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605 「醫林要論」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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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605 「醫林要論」 ①
  • 승인 2013.10.17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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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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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전 치열한 杏林界 新年論壇

단기 4293년 경자년 새해를 맞이하여 월간 「의림」지에선 야심찬 신년기획을 마련한다. 임상한의들을 위한 정론지를 자처했던 의림지는 1954년에 창간되었으니 햇수론 6년째를 맞이한 셈이며, 여전히 초창기 참신한 기풍을 간직하고 있다. 누군가 이 책을 아꼈던 소장가는 새해 첫 호 의림지에 실린 여러 선생들의 논의가 여느 호와 달리 매우 소중하다고 여겼나보다. 아예 본문만을 도려내 자가 편집하고 깔끔하게 푸른 천을 씌워 곱게 단장해 놓았다.

◇ 「의림요론」


본문 첫장에는 松菴이란 아호만 밝힌 원로가 신년휘호를 써놓았다. 전국한방종합연구회라고 쓴 소속이 곁들여 있건만 미욱한 후배는 저간의 사정을 자세히 설명하지 못한다. 그 옆에는 소장자가 표지를 개장하고 나서 자신이 스스로 ‘醫林要論’이라 붙인 題字가 적혀 있는데, 자못 의미심장한 느낌이 전해져온다.

권두언이라 할 社說에는 의림지 발행자인 배원식의 ‘正義와 謀略’이란 글이 실려 있다. 동그란 흑백사진도 함께 실려 있는데, 젊은 시절의 모습에서 반세기 넘게 학술지를 발행해 온 집념의 눈길을 바라보는 듯하다. 그의 글속에는 사회의 곳곳에서 시시비비와 갖은 모략이 벌어지는 실태를 개탄하면서 공명정대를 강조하고 정의는 반드시 이긴다는 내용이 실려 있어 지난 세월 한의계가 결코 만만치 않은 시간을 보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정부 수립후 10여년이 흘렀건만 여전히 한의계의 실정은 막막하기만 했던 것 같다.
이어 연두사에는 보건사회부 장관이었던 손창환의 인사말이 실려 있는데, 오로지 정부정책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던 당시 상황에선 장관의 인사말이 실린 것만 해도 대단한 역량을 과시한 셈이 아니겠는가. 이어 동양의약대학 학장인 박호풍의 신년사가 실려 있는데, ‘경자년은 斯學界 自覺反省의 해’란 제목이 달려 있다.

이후로도 당시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이었던 禹吉龍의 신년사가 실려 있다. 이어 최해종이 쓴 ‘한의계의 신년계획’을 들여다보니 1, 학술연구 2, 시설개선 3, 단체강화란 소주제로 말을 풀어가고 있다. 당시 이런 점이 가장 큰 취약점이자 시급히 해결해야할 문제점으로 대두되었나 보다. 또 홍순백의 신년사, 유창열의 ‘新任 幹部諸賢에게 드림’이란 글이 실려 있다.

본격적인 학술논의로는 韓東錫의 ‘의학상으로 본 五官器의 神秘性’이 첫 주자이다. 그의 대표작이라 할 「우주변화의 원리」에서 보여주었듯이 易理와 음양오행에 의거한 예의 철학적 접근방식을 그대로 적용하여 장부와 감각기와의 상관관계에 대해 꼼꼼하게 논의를 전개하고 있다.

이어진 한남수의 水升火降論에서는 “수승화강을 알진덴 火升水降을 알아야 한다. 춘하가 있다고 보면 추동이 있음을 알 것이다”라고 다소 강경한 언사를 구사하면서 논의를 시작해 만약 인류의 繁盛시기를 깨닫지 못하고 인공유산을 시술하면 不遠將來에 재앙을 받을 것이라고 극언한다. 그는 여러 가지 자연계의 속성과 비유를 동원하여 우주의 이치와 인체의 생리를 설명하고자 하였다.

그 다음으로는 김경열의 연재 코너인 ‘내가 본 오운육기학설’(3)이 실려 있다. 여기서 그는 이제마가 창안한 사상의학은 四象에 의해 치료하는 방법이고, 오운육기학은 我國明醫 尹草窓선생이 이론체계를 명확하게 하시어 우리 후진에게 주신 것이며, 우리는 사상의학과 같이 오운육기에 대하여 가장 신비적인 오묘무궁한 방법이 잠재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적어 가장 한국적인 특색을 지닌 치료법으로 사상의학과 함께 오운육기법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안상우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기념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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