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를 무대로 한 완전범죄 매직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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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를 무대로 한 완전범죄 매직쇼
  • 승인 2013.10.3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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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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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 나우 유 씨 미 - 마술 사기단
어릴 때 TV를 통해 봤던 데이비드 카퍼필드의 마술은 그 당시에 볼 수 있었던 최고의 쇼였다. 지금은 우리나라 마술사들이 세계 마술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마술의 수준을 한 단계 올려놨지만 예전만 하더라도 우리가 볼 수 있는 마술은 한계가 있었기에 카퍼필드의 블록버스터급 마술은 보고 난 뒤 도대체 어떻게 한 것일까라는 궁금증 때문에 마술 관련 책들을 뒤적이게 했던 마력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타이거 마스크를 쓴 사람이 마술의 트릭을 하나씩 밝혀주는 방송이 나오고 난 후에는 마술에 대한 호기심이 한 풀 꺾이기도 했지만 여전히 마술은 희한하고 재미있는 볼거리임에는 분명하다.
감독 : 루이스 리터리어
출연 : 제시 아이젠버그, 마크 러팔로, 우디 헤럴슨, 멜라니 로랑, 아일라 피셔, 데이브 프랑코, 모건 프리먼


이런 마술을 소재로 한 영화인 ‘나우 유 씨 미’는 마술만이 갖고 있는 화려한 볼거리와 흥미를 전달하면서 이전에 제작되었던 마술관련 영화와는 다르게 마술을 범죄와 연계시켜 진행하면서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1년 전만 해도 무명이었던 4명의 길거리 마술사는 ‘포 호스맨’이 되어 큰 마술쇼를 벌인다. 그리고 그 쇼에서 단 3초 만에 파리에 있는 은행의 비자금을 통째로 털어 관객들의 계좌로 입금시키는 상상을 초월하는 매직쇼를 성공시키면서 전 세계의 이목을 끈다. 이 사건 이후 FBI는 4명의 마술사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되고, 포 호스맨은 2번째 쇼를 진행하게 된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포 호스맨은 FBI의 집요한 수사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그들의 눈 앞에서 자신들의 스폰서인 보험회사 CEO의 계좌를 털어 관객들에게 나눠주는 등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마술쇼를 선보이게 된다.

이처럼 ‘나우 유 씨 미’는 단순히 마술이나 마술사의 인생을 보여주는 영화가 아니라 ‘도둑들’과 ‘오션스 일레븐’ 같이 전문가들이 보여 치밀한 계획 하에 돈이나 물건들을 절도하는 내용을 다루는 케이퍼 무비(Caper Movie)이다. 특히 가진 자들의 돈을 갖지 못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홍길동 같은 이야기는 범죄행위이기는 하지만 관객들에게 통쾌함을 주면서 그들이 잡히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해주는 묘한 매력을 갖고 있고, ‘나우 유 씨 미’도 거기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멋진 마술쇼를 기대했던 관객들은 마술은 보여주지 않고 마술사들을 잡기 위한 FBI의 이야기만 나오는 초반 부분이 좀 지루할 수도 있지만 왜 이런 장면들이 초반부터 강조되면서 나오는지는 영화의 결말을 보면 충분히 이해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마술쇼를 아예 볼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매우 화려한 카메라 워킹으로 마술쇼를 보여주고 있으며, 특히 멘탈리스트가 관객들을 대상으로 최면을 거는 장면은 매우 흥미진진한 장면으로서 진일보한 마술의 매력을 마음껏 보여주고 있다. 실제 배우들이 이 영화를 위해 마술 기법을 배워서 촬영했으며, 무대뿐만이 아닌 다양한 장면에서도 마술기법이 사용되면서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또한 도대체 왜 마술사들이 이러한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지 알려주는 결말의 반전은 매우 흥미롭고, 한 번 더 영화를 보게 만든다. 점점 쌀쌀해지는 날씨에 멋진 영상의 마술쇼와 추격씬 등을 통해 열기를 느끼면서 보면 좋을만한 영화다. 특히 엔딩 크레딧이 시작되고 조금 있다가 마치 속편을 예고하는 듯한 영상이 나오니 끝까지 놓치지 않고 보길 바란다.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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