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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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 승인 2013.09.2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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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돈

김진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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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비평 | 여덟 단어
인생을 살아가며 생각해봐야 할 여덟 가지 가치를 자신의 경험과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함께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한 내용이다. 왜 삶의 기준을 내 안에 두어야 하는지, 왜 고전 작품을 궁금해 해야 하는지, 현재의 행복을 유보시키지 않고 지금의 순간을 충실히 살아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고민들을 책과 그림, 음악, 그리고 그가 만난 사람들을 통해 삶의 본질을 추구하는 그의 얘기는 새로운 질문이 되어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하는지를 생각케 한다.
박웅현 著
북 하우스 刊

주제를 자존, 본질, 고전, 見, 현재, 권위, 소통, 인생으로 나누었다. 첫째로 행복한 삶의 기초는 스스로 존중하는 마음, 자존(自尊)이다. 자존이 있는 사람은 풀빵을 구워도 행복하고 자존이 없는 사람은 백억을 벌어도 자살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메멘토 모리(Memento mori)와 아모르 파티(Amor fati) 즉, 죽음을 기억하고 네 운명을 사랑하라는 상반된 의미지만, 내가 언젠가 죽을 것이니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하라는 것이고 그러니 지금 ‘네가 처한 너의 운명을 사랑하라’ 이런 태도가 자존 같다고 말한다.

그런데 우리 교육은 자존감을 가지는데 가장 방해가 되는 요인이다. 아이들 각자가 가지고 있는 것에 기준을 두고 그것을 끄집어내기보다 기준점을 바깥에 찍는다. 네 안에 있는 고유의 무엇을 끌어내는 교육이 아니고 무엇을 넣을까 하는 교육이다. 우리에게 없는 것에 대해 늘 지적 받아왔다. 칭찬은 자존감을 키워주는데, 가진 것에 대한 칭찬이 아닌,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질타는 눈치를 자라게 한다. 그러나 자존은 중심점을 안에 찍고 그것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바깥이 아닌 안에 점을 찍고 나의 자존을 먼저 세우라. 모든 인간은 완벽하게 불완전하다. 단점을 인정하되 그것이 나를 지배하지 않게 해야 한다.

다음으로 나의 본질을 쌓으라고 한다. 내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것이 5년 후 나에게 긍정적인 체력이 될 것인지가 본질의 기준이 될 수 있다. 물론 본질은 자기 판단이지만 나한테 무엇이 정말로 도움이 될지를 중심에 놓고 봐야 한다. 시간의 세월을 잘 견뎌낸 것들은 본질적인 것들이다. 고로 흘러가는 것보다 본질적인 것에 시간을 써야 한다. 본질을 발견하려는 노력과 본질이 아니라고 생각되는 것은 포기할 줄 아는 용기 그리고 자기를 믿는 고집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하나뿐인 ‘나’라는 자아가 곧게 설 수 있다.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내 실력은 무엇인지 어떤 것을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보고 그것을 따라가 보라고 한다.

「맹자」에 ‘만물의 이치가 모두 나에게 갖추어져 있으나, 나를 돌아보고 지금 하는 일에 성의를 다한다면 그 즐거움이 더없이 클 것이다’라는 글이 있다. 완벽한 선택이란 없다. 모든 선택에는 정답과 오답이 공존한다. 선택을 했으면 돌아보지 않는 자세로 옳게 만드는 과정이 있을 뿐이다. 지금 있는 상황에서 무엇이 최선인지 생각하고 실천하라는 구절이 와 닿는다. 사르트르는 ‘인생은 잘 짜인 이야기보다는 그 하나하나가 관능적인 기쁨인, 내일 없는 작은 조각들의 광채다’라고 했다. 그렇다. 우린 순간을 예측할 수 없으므로 그 순간을 보배롭게 보면 된다. 지금 살아 있다는 놀라움, 존재하는 황홀함, 이 순간에 취해 있어야 한다. 삶은 경주가 아니고 순간의 합이다.

요즘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게 소통이다. 소통을 위한 자세로 서로 다름을 인정한다. 두 번째로 문맥을 생각하자. 마지막은 자신의 생각을 좀 더 세련되게 디자인하자. 우리는 사색의 문화이고 서양은 끊임없이 묻고 답하는 논쟁의 문화다. 논쟁하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소통을 잘 하려면 역지사지, 문맥파악, 생각을 잘 정리해서 말하는 습관스케치를 할 때 형태를 잡는 데생이 필요하듯 자기 생각을 데생해야 한다.
인생은 자존, 본질, 고전, 見, 현재, 권위, 소통이라는 싱싱한 재료를 담아낸 아름다운 그릇이다. 우리 앞에 마땅히 주어진 전인미답의 길을 즐겨야 한다. 어차피 갈 길을 설렘과 기대를 품고 걸어야 한다. 인생은 개인의 노력과 재능이라는 씨줄과 시대의 흐름과 시대정신 그리고 운이라는 날줄이 합쳐서 직조된다. 고로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것에 너무 안달복달하지 않는 태도가 지혜로운 삶의 태도다.

인생을 잘 살아갈 수 있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인생에 공짜는 없다. 지금 내가 겪고 있는 불행은 언젠가 내가 잘못 보낸 시간의 결과다. 하루하루 성실하게 살아온 삶은 쌓여 언젠가 내게 돌아온다. 인생의 기회는 반드시 올 것이고 준비된 사람은 그걸 잡는다. 둘째, 인생은 마라톤이다. 일희일비하며 흔들리지 말고 묵묵히 내가 생각하는 본질이 무엇인지, 내 안에는 실력이 있다는 자존을 가지고 너 자신이 되는 게 제일 잘 사는 방법이다. 셋째, 인생에 정답은 없다. 많은 젊은이들이 정답을 찾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인생에 정답은 없고 전인미답이다. 지혜로운 사람들은 선택한 다음에 그걸 정답으로 만들어내고, 어리석은 사람들은 그걸 선택하고 후회하면서 오답으로 만든다. 후회는 또 다른 잘못의 시작일 뿐이라는 걸 잊고 말자. 행복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선 그 자리를 행복의 공간으로 전환시키는 당신이 되길 바란다. (값 1만5000원)

김진돈 / 시인, 송파구 가락동 운제당한의원장, 송파문인협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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