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정형외과 의사의 양심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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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정형외과 의사의 양심고백
  • 승인 2013.08.15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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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용

정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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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비평 | 의사는 수술 받지 않는다
공중보건한의사로 근무하던 시절 동료 양방의사가 자기 자식들이 감기 걸렸을 때 양약을 웬만하면 먹이지 않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했었다. ‘감기로 감기를 치료한다’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동료 치과 의사는 자신의 치아가 조금 썩어도 바로 치료 안 하고 치수조직이 생겨 자연치료가 되기를 기다리는 것을 보고 놀랐었던 적이 있다. 썩으면 바로바로 도려내고 아프면 진통제를 투여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치료를 기다리는 것이 아닌가!
◇ 김현정 著
   느리게읽기 刊


몇 년 전에 의협신문에서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의사들이 선호하는 감기약 1위가 쌍화탕이고 소화제 1위는 까스활명수였다. 모두 한약제제이기 때문에 의사들이 환자들에게 권하지는 않지만 의사들 역시 인공적인 치료보다는 한약제제를 이용한 자연치료로 몸 관리를 한다는 것이 화제가 되었었다.

임상에서 환자들에게는 엄격하게 교과서를 바탕으로 한 양방의학지식을 강요하던 의사들이 왜 자신과 가족들에게는 자연적인 치료를 강요하고 면역력을 중요시 할까? 임상에서 진료를 하면서 양약보다는 자연적이고 친환경적인 한약을 드시게 하고 수술 보다는 보존치료를 중요시하며 침과 한약으로 치료하도록 권하는 필자에게 눈에 띄는 책이 있었다.

요즘같이 무더운 날씨에 제목부터 시원하다. ‘의사는 수술 받지 않는다’ 라니!
다른 직종의 전문가나 일반인도 아니고 서울의 한 병원에서 진료를 하고 있는 현직 정형외과 의사가 양방 의료의 한계와 문제점을 일일이 열거해 놓고 주의사항과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은사님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대학병원의 원장이었던 은사님은 전립선암에 걸렸어도 수술, 항암치료 등 모든 양방 치료를 거부하고 몇 해 후에 돌아가셨다는 것이다. 도대체 양의사들은 환자에게는 수술과 항암치료 등을 강권하면서 왜 자신에게는 관대한 것일까?

저자는 이에 대해서 의사들은 양방의학으로 치료해도 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근본적인 치료는 자연치료임을 알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정부와 학계에서 제시한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라고 한다.

저자는 환자들이 운동은 하지 않고 의사의 말이라면 ‘의느님’이란 신조어가 생길 만큼 믿고 따르는 것을 문제로 보았다. 그리고 의사들이 과다하게 검사하고 인조인간처럼 갈아 끼우면 해결될 것처럼 수술을 하고 있는 현실을 비판했다. 또한 민간보험의 보험금을 타기 위한 시술도 문제점으로 보았다.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하여 저자는 환자들 자신이 소신을 가지고 양방의학에 접근해야 한다고 보았다. 자연치료가 근본적인 치료라는 것을 깨닫고 자신의 몸을 움직이고 운동하며 양방의료를 소극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수술이라는 것은 시기에 따라 유행처럼 변화하고 있지만 나의 몸은 절대 변하지 않는 것으로 변화하는 방법에 맡길 수 없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자연치료의 방법으로 한의학적 치료를 권하고 있지 않지만 해법으로 제시된 것들은 저자가 인도에서 아유르베다 의학을 공부하면서 나온 것이어서 우리에게 친숙하다.

지금이라도 양방의사들이 고백해주어서 고마운 심정이다. 가서 절이라도 하고 싶다. 이러한 고백을 들으니 또한 이해가 되는 것이 있다. 양방의사들이 한약제제를 이용한 천연물신약 처방하는 것을 즐겨할 것이고 천연물신약 산업은 우리와 의지와는 관계없이 발전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제 한의사들의 고백이 나올 차례이다. 한의사들은 거의 매일 한약을 입에 달고 살면서 아이를 임신해서도 한약을 먹으며, 아이를 낳자마자 한약을 먹으며 조리하고, 막 태어난 영아에게 한약으로 입을 씻기면서 한약을 투여한다는 사실을 양심고백해야 한다. (값 1만5000원)

정유옹
한국전통의학史 연구소, 사암은성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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