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608> - 「經驗類聚」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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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608> - 「經驗類聚」②
  • 승인 2013.11.07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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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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傳說따라 전해지는 갖가지 俗方

단순하게 ‘경험방’이라고 이름붙인 것과 달리 손때가 절은 이 작은 책자의 내용을 들여다보니, 본문 안에는 뜻밖에도 재미난 醫藥史話들이 주절주절 엮어져 있다. 아주 오래 전 할아버지, 할머니의 발치에서 전해 들었던 옛날이야기처럼 아련하게 기억을 떠올릴만한 내용도 적혀 있어 새삼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몇 가지 추억을 돌이켜 볼만한 얘기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경험유취」

 

 


海蔘을 먹다가 체한 데에 稻草(지푸라기)를 진하게 달여 마시면 곧바로 낫는다고 적혀 있다. 여기에는 기막힌 경험이 뒷받침되어 있는데, 예전에 어떤 사람이 바닷가 마을에 갔다가 해삼을 구해 새끼줄로 묶어서 집으로 가지고 돌아와 보니 해삼은 모두 녹아 버리고 빈 줄만 남아있었다. 이로써 이 두 가지 것이 서로 제압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전통지식이 그저 민간에 전해지는 俗說에서 얻어진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의료문화 측면에서 흥미로운 내용도 다수 들어있다. 일례로 회충증에 쓰이는 579탕이란 것이 실려 있다. 일찍이 다른 의서에선 듣지도 보지도 못한 이름이다. 일별해 보니 5월에 반쯤 벌어진 잣[松子] 5개, 겉껍질을 벗긴 생밤 7개, 생강 9조각 이것들을 물에 달여 복용하면 곧바로 낫는다고 적혀 있다. 潤燥潤肺하고 溫中하는 작용이 있을 터이니 安蛔에 도움이 될 법도 하지만 그보다도 5, 7, 9 陽數에 약재의 개수를 맞춘 것은 아마도 강력한 양기를 넣어 動蛔하는 증상을 막고자 한 의미일 것이다.

이보다 더 희한한 약을 만드는 법이 소개되어 있다. 이름 하여 두꺼비먹[蟾墨]이란 것인데, 당먹 절반을 잘라 실로 매달아 두꺼비의 입을 벌리고 물려 놓았다가 하루밤낮이 지나 먹이 적셔지거들랑 꺼내어 그늘에서 말려두었다가 약으로 쓴다. 어떤 毒腫이던간에 이 먹을 갈아서 부치면 즉시 통증이 그치고 종기가 사라지게 되는 신기한 효험이 있다고 한다. 물론 고생한 두꺼비는 다시 놓아주어야 한다는 말을 잊지 않고 적어 두었다.

권미에는 짐승의 뼈 조각이나 물고기 가시, 대나무 찌가 목구멍에 걸려 넘기지 못할 때[骨鯁竹木簽刺喉中不下] 산천어[鯇魚]의 쓸개를 섣달에 북쪽 처마 끝에 매달아 말려두었다가 덥힌 술에 조금 타서 녹여 마시는데, 약을 먹고 조금 지나면 속이 거슬리면서 걸렸던 뼈를 토해내게 된다고 하였다. 만약 급히 산천어를 구하지 못하면 가물치[蠡魚]나 쏘가리[鱖魚], 붕어[鯽魚]도 역시 가능하지만 효능이 한겨울에 잡은 것만 못하다 한다.

위의 내용 말미에 이것은「동의보감」에 있다고 써놓았으나 여기저기 찾아서 대조해 보니 동일하지 않다. 骨鯁은 외형편의 인후문에 있고 簽刺傷은 잡병편 제상문에 실려 있지만, 이들을 비롯해 탕액편에도 산천어 쓸개를 이용한 방법은 들어 있지 않다. 아마도 특이한 효능을 보이는 치법만을 채록하고 설명은「동의보감」을 참조해 왔기에 이렇게 적어놓은 듯하다.

또 여러 가지 종류의 가시가 목에 걸린 경우에 木炭을 곱게 가루로 만들어 가시가 나올 때까지 하루에 4∼5차례 죽에 타서 먹이면 좋다. 어떤 아이가 잘못해서 동전을 삼켰는데, 이것을 마시고 나서 커다란 살구덩이 같은 것을 뱉어냈다. 그것을 쪼개보니 과연 탄가루에 에워싸인 엽전이 들어 있었다는 얘기이다.

 

 

 

 

 

안 상 우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기념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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