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후배 온정 실은 훈훈한 仁術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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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후배 온정 실은 훈훈한 仁術 실천
  • 승인 2003.08.0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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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상의학회, 경남 고성서 의료봉사


“평생동안 고생만하고 골병든 노인 분들이 침을 맞으러 오는 모습을 볼 땐 안타까운 마음에 가슴이 아팠습니다.”

지난 19일부터 20일까지 1박2일간 대한형상의학회(회장 정행규)가 경남 고성군 일대에서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술 실천을 경험하고 돌아온 어느 한의대생의 말이다.

주로 난치성 환자의 치료를 목적으로 한 이번 의료봉사에는 개원의로 활동하고 있는 학회회원 30명과 학생 25명 등이 참여해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번 의료봉사에 처음 참가했다는 동의대 한의과대 본과1학년 문성욱(26) 씨는 “학회를 중심으로 유대관계가 이어지고 있는 선배들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면서 “세부적인 의술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한의사란 어떤 것인지 직접 느끼고 싶어 참가하게 됐다”고 밝혔다.

형상의학회는 대가면과 동해면, 영현면, 영오면, 구만면, 거류면 등 6개 면사무소에서 각각 의료팀을 구성해 의료봉사 이틀동안에 모두 900여 명의 환자를 진료했다.

오래 전부터 허리와 다리에 통증을 겪어왔다는 거류면에 사는 최순이(78) 할머니는 “첫날 진료 받으러 올 땐 중간중간에 몇 번씩이나 쉬고 또쉬고 어렵게 왔는데, 치료받고 나서 집에 갈 때는 단 한번도 쉬지 않고 갈 수 있었다”며 만족해 했다.

또 영오면에서 농업으로 생계를 꾸리고있는 김종기(63) 할아버지는 “얼마 전 일하다가 옆구리에 타박상을 입어 일반 병원에서 통원 치료를 받던 중에 잘 낫지 않아 왔다”며 “어디가 아픈지 증상들을 상세히 물어보고 치료해 주는 한의사들의 세심한 친절이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의료봉사가 6개 면에서 동시에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데 가장 바쁘게 동분서주했던 김진목 원장(고성군 금목서한의원)은 “의료봉사를 통해 학회회원들에게는 학회에서 공부해왔던 동의보감을 직접 써 볼 수 있는 기회가 됐고, 무엇보다 남들과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데 작은 역할을 하게 된 것 같다”며 뿌듯해 했다.

한편 동해면 의료봉사에서 도우미로 참가했던 상지대한의과대 본과3학년 김진호(33) 씨는 “선배들의 임상시범을 바로 옆에서 볼 수 있어 좋은 경험이 되었던 것 같다”고 말했으며, 동국대한의과대 본과3학년 최우진 학생 대표는 “미숙한 점도 많았지만 보람있었다”면서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다짐도 보였다.

이번 의료봉사를 주관한 정행규 회장은 “그동안 학문으로만 공부했던 동의보감을 직접 실천해보고, 한방쪽의 고급의료를 일반인들에 공개하면서 형상의학도 알리는 등 학회 내 올해 첫 시범사업으로 의료봉사를 실시하게 됐다”며 “지역주민들이나 학회회원과 학생들의 호응도가 좋아 이번 의료봉사를 거울삼아서 향후에는 보다 체계적인 의료봉사를 실시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군에서의 못 다한 의료봉사의 아쉬움을 뒤로한 채 발길을 돌리는 형상의학회 회원들과 학생들의 모습에선 어느새 선배와 후배간에 격차는 사라지고 서로의 미소가 닮아 있었다.

고성 = 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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