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이 있어야 가능한 완벽한 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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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이 있어야 가능한 완벽한 복수
  • 승인 2013.11.14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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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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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기 | 더 파이브
영화와 만화의 차이가 있다면 사람이 나오느냐, 그려진 캐릭터가 나오느냐 정도로 볼 수 있지만 이야기를 만드는데 필요한 상상력에도 엄연한 차이가 있다. 왜냐하면 영화는 영상으로 표현 가능하면서 일정 정도의 개연성을 갖고 있어야 하지만 만화는 머리에서 상상한 모든 것을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고, 개연성이 없어도 이야기를 진행하는데 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소재 고갈에 빠진 영화계에서 만화 또는 웹툰을 기반으로 하여 영화를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 6월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흥행에서 크게 성공하면서 기발한 아이디어와 탄탄한 스토리를 갖고 있는 웹툰의 영화화는 지속될 전망이다.

출연:김선아, 온주완, 마동석, 신정근, 정인기, 이청아, 박효주
눈앞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잔인하게 잃고, 자신도 하반신 마비가 되어 버린 은아(김선아)는 몸이 불편한 자신을 대신해 살인마에게 복수를 실행할 네 명을 모은다. 그리고 각자 사연을 갖고 있는 네 명이 자신의 몸을 담보로 한 은아의 제안에 솔깃해지고, 은아를 포함한 다섯명이 ‘더 파이브’가 되어 살인마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힘을 모은다.

‘더 파이브’ 역시 웹툰계에서 유명했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이지만 여타의 영화화된 웹툰과 달리 원작자가 직접 연출을 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것은 자신의 작품을 좀 더 세밀하게 영상화 시킬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영화감독으로서 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단점도 있어 영화를 선택함에 있어 약간의 호불호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더 파이브’는 웹툰과 영화의 특성을 적절히 잘 활용하면서 관객들을 독특한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인다. 특히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무참히 짓밟은 살인마를 찾아 복수한다는 내용은 흔히 볼 수 있는 소재이지만 이 영화에서는 하반신마비로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주인공이 자신의 장기가 필요한 사람을 찾게 되고, 가족을 살리기 위해 그녀의 장기가 필요했던 네 사람이 함께 모여서 그녀의 복수를 돕게 된다는 아이템은 매우 매력적인 영화 소재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오로지 자신을 위해 아무 이유 없이 사람을 죽이는 살인마는 관객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물론 워낙 유명한 웹툰이라서 이미 본 관객들이 많아 결말이 어떻게 끝나는지 알고 있는 경우도 많지만 사실 원작의 결말부분은 매력적인 소재와 비교했을 때 뭔가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영화에서는 이 부분을 보완한 듯 결말부분이 다르니 웹툰과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또한 스릴러에는 처음 도전한다는 김선아의 웃음기 뺀 연기는 그녀의 색다른 모습을 보기에 충분했고, 계속 휠체어를 타면서 연기하느라 고생한 흔적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마치 웹툰 속에서 튀어나온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은아와 김선아의 모습은 씽크로율 100%를 보여주고 있으며, 그 외의 캐릭터들도 비슷한 싱크로율을 보이면서 웹툰을 본 관객들에게는 또 다른 재미를 제공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필자가 재미있게 봤던 만화인 ‘또디’의 작가가 ‘더 파이브’의 원작자이자 이번 영화의 감독이라는 사실도 흥미로웠다. 도미노라는 독특한 소품을 활용하면서 기존 영화에서 볼 수 없는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더 파이브’는 영화화된 웹툰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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