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을 기다린 멈출 수 없는 반란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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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을 기다린 멈출 수 없는 반란이 시작된다
  • 승인 2013.08.0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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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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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 설국열차
올 초, 우리나라에서 나름대로 작품성과 흥행성을 갖고 있던 김지운과 박찬욱 감독이 모든 영화인들의 꿈이라고 할 수 있는 할리우드에서 작품을 제작해 개봉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흥행면에서 아쉬운 성적을 보여주었다. 어쩌면 너무나 다른 제작 시스템의 차이에서 오는 오류로 인해 감독들만의 연출 스타일을 제
감독 : 봉준호
출연 : 크리스 에반스, 송강호, 에드 해리스, 
          존 허트, 틸다 스윈튼
대로 표현할 수 없었을 것이다. 여하튼 기대가 너무 컸었기에 그들의 개봉 성적은 많은 영화인들에게 큰 아쉬움을 남길 수밖에 없었는데 그렇다고 해서 아직 세계로 나아가는 한국 영화 감독들에 대한 평가를 섣불리 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글로벌한 작품을 만든 또 한 명의 감독 작품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바로 ‘괴물’을 통해 천만관객을 동원했고, ‘살인의 추억’과 ‘마더’ 등 만드는 작품마다 많은 이슈를 몰고 왔던 봉준호 감독의 작품인 ‘설국열차’가 개봉하기 때문이다.

특히 ‘설국열차’는 한국과 미국, 영국 등 국적 불문의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참여하고, 체코 바란도프 스튜디오에서 촬영하는 등 마치 여러 나라와 합작한 것처럼 보이지만 박찬욱 감독이 제작하고, 각본, 연출, 제작, 투자/배급까지 모두 한국에서 시작한 작품이라는 점이 독특하다. 미국에서는 저예산 축에 속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최대인 약 430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갔으며, 개봉 전에 세계 167개국에 판매되어 제작비의 절반을 회수하기도 했다.

기상 이변으로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은 지구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을 태운 기차 한 대가 끝없이 궤도를 달리고 있다. 춥고 배고픈 사람들이 바글대는 빈민굴 같은 맨 뒤쪽의 꼬리칸과 선택된 사람들이 술과 마약까지 즐기며 호화로운 객실을 뒹굴고 있는 앞쪽칸 등 열차 안의 세상은 결코 평등하지 않다. 그래서 꼬리칸의 젊은 지도자 커티스(크리스 에반스)는 기차의 심장인 엔진을 장악하여 마침내 기차 전체를 해방시키기 위해 절대권력자 윌포드(에드 해리스)가 도사리고 있는 맨 앞쪽 엔진칸을 향하고자 기차 설계자인 남궁민수(송강호)를 깨운다.

봉준호 감독은 우연히 보게 된 프랑스 만화인 ‘설국열차’에 매료되어 영화화를 결심했다고 한다. 하지만 만화를 그대로 영화화하지 않고, 나름대로 자신의 색깔을 더해 각색하여 지금의 ‘설국열차’가 탄생했는데, 사실 이 영화는 완성도면에서는 매우 뛰어나지만 관객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누어질 수 있다. 봉준호 감독은 답답한 열차 안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를 액션과 코믹을 버무려서 멋지게 표현하고 있고, 해외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고 있지만 한국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자막을 읽으면서 봐야하는 우리나라 관객들은 어떤 반응을 일으킬지 사뭇 궁금하다. ‘괴물’에서 부녀지간으로 출연했던 송강호와 고아성이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들과 함께 출연하면서 연기대결을 보여주는 ‘설국열차’가 영화 속 설국열차처럼 전 세계를 향해 순항할 수 있길 기원해본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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