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원총회 소집 절차 적법하지 않고 위임장 처리도 부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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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총회 소집 절차 적법하지 않고 위임장 처리도 부당”
  • 승인 2013.09.2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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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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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박혁수 서울시한의사회 회장

사원총회 이후 찬반 의견으로 한의계가 바람 잘 날이 없다. 그 이견의 한쪽 자리에 서울시한의사회 박혁수 회장이 있다. 박 지부장은 최근 사원총회의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소집 절차상의 문제와 위임장 수거 등이 적법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 최근 거론되고 있는 중앙회 회무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설 등에 대해 입장을 들어보았다.


“적극적 3천명 의견을 침묵하는 1만7천명의 뜻으로 받아들여선 안 돼”


▶서울한의사회에서는 사원총회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원총회는 회원들이 원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대의원총회보다 상위 기구라는 것도 말이 된다. 하지만 대의원총회 결과를 부정하면서까지 할 필요가 있었냐는 생각이다. 분명 대의원총회에서 결의를 존중하겠다고 대답했으면 따라야 하는데 의안이 생각했던 결과와 다르니 받아들일 수 없다며 또 회원들이 결과에 대해 원하지 않는다는 명목으로 진행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본다.
사원총회가 개최된 건 이해하더라도 위임장을 받을 때 반대냐 찬성이냐 구분을 했어야 한다. 한동안 오로지 중앙회장만이 위임을 받았었다. 십 여일 지난 후 일각에서 반대 위임에 대한 항의를 하니 그때서야 반대 위임을 박완수 수석부회장이 받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그 전에 받은 위임장은 폐기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안 된다. 절대적으로 정책에 대해서는 객관성과 신뢰도가 높아야 하지만 그것이 결여돼 있다.
아무도 불법과 편법과 부조리로 진행된 사원총회에 대해서 코멘트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라도 지적하려고 말한 것이다. 반대 입장을 밝히기 전 분회장들에게 휴대폰 메신저에 단체채팅방을 만들어 의견을 물었다. 총 25개 분회 중에 16개 분회장들이 지지한다는 의견을 보냈다.

 

▶결과에 대해 법적으로 다툼 소지가 있더라도 회원들의 의사가 드러난 것 아닌가.
중앙회에서는 90% 회원들이 사원총회를 지지한다고 했지만 실제적으로는 약 25~30%만이 지지한 것이다. 이 중 90%가 나왔다. 이 결과를 2만명의 대다수라고 할 수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회원의 90%라고 하지 말고 참여한 30%의 90%라고 해야 맞는 말이다.
한의사 집단은 소극적이다. 하지만 적극적인 3000명이 침묵하는 1만7000명을 이끌어가려고 한다. 그러면서 ‘대부분’이라는 단어를 쓴다.
또 사원총회에 접수된 9000여 장의 위임장 중 대부분은 반강제적이다. 국회의원 선거나 대통령 선거를 봐도 통장이 직접 투표용지를 받아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번 사원총회 위임장 수거는 우체국을 이용해 위임장을 낼 수밖에 없게끔 진행했다.
개표를 맡은 서울시 선관위는 사원총회에 참석해 투표한 용지만 개표한 것이다. 위임장을 기권으로 카운트 했다. 하지만 중앙회에서는 위임장을 대부분 찬성으로 몰았다.

▶보건의료단체 최초로 전 회원의 뜻을 묻는 자리였는데.
이번 사원총회는 목적이 있던 총회였다. 사원총회를 통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게 있다. 대의원총회 의장 탄핵과 감사해임, 정관변경 등. 그 목적에 동의해야 하는 회원이 참석하는 게 맞지만 유효성을 위해 우선적으로 정족수를 채우는 게 급선무였다. 때문에 다른 목적이 있는 사람을 참여케 했다. 바로 보수교육과 회비인하였다.
이를 미끼로 해서 보수교육을 듣고자 하는 사람이 오는 건 상관없지만 결국 사원총회를 지지하는 것으로 카운트 됐다.
또 사원총회가 열리기 위해서는 이사회 등의 절차가 있어야 했다. 서울지부장이자 중앙이사지만 이사회가 열린다는 통보는 받지 못했다. 중앙이사회도 없었다. 오로지 중앙회장이 임명한 이사들만 모아서 한 것으로 보여 진다.

