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받은 1% 세상을 점령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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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받은 1% 세상을 점령하라!
  • 승인 2013.08.2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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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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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 엘리시움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미래에 대해 한 번 쯤은 생각해 봤을 것이다. 대다수가 핑크빛 미래를 꿈꾸겠지만 막상 그 미래를 준비하는 현재의 모습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거기다가 올 여름 날씨에서도 볼 수 있듯이 지구 온난화 현상과 각종 자연재해는 우리의 미래를 더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그래서인지 미래를 그리고 있는 영화들은 거의 대다수 어두운 내용들을 다루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인해 밝은 영화를 선호하는 필자의 경우 SF 영화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이번에 개봉하는 ‘엘리시움’은 2009년 개봉한 ‘디스트릭트 9’을 연출한 닐 블롬캠프 감독의 작품이라는 이유만으로 선택하게 되었다.

감독 : 닐 블롬캠프
출연 : 맷 데이먼, 샬토 코플리, 조디 포스터


한 때 뛰어난 전사였지만 지금은 황폐해진 지구에서 살고 있는 맥스(맷 데이먼)는 주어진 최후의 시간 5일 동안 엘리시움을 개방해야 한다. 그러나 엘리시움을 인류의 유토피아라고 여기는 엘리시움의 리더 델라코트 장관(조디 포스터)과 엘리시움의 비밀 용병인 크루거(샬토 코플리)는 지구에서 온 무단 이민자들을 처단하는 역할을 한다. 이에 맥스는 자신뿐만 아니라 버려진 인류 모두를 위해 물러설 수 없는 전쟁에 뛰어들며 엘리시움을 지키려는 자들의 공격에 맞서 싸운다.

‘엘리시움’은 얼마 전 개봉한 ‘설국열차’에서 다루었던 계급화된 사회가 되어 있는 미래의 지구를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한 부분이 있다. 물론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하위 계급에 있는 사람이 상위 계급 사람들이 있는 곳에 가기 위해 겪어야 하는 모습은 마치 우리 모두 미래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사가 되어야 한다는 씁쓸한 이면을 보여주고 있다. 여하튼 ‘엘리시움’에서 바라본 미래의 지구는 황폐해지고, 버림받은 땅으로서 로봇들에 의해 통제를 받는다. 마치 ‘디스트릭트 9’에서 지구에 불시착한 외계인들이 지구인들에게 통제를 받았던 것의 후속편 같은 느낌이다. 그러나 선택받은 1%만이 살 수 있는 호화로운 우주정거장 ‘엘리시움’은 로봇들이 시중을 들고, 없는 것도 없고, 죽은 사람도 살릴 수 있는 의료혜택이 있는 그야말로 유토피아로 표현되고 있다. 이는 마치 극단적인 부와 빈곤이 공존하고 있는 현재의 모습을 우회적으로 그린 듯한 느낌이 들면서 어떤 특단의 조치 없이는 실제로 미래에는 이렇게 더욱 더 심화되고 양분화된 사회가 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또한 ‘본 시리즈’의 맷 데이먼이 강렬한 액션 연기를 선보이고 있고, ‘디스트릭트 9’을 통해 전 세계에 알려졌던 샬토 코플리가 악역으로서 강한 개성 연기를 선보이면서 관객들의 긴장감을 들었다놨다한다. 그러나 조디 포스터는 기대에 못 미치는 역할로 인해 아쉬움을 주기도 하지만 할리우드의 대배우들을 한 영화에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만족한다. 이처럼 ‘엘리시움’은 감독의 전작인 ‘디스트릭트 9’보다 훨씬 많아진 제작비와 캐스팅, 적절한 메시지와 액션들이 있지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가 갖는 한계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이는 감독이 액션에 치중한 채 탄탄한 스토리라인을 놓쳐서는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여름 시즌이 끝날 무렵 찾아온 블록버스터 영화 ‘엘리시움’을 통해 영화 속에서 그려진 미래의 모습이 아닌 우리 모두가 엘리시움 같은 지구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꿈꿀 수 있는 미래가 열리길 기원해 본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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