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약열린포럼, 한의계 직접민주주의 논의를 위한 공감토론
이범용 전 의장 “수습할 수 있는 위원회 만들어 의견 수렴해야”
한의계 최초의 직접 선거제를 통한 회장 선출, 정관개정, 사원총회 개최 등 한의계 안팎으로 소통과 개혁이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한의계의 직접민주주의 논의를 위한 공감토론의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참석자들은 한의계 직접민주주의의 동향과 문제점에 대해 먼저 운을 뗐다.
이범용 대한한의사협회 대의원총회 전 의장은 “문제해결을 위한 대안을 찾으려하는 게 아니라, 단순히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면서 계속 같은 우를 범하고 있다”며, “사실 재판으로 끌고 갈 성질의 문제가 아닌 것까지도 재판으로 밀고나가고 있으며, 전 회원투표를 할 수 있는 내용이 있고 그렇지 않은 내용이 있음에도 사원총회를 실시한 후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재현 열린포럼 정책위원장은 “지난 9월 2만 회원이 모여 직접 투표를 하는 사원총회가 있었는데, 위임장 및 투표의 방식 등에 대한 논란이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며, “직접투표로 2만 회원들의 의사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진행됐으면 좋겠지만, 현재로서는 분회나 지부별로 의견을 모아 중앙회로 모으는 시스템이 활성화돼 있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참석자들은 토론의 소주제를 ‘한의계 내부갈등 해법을 어떻게 마련할까’로 정하고, 갈등의 원인 및 갈등의 구체적인 해법을 논의했다.
허영진 열린포럼 사무총장은 “갈등자체가 부정적인지 긍정적인지를 판단하기보다는 한의계가 성장해가는 데 통과의례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갈등 해결의 방법을 잘 배우지 못했기에 상대방을 납득시키려 하기보다는 감정적으로 싸움을 벌이다보니 문제가 더욱 커지는 것 같다”고 원인을 분석했다.
이무일 한방초음파장부형상학회 회장은 “한의사협회는 한의사들의 최대한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집단인데, 점점 그 이익이 축소해감에 따라 한의계 내부에서 갈등요인이 발생하는 것 같다”며, “한의계의 리더 및 주체적으로 이끄는 자들이 먼저 ‘한의사의 최대 이익을 위해 어떻게 움직여야 할까’라는 큰 목표를 가지고 움직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상표 열린포럼 대표는 “한의계 갈등은 개원가의 경영위기가 몰고 온 현상으로 보며, 경제적 위기감으로부터 미래정책에 대한 결정과정에 이르기까지의 소통 부재가 원인”이라며, “이는 세대 간의 갈등으로 번져갔고, 더 나아가 편 가르기, 세력다툼, 그리고 소송으로까지 커졌다”고 언급했다.
한 대표는 “서로간의 격차가 점점 더 벌어져가는 상황에서 사태를 수습할 수 있는 그룹이 필요할 것”이라며, “한의계 원로 선배들이나 한의계의 영향력 있는 인물 등 현 상황을 중재할 수 위원회를 구성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제시했다.
이범용 전 의장 또한 “일방통행이 문제의 한 요인이므로, 수습할 수 있는 위원회를 만들어 양측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할 것”이라며, “지금 이 상황에서 임총을 다시 한다고 해도 갈등의 요인이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황성연 한국전통의학연구소 소장은 “정관의 룰에 맞춰 충분히 풀릴 수 있는 것들을 부정하기 때문에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언로의 장이 열려있어야 할 것”이라며, “이를테면 중앙회 회장단과 각 지부 회장단, 이사들 등이 함께 모여 공감토론을 해보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이외에도 편파적인 왜곡과 조작이 난무한 상황에서 정확한 정보를 2만 한의사들에게 오픈할 수 있는 방법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끝으로 김석수 직접민주연구원 원장은 “한의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근본이 되는 것은 직접민주주의이다”며, “각 분회별 의견을 모아 지부와 중앙회로 반영될 수 있도록 투명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대의제의 문제는 대변해야 할 대변자가 대표자가 되려고 하기 때문”이라며, “앞서 언급한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한의계는 좀 더 풍부한 힘을 만들 수 있을 것이며, 다시 말하지만 분회를 활성화시키지 않고서는 정치력을 키워나가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토론에 앞서 김석수 원장은 스위스 직접민주제와 공감토론에 대한 강의를 진행했다. 김 원장은 시민참여 직접민주주의 연구와 실천을 위한 사례연구, 강의, 공감학습 토론회, 공감마당 토론회 등 개최 등을 통해 다양하게 활동 중이다.
신은주 기자 44juliet@mj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