있는 가장 멋진 선물이며 자연의 축복입니다. 우리 사회의 미래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달려 있습니다. 수유를 원하는 엄마들이 모유가 최고라는 확신과 자신감을 가지고 젖을 먹일 수 있도록, 그리고 모유를 맘껏 먹고 건강하게 자라난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 수 있도록, 모든 사람들이 모유수유에 대해 바르게 알고 지지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참고문헌: 
 1. 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 Policy Statement. Breastfeeding and the Use of Human Milk. Section on Breastfeeding. Pediatrics. 2005;115(2):496-506. Available at: http://pediatrics.aappublications.org/content/115/2/496.full.pdf+html
2. Kendall-Tackett KA, Sugarman M. The social consequences of long-term breastfeeding. J Hum Lact. 1995;11(3):179-183. Available at: http://www.ncbi.nlm.nih.gov/pubmed/7669236
3. Kim Y, Choi JY, Lee KM, Park SK, Ahn SH, Noh DY, Hong YC, Kang D, Yoo KY. Dose-dependent protective effect of breast-feeding against breast cancer among ever-lactated women in Korea. Eur J Cancer Prev. 2007;16(2):124-129. Available at: http://www.ncbi.nlm.nih.gov/pubmed/17297388
4. Lawrence, Ruth A., MD, Lawrence, Robert M., MD. Breastfeeding A Guide For The Medical Profession. Mosby. Philadelphia. 2005:357-375.
5. World Health Organization. Breastfeeding. Available at: http://www.who.int/topics/breastfeeding/en/
6. 김혜숙 번역. 모유수유를 위한 지침서. 현문사. 2003:189-208.
7. 대한모유수유학회 번역. 모유수유 A to Z. 민족의학신문. 2010:302-312. 
  
 문의 breastfeed@naver.com
IBCLC 교육안내
- http://cafe.naver.com/breastfeed/1196
IBCLC 기초상담 교육안내
- http://cafe.naver.com/breastfeed/1282
대한모유수유한의학회 (Korean Academy of Breastfeeding Medicine)
- http://kab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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