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으로 밝혀낸 우리 고대사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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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으로 밝혀낸 우리 고대사의 진실
  • 승인 2013.08.22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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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균

김홍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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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비평 | 고조선, 사라진 역사
성삼제 著
동아일보사 刊
2001년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 사건이 발생했을 때, 우리 정부는 일본역사교과서왜곡대책반을 구성했고, 저자 성삼제는 그 대책반 실무반장이었다. 당시 한국과 일본 학계 어느 쪽에도 편중되지 않고 열린 자세로 일하면서 학계의 다양한 의견들을 수집하게 되었는데, 당시의 비망록들을 정리하여 자신의 딸과 그 또래 청소년을 염두에 두고, 우리들의 일그러진 고대사를 맑고 깨끗한 눈으로 편견 없이 보아주기를 바라면서 이 책을 집필하였다고 서문에 밝히고 있다. 이 책은 공무원으로서 학계의 어느 한 쪽의 의견에 편향되지 않는 전공자들의 고른 식견을 대비시켜, 독자 스스로 우리 고대사를 판단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으며, 청소년의 시각에 맞춰 우리 고대사에 대해 문외한이라도 누구나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사실 그동안 우리 역사의 고대사 부분은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지 않으면 제대로 파악되지 않을 만큼 이해도 어렵고, 이런저런 주장들이 난무하여 어느 것이 올바른 것인지 확실한 지식을 갖추기가 쉽지 않았다. 소위 강단사학계의 주장은 어려운 용어들이 많아 읽기 어렵고, 재야사학계의 주장은 황당스러운 대목이 많아서 또한 믿기가 어려웠음을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대체 우리 역사를 공부하는데 왜 이렇게 어려웠는지 스스로의 능력부재만을 탓해 왔는데, 거기에는 자신의 능력이 문제가 아니라 다 그럴만한 까닭이 우리 고대사학계에 도사리고 있었다는 것이 문제다. 이 책은 바로 이 점을 명쾌하게 밝혀주고 있어서 아직도 우리 고대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많은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

주제별로 10장으로 나눠져 그에 대한 분석들이 예리하면서도 평이하게 설명되어 있는데, 읽어내려 가면서 때로 감탄하고 때로 흥분하며 우리 고대사에 스스로 무식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던 사학계의 행태에 분노를 금치 못할 정도다. 그 주제들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장. 단군, 신화인가 역사인가, 2장. 한반도의 청동기시대는 언제부터인가, 3장. 고인돌에 새겨진 역사, 4장. 단군릉과 단군 뼈의 진실, 5장. 고조선은 대동강 유역에 있었나, 6장. 명도전은 고조선 화폐가 아닐까, 7장. 일본은 「삼국유사」를 변조했나, 8장. 위서 논쟁 속에 묻혀버린 고조선, 9장. 「환단고기」에 기록된 천문 현상, 10장. 고조선 논쟁은 계속돼야 한다. 이 모두는 하나하나 곱씹고 되씹어, 대한민국을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주제들이다.

그동안 우리 의학사에서 고조선 시대는 텅텅 비어있거나 신화로만 남아있는 부분이어서, 아예 우리가 외면해 오진 않았던 것인지 되짚어 볼 일이다. 그것이 일제강점기의 고대사 왜곡에서 비롯되었던 것을 깊이 반성한다면, 이제라도 우리 의학의 출발점에 대한 추적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언제까지나 과거사로 묶어놓고 방관할 일도 아니고, 사학계의 통일된 의견이 나올 때까지 기다릴 것도 아니다. 의학의 역사는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바로 세워야 할 것이다. 역사에서 단군조선이 우리의 과거이자 미래이듯이, 우리 의학사도 미래의 의학주권을 회복하기 위해 고대의학사의 현재성을 강조하고, 민족의학의 뿌리와 미래를 지키기 위해, 우리가 당면한 시급한 과제로 삼아야 할 것이다. (값 1만원)

金洪均
서울 광진구 한국전통의학史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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