▶일부는 박 회장의 비협조로 사원총회에 서울시 회원의 참여율이 저조했다고 해석한다.
이번 사원총회가 다른 곳도 아니고 서울시에서 개최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회원의 18%만 참가했다. 회비인하와 보수교육 등의 미끼가 있었지만 어떤 이유가 됐든 결과론적으로 18%가 참석했다.
충분히 그런 이야기가 나올 만하다. 그렇지만 지부장으로서 부당하게 회원들에게 가지 말라고는 안 했다. 회원들 스스로 생각한 것이다. 중앙회말도 듣고 서울지부장의 말도 듣고 본인들이 판단한 것이다. 중앙회에서 적법한 절차에 회비도 인하해주고 보수교육도 하는데 서울지부장이 가지 말란다고 안 가지는 않는다.

▶사원총회 전 중앙회와 첩약건보 TFT사이를 조율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우리는 사원총회는 지지하지만 절차를 지키라고 했다. 위임장을 제대로 받고 보수교육, 회비인하 등은 논의 하지 말고 오직 첩약에 대해서만 의견을 물으라고 했다. 비록 지금은 많은 비난을 받고 있지만 시간이 흐른 후 누가 더 투명성을 얻을까 지켜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 

▶일각에서는 서울지부가 중앙회의 발목을 잡는다고 하는데.
회무의 기본은 서로간의 신뢰다. 외부에는 중앙회에서 일하는 것을 서울시에서 발목 잡는다고 비쳐지고 있다. 중앙회 발목 잡는 게 아니고 오히려 많이 잡혔다. 지원도 제대로 못 받는 상태에서 골밀도 검사건과 실손보험 등은 서울시에서 직접 팀을 꾸려 나섰다.
또 첩약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으니 박쥐라는 소리도 듣고 중앙회 괴롭힐 거면서 왜 중립인 척 하느냐는 말도 들었다.
실손 보험 얘기를 하자면 중앙회에 5000만원의 예산을 요청했다. 전국이사회에서 통과된 예비비 사용권을 획득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1000만원 외에는 지원을 받지 못했다. 수차례 공문을 보내봤지만 묵묵부답이었다.
일부에서는 책정된 예산으로 술만 마시고 다니고 허튼 곳에 낭비하고 다닌다고 했지만 TFT가 꾸려진 후 여러 보험회사들과 40차례 미팅을 했다. 예산을 최대한 절감하기 위해 TFT이사들 10여 명이 한 번에 찾아가서 대면했다. 개인적으로 찾아가서 식사를 하는 것보다 한꺼번에 대면하면 소요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정말 필요에 의해 책정된 5000만원의 예산에서 1000만원이 지급됐고 추가로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도 아무런 답도 없었다. 사실 실손 보험이 첩약보험보다 더 큰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실손 보험이 결국 이런 저런 이유로 지원을 받지 못하고 흉흉한 소문으로 인해 서울지부가 손을 놓았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중앙회가 바르게만 간다면 적극 도울 것이다. 

▶그렇다면 중앙회에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서울지부장으로 바라는 중앙회 모습은 문제가 있을 때 모든 에너지와 동력을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할 길에 쏟아붓는 것이다. 리더(Leader)는 구성원들을 끌고 가는 사람이고 보스(Boss)는 그냥 우두머리다. 중앙회에서는 이 모든 에너지를 집결시켜서 외부로 분출시킬 수 있어야 한다.
혼자 일하기보다 주변 참모진들의 의견을 받들어서 회원들의 의견을 한쪽으로 모아 에너지를 분출시키는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회원들에게 도움될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
임총 무효 소송을 정당한 사유가 없어서 스스로 취하한 이상 임총의 결의를 존중하고 사원총회 이전의 단계로만 돌려준다면 아무 이의제기 않고 중앙회무에 협조하겠다.

▶지면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의사협회는 최고의 지성인들이 모인 전문가 집단이다. 적법한 절차나 장기적인 로드맵을 통한 정책이 기반이 돼야 하고 모든 절차가 투명해야 하는 건 기본이다. 이런 부분이 지켜지지 않았기에 생긴 문제가 아닌가 싶고 중앙회는 2만 회원을 끌고 갈 수 있고 에너지를 외부로 분출시키는 출구가 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내부의 갈등을 치유할 당사자이기도 하다. 또 회원들을 올바른 길로 끌고 갈 일도 당연히 해야 한다고 본다. 때로는 회원들을 계몽해야 할 필요성도 있고 때로는 잘못된 점을 계도할 수 있어야 한다.

 

김춘호 기자 what@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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