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한의 축제 마당에서 느낀 ‘한의약의 산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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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 한의 축제 마당에서 느낀 ‘한의약의 산업화’
  • 승인 2013.09.2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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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리

최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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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주 리
한국한의산업협동조합 이사장·한의사
2013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 관람객이 개장 17일 만에 56만명을 넘어섰다. 필자는 개막전 한의진료를 알리기 위한 팸투어를 시작으로 지난달 22일부터 한 달 넘게 산청에 머물고 있다. 준비하면서 처음에는 띄엄띄엄 떨어져 있는 한옥을 어떻게 진료동선으로 활용해야 좋을지 조차 막연했지만, 이제는 엑스포에 참가한 많은 국내외 운영위원이 매일 침·뜸치료를 받기 위해 찾아오는 필수 공간이 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엑스포 행사장에 있으면서도 주제관과 세계관을 비롯한 주행사장을 찾아간 건 불과 며칠 전이다. 그중 역시 가장 관심 있게 둘러본 곳은 산업관이다. 큰 공간을 할애했지만 건강기능식품, 반신욕·마사지 기계, 뜸 홍보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아쉬운 점은 유독 한의약 관련 산업은 충분히 학술적으로 검증되지 못한 제품들이거나 모든 것을 치료하는 양 과대광고하고 있는 제품들인지 하는 것이다. 이런 점들이 한의약 관련 축제를 바라보는 대다수의 한의사들의 우려 섞인 시선이 아닌가 싶다.

이번 엑스포의 모토는 한의학의 현대화, 산업화 이를 통한 세계화이다. 진정한 한의약의 산업화는 한의학 진단과 치료를 현대화시키기 위한 토대가 되는 산업화일 텐데, 건강기능식품의 홍보의 장으로 활용되는 것이 못내 안타깝다.

하지만 이 역시 한의사의 몫이다. 혈액검사조차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데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불합리한 정책 개선을 위한 제안을 꾸준히 함과 동시에 관련업계와 협력해서 제품을 개발하고 한의사들이 이러한 제품의 주요 소비자가 되어야 한다.

엑스포 내 동의본가에서는 채혈을 통해 간기능, 신기능, 콜레스테롤 검사를 해주고 있다. 평소에 근거 없는 한약에 대한 비방으로 인한 불신을 해결하기 위해서 한의사들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보여주기 위해서이다. 또한 외국인들에게 다양한 한약제제를 선보이고 있는데, 일례로 세계관을 운영 중인 전통의학자 한 명이 일 년을 안면경련으로 고생하다가 동의본가에서 침을 맞고, 전문한약제제인 양격산화탕을 복용한 뒤 엄지손가락을 올리며 칭찬을 하고 있다.

이제 폐막까지 5주 정도의 기간이 남았다. 동의본가에서는 현대화된 한의진료로 해외의료관광객들에게 충분한 만족을 주기 위한 진료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좀 더 많은 한의사들이 참여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명의진료도 준비하고 있는데, 이는 방송영상으로 담겨서 정규방송에 송출될 뿐만 아니라 추후 동의본가를 운영하는데 있어서 자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특정 병의원이 아닌 우리 주변에서 묵묵히 환자를 위해 표준화, 현대화에 힘쓰고 있는 모든 원장님들께 기회를 드리고 싶다. 그래서 이를 토대로 많은 로컬 원장님들과 공유하게 된다면 협동조합이 입찰에 참여한 소기의 목적은 이룬 것이 아닌가 싶다.

앞으로도 한의약 관련 행사 및 축제에 정작 한의사는 뒷짐 지고 있다는 원망 섞인 불만을 듣지 않기를 바라며 좀 더 많은 원장님들이 참여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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