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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 이제마, 인간을 말하다
살아 있는 강의로 펼치는 ‘이제마의 진면목’
2013년 11월 14일 () 11:09:00 홍창희 기자 chhong@mjmedi.com

 

 

   
정용재 著
정신세계사 刊
동무 이제마. 그가 한의학에 끼친 영향은 실로 엄청나다.

 ‘이제마 인간을 말하다’는 사상의학의 유학적 토대부터 장부론과 병증론, 후인들의 발자취까지 총망라해 살펴본 책이다. 인간 이제마로 시작해 그와 얽힌 저서, 시국, 의학, 철학 등 현대와 당대를 넘나들며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격변의 세월을 온몸으로 부닥치며 비범한 관찰력과 냉철한 이성으로 평생 인간의 본질을 탐구했던 이제마는 의사이기 이전에 유학자였고 유학자이기 이전에 직업군인이었다. 40대를 서울 한복판에서 무관으로 보냈고 50세에는 무관들이 주로 부임했던 진해현감을 제수 받게 된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제마를 무인으로 기억하지 않는다. 책에서 말하듯 ‘격치고’라는 일서로 기존의 어떠한 유학 유파와도 관계를 따지기 어려운 독자적인 사상가로 평가받고, ‘동의수세보원’이라는 일서로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독창적인 의학의 창시자로 존숭된다.

이제마가 왜 인간 내면에 집중했는지, 독창적인 의학을 창시했는지 그의 진면목을 저자는 살아 있는 강의로 펼치고 있다. 저자는 처음 사상의학에 매료된 이유를 간단하게 설명한다. “이건 우리 꺼다. 가장 편하게 공감할 수 있는 우리 땅의 의학이다.” “이제마는 한국땅에서 한국사람을 대하며 한국의학을 만들어냈다. 그것도 놀랍도록 새로운 방식으로!”

이제마가 집필한 ‘동의수세보원’의 두 챕터인 ‘성명론’과 ‘사단론’은 유학의 재개념을 사용해 이제마가 건축한 새로운 세계관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격치고’ 14년 방황의 자취가 이 두 편에 응축돼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이 두 챕터는 ‘격치고’의 연장선에서 읽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제마는 ‘동의수세보원’에서 이렇게 외친다. “이 의학을 널리 알려라. 사람마다 병을 알고 방법을 알게 하라. 그래야 세상을 건강하게 할 것이다.” 저자는 이제마가 사상의학을 통해 개인적 차원을 넘어 사회 전체가 건강해지는 모습을 꿈꿨다고 설명한다. 그렇지만 저자는 고개를 젓는다. 병을 알고 치료법을 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 아니냐고. 질병과 치료는 그 자체로 전문가의 전문성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이다.

저자의 깊고 따뜻한 시선이 책의 곳곳에서 느껴진다. 동무 저작의 원형을 찾는 노력도 스며 있다. 직접 이제마가 있었던 여러 곳을 찾아가 조사하고 올렸다. 성철스님의 자료를 보관하고 있는 부산 고심정사의 원택 스님을 찾아가 청년기 성철 스님이 읽었던 ‘동의수세보원’의 자취를 좇기도 한다. 책 뒷부분에는 후학들이 잊지 말아야 할 사상의학 연구자들에 대한 저자 나름의 촌평도 있다.

저자 정용재 원장은 동국대학교 한의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체질의학을 전공하며 한의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도올서원에서 4년간 수학하며 한학의 소양을 길렀다. 그가 박사 논문으로 제출한 ‘사상의학과 8체질론의 비교연구’는 한국 체질의학의 양대 산맥을 본격적으로 비교, 분석한 첫 시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세선토피한의원 원장으로 있다.  논문으로 ‘사상인 식이법이 8체질 식이법의 형성에 미친 영향’ 등이 있다.

홍창희 기자 chhong@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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