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사암침법’ 강연하고 돌아온 정유옹 원장(사암은성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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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사암침법’ 강연하고 돌아온 정유옹 원장(사암은성한의원)
  • 승인 2013.11.2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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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주 기자

신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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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암침법, 한국의 전통문화로서 인도에서 큰 호응”

얼마 전 동의보감기념사업단(단장 안상우)에서는 인도 뉴델리 소재 주인도한국문화원에서 한의학을 소개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 기간 중 ‘동의보감 특별전시회’를 비롯해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고, 그 중 특히 한국의 전통 침법인 ‘사암침법’으로 강연 및 의료봉사를 진행한 프로그램이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는 평이다. 사암침법에 대한 한의사들의 관심이 줄어들고 있는 현재 인도인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 사암침법의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강연 및 의료봉사를 마치고 돌아온 정유옹 원장(37·사암은성한의원)을 만나보았다.

현지 의료인들 큰 관심…“인도의 자연치유 가치관과 비슷”


▶행사 참여 동기는 어떻게 되는가.
현재 활동하고 있는 ‘사암한방의료봉사단’에 제안이 들어왔다. 동의보감기념사업단에서 인도한국문화원에서 한국의 전통의학을 소개하는데 사암침법 강연과 의료봉사를 해달라고 말이다. 사암한방의료봉사단은 금오 김홍경 선생이 조직한 단체로 선생에게 배운 제자들이 사암침법으로 진료하고 봉사도 하는 단체이다. 얼마 전에 산청한방엑스포 기간 중에도 엑스포 내 혜민서에서 의료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정기적으로 매달 세 번째 일요일에 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둘째 넷째 주 일요일에는 학술대회 형식으로 논문발표를 하는 등 스터디도 꾸준히 하고 있다.

 

▶강의 내용 및 사암침법에 대한 수강자들의 반응은 어땠나.
한국의 침문화를 비롯해 사암침법의 우수성을 소개했다. 특히 사암침법이 일본, 대만, 유럽, 중앙아시아 등 외국으로 전파하게 된 배경 및 역사에 대해서도 알렸다. 장기적으로 이번 인도 방문의 목적은 사암침법을 인도에 전파하기 위함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한의학을 이용한 건강법과 음양오행 등에 대해 강의했다. 당시 모인 수강자들은 대부분 의료계 종사자로 의사, 간호사, 의학을 배우는 학생, 전통의학자 등이었고 강의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음양오행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인도라는 나라는 불교와 힌두교의 발상지로서 ‘병을 내면에서부터 치료해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있고, 때문에 ‘마음을 고쳐야 몸도 치료된다’라는 한의학의 기본원리를 잘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한의학이 세계화된다면 12억 인도시장에 잘 통하지 않을까. (웃음)

▶강의 외에 인도 방문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는가.
강의와 함께 의료봉사를 진행했다. 문화원에서는 처음 진행하는 한의학 의료봉사이다 보니 사고에 대한 우려가 컸다고 한다. 때문에 의료봉사를 하는 동안 의사와 간호사를 배석해놓고 진료를 진행했는데, 환자들이 사암침법으로 치료를 받고 만족스러워하자 배석해 있던 의사가 자신에게도 침을 놔달라고 했다. 또 함께 있던 간호사는 환자가 많다보니 침을 빼는 것을 도와주기도 하는 등 간호사 업무를 하고 있더라. 환자나 함께 있던 의사나 간호사 모두 만족을 하니 문화원 측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사실 인도에 있는 한국문화원에서 의료봉사를 한 것은 처음이자 굉장한 시도였다는 평을 받았다. 그리고 그동안 한의학을 의료로 받아들였지만, 어떻게 보면 전통을 대표하는 한국의 문화로 바라보는 것도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적으로 한류열풍이 대단하다. 한의학 역시 전통과학기술이자 문화로서 한류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해외에서 한의학의 문화 교류를 제안해온다면 앞으로도 적극 참여할 의향이 있고, 한의학의 우수성이 알려지게 된다면 추후 한의사들이 해외에서 개원을 하거나 봉사활동을 할 때에도 긍정적 평가를 받는 선순환구조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인도에서의 전통의학의 현재는 어떠한가.
아유르베다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현재 의료보험이 적용되지는 않지만 진료비가 고가는 아니다. 한의학과 비슷한 점도 많이 찾을 수 있었다. 약을 지을 때 생약을 쓴다는 점. 그러나 아유르베다는 한의학에 비해 가공된 제제가 많고 그 제제들을 섞어서 사용하는 시스템이 활성화돼 있었다. 또 우리와 같이 뾰족한 침은 없지만 정맥출혈법을 사용한다는 것이 사혈법과 비슷했고, 침은 아니지만 침 비슷한 봉을 뜨겁게 달구어서 자극을 주는 방식이 뜸법과도 비슷해보였다.

▶해외에서 사암침법에 대해 다시 강의하게 된다면 어떤 내용을 보강하고 싶은가.
한의학의 근본원리, 음양오행에 대해 더욱 자세히 얘기하고 싶다. 또 한의학은 상대주의적인 철학이 있다. 이를테면 홍삼은 어떤 이에게는 약이 될 수 있지만 또 어떤 이에게는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원리 말이다. 아울러 사암침법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시술할 수 있도록 강의학고 싶다.

▶사암침법이 다른 침 법과 구분되는 장점은 무엇인가.
사암침법은 병의 원인을 오장육부에서 찾아서 치료한다. 오수혈을 사용해 팔다리에 침을 놓는다. 사실 조금 난해하다. 스승인 금오 김홍경 선생은 사암침법의 난해한 해석방법을 연구해 오수혈 하나하나의 혈성(혈자리의 성질)을 바라보게 됐다. 즉 각각의 혈자리 성질을 찾아 침을 자입함으로써 병을 치료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침법의 경우도 사암침법을 바탕으로 ‘삼부침법’과 ‘삼태극침법’ 등을 고안해 쓰고 있다. 사암한방의료봉사단은 사암침법을 바탕으로 치료율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침법을 사암침법을 바탕으로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사암한방의료봉사단에서는 1월 중 한의사 및 한의대생을 대상으로 강의를 준비하고 있다. 사암침법에 대한 관심이 예전에 비해 조금 줄었다. 더 많은 회원을 모집해 함께 공부하고 사암침법을 더욱 발전시켜나가고자 한다. 강의는 금오 김홍경 선생이 그러하셨듯 무료로 진행한다.
봉사단을 활성화시키는 것과 함께, 사암침법을 문화유산으로 등록하고자 하는 꿈이 있다. 앞서 언급했듯 사암침법도 동의보감과 같이 한국의 전통문화로, 한국전통과학기술의 하나로 봐야 한다. 국내 문화재 혹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할 수 있도록 꾸준히 관련 논문을 발표하고자 한다.

신은주 기자 44juliet@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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