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바이러스가 대한민국을 덮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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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바이러스가 대한민국을 덮치다
  • 승인 2013.10.1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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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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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 감기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날씨에는 그 어느 때보다 더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 특히 감기는 모든 사람들이 주의해야 하는데 사실 너무 자주 걸리는 병이다보니 그냥 별달리 신경 안 쓰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그로인해 ‘감기’라는 영화 제목을 보고는 피식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몇 년 전 전국을 두려움 속에 빠지게 했던 신종 플루를 생각한다면 감기라는 것도 쉽게 봐서는 안 되는 질병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으며 결국 영화 ‘감기’가 블록버스터 영화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로 인해 재난 수준의 사건이 일어난다는 설정은 작년에 개봉했던 ‘연가시’와 비슷해 어떤 차별성이 있는지 비교해 보면 영화의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감독 : 김성수
출연 : 장혁, 수애, 박민하, 유해진


홍콩에서 밀입국한 이주노동자들이 변종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사망하게 되고, 이들을 중개하려던 사람 역시 바이러스에 감염된다. 그리고 이 바이러스는 호흡기를 통해 여러 사람들에게 급속도로 퍼지게 되고, 이에 정부는 전 세계적인 확산을 막기 위해 국가 재난사태를 발령하면서 급기야 도시 폐쇄라는 초유의 결정을 내린다. 이때 의사인 인해(수애)의 딸인 미르(박민하) 역시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인해는 미르를 살리기 위해 밀입국자 중에 유일한 생존자의 항체를 몰래 주입시키게 된다. 그리고 격리된 사람들은 일대혼란에 휩싸이게 되고, 대재난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사람들의 목숨 건 사투가 시작된다.

올해 초 방영되었던 ‘야왕’이라는 드라마에서 모녀로 등장했던 수애와 꼬마 스타 박민하가 두 번째로 모녀 역할을 한 ‘감기’는 ‘연가시’와 마찬가지로 엄청난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재난 속에서도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는 영화이다. 그로 인해 두 영화의 주인공 모두 자신의 자녀를 구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는 장면들이 많이 보여지는데 다른 점이 있다면 ‘감기’는 구조대원인 장혁과 수애의 멜로 코드를 집어넣었다는 것과 100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블록버스터답게 작품의 스케일에서 확연히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감기’는 ‘연가시’보다 내용이 탄탄하지 못하다. 그로 인해 환자를 구해야하는 의사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아이만 생각하는 엄마의 모습을 마치 당연하듯이 바라보고 있으며, 여타의 영화들처럼 정부 측 인사들의 소통 불가의 뻔한 모습과 전작권을 운운하면서 사사건건 끼어드는 미국 정부 측 인사들과의 갈등을 주로 그리면서 영화는 재난 속에서 가장 피해를 보는 사람들의 이야기보다는 그를 둘러싼 외부의 이야기에 더 초점을 맞추면서 더 큰 감동을 줄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만다.

결국 마지막에 아이를 활용해 감동 코드를 보여주려고 하지만 관객들의 성향에 따라 약간 억지스럽다는 생각조차 들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실제 재난의 상황이 닥치게 되었을 때 우리 사회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는 점은 있지만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이다. 단, 영화를 보고 난 후 옆에서 기침하는 사람만 봐도 왠지 모르게 찜찜함을 느낄 수 있다는 단점이 있으니 유의하도록 해야 한다. ‘비트’, ‘무사’의 김성수 감독이 10년 만에 연출한 작품으로 올 여름 개봉하여 300만 명의 관객을 모으기도 했다.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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