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밖의 역사 우리 풍속 엿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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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밖의 역사 우리 풍속 엿보기
  • 승인 2003.07.1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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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속과 생활상의 재발견


비가 오락가락하고 후덥지근한 날씨가 연이어 계속된다.
이런 눅눅한 날씨에 이 책을 만나 재미나게 웃으며 한동안 시간을 보냈다.

저자의 말대로 우리가 접한 일반 역사서에서는 볼 수 없었던 내용들이 빼곡히 쌓여서 읽혀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또한 많이 알려지고 연구되어지길 기대한다.

60일에 한번씩 왕에서 일반 백성들 까지 밤을 새우고 놀았다는 ‘경신수야(庚申守夜)’라는 축제 이야기는 그 중에 가장 빼어나다.

고려 사람들이 백야의 축제를 벌인 그 날은 경신일(庚申日)에 해당한다.

당시의 도교에서 형체도 없이 사람의 몸에 기생하는 삼시충(三尸蟲)이라는 놈이 사람이 잠든 틈을 타 몸에서 빠져나와 하늘의 옥황상제를 만난다.

그리고 지난 60일간 자신이 기생하던 주인이 저지른 죄상을 낱낱이 고해바친다.
그러면 옥황상제는 그 죄질에 따라 벌로 수명을 단축시킨다.

그래서 사람들은 삼시충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밤새 술 마시고 놀았는데 이를 경신수야라 했다고 한다.

이 경신수야는 고려에서 조선 영조 때까지 600년이나 이어졌다니 놀랄 따름이다.
그렇게 오랫동안 지속된 풍속이 갑자기 사라진 것 또한 놀랍다.

백성들의 굶주림을 줄일 목적으로 들여온 고구마가 전국적으로 재배되는 데에는 300년이나 걸렸으며, 수 많은 사람들이 고구마 재배연구에 일생을 바쳤다.

따뜻한 지방에서 자라는 고구마를 북쪽지방에서도 재배하려니 왜 어려움이 없었겠는가.
고구마에 배어있는 가난한 백성을 기아에서 구하려는 숱한 학자들의 땀과 눈물을 생각하니 고구마를 다시 보게 된다.

남자들의 치장에 사용한 귀걸이나 향낭 등에 대해서도 그 연원을 잘 알려주고 있다.
남자들의 귀걸이, 향수 등은 조선시대에 자취를 감추었다가 지금 다시 사용되는 것이 재미나다.

이 책은 깊은 연구서는 아니나 우리가 평소 궁금하게 느꼈던 것들을 잘 알 수 있도록 해준다.

김밥, 인삼, 도장, 서당의 교과서, 혼인, 갈비, 활, 식혜, 유산 등 풍습이나 삶의 지혜, 생활, 정치, 경제에 걸쳐 다양한 내용들이 실려 있으며, 간결한 문체로 쓰여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다.

박근도(서울 상계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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