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기술표준센터 송양섭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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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기술표준센터 송양섭 센터장
  • 승인 2013.08.01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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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슬기 기자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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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기술은 물-공기 같아…한의학 국제표준 확보 역점”

한의학 분야의 국가 표준을 주도해온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기술표준센터장 송양섭 박사. 송 센터장의 3년 임기가 지난 6월 시작됐다. 송 센터장에게 앞으로의 센터 운용 계획을 들어봤다.

◇송양섭 센터장은 한의학 표준화에 대한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의료기기, 한약재 및 한의학 정보 등 전 분야 확대 목표

 

▶한의기술표준센터장으로 임명된 소감을 말해달라.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주로 물리측정분야 표준에 관련된 일을 수행해왔다. 그러던 중 뒤늦게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보고 싶은 욕구에 이끌려 한국한의학연구원의 문을 두드리게 됐다. 한의기술표준센터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기대감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정부출연연 간의 융합연구 및 벽허물기 인력교류의 모범사례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데 부담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기존 연구 분야와 한의학과의 거리를 극복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업무 방향을 잡아나가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그동안 20년 가까이 닦아 놓은 기초 위에 임기 3년 동안 제가 가진 표준화 분야 경험을 활용해서 한의기술 표준화 작업에 벽돌 한 장이라도 추가로 쌓을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간략한 소개를 듣고 싶다.
서울대 물리교육과와 KAIST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1980년부터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주로 시간·주파수 표준 및 전기표준 연구 등을 수행해왔다.
또한, IEC(국제전기기술위원회) TC-1(용어), IEC TC-25(양 및 단위)의 전문위원으로 활동했으며, APMP(Asia Pacific Metrology Program, 아시아태평양 측정표준 협력기구) 및 ISTC(International Science and Technology Center, 국제과학기술센터) 등 국제기구 활동에도 참여해왔다.

▶30여 년간 정통 표준 전문가로서 활동하면서 느낀 바가 있다면.
표준은 모든 과학과 산업의 기반이지만, 열매를 직접 거두어들이는 분야가 아니므로 투자한 시간과 노력에 비하여 가시적 성과가 크게 돋보이지 않아 사명감과 책임감이 없이는 계속하기 어려운 분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단기간에 성과가 나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인내심을 가지고 계속 노력한다면 돋보이지는 않더라도 자신의 연구결과가 과학기술과 산업의 발전에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자부심과 희망을 가지고 꾸준히 해야 하는 분야이다.
표준기술을 설명할 때 인간의 삶에서 공기나 물과 같은 존재라 자주 예를 들곤 한다. 일상생활에서 공기와 물의 존재에 대해 사람들이 크게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지만 공기와 물이 없이는 사람이 살 수 없다. 이와 같이 정보통신, 항공우주, 나노, 생명과학 등 모든 현대 첨단 과학기술에 있어 표준 및 정밀 측정기술은 가장 기초가 되며 필수적이지만 일반적으로 그 중요성이 잘 부각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이 같은 특징 때문에 다소 어려움들이 있었다.

▶한의기술표준센터의 역할은 무엇인가.
수백년간의 경험과 정성적 또는 철학적 개념에 의해 이어져온 전통의학을 과학적 근거에 바탕한 측정과 분석을 통하여 단계적으로 객관화·표준화하고, 의료기기 및 한약재 등의 품질과 안전성 확립을 통해 전통의학에 대한 신뢰도를 제고함으로써 한의학 표준화의 중심 역할을 하는 것이 센터의 임무이며 역할이라 생각한다.

▶현재 센터에서 진행 중인 연구프로젝트가 있는가.
현재 한국한의학연구원의 한의기술표준센터는 표준화기획팀과 인프라운영팀 2개의 팀으로 구성돼 있다.
그 중 표준화기획팀은 ‘한의기술 표준화 기반 구축사업’과 ‘한의학 의료기술 및 의료기기 표준화 기반구축’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인프라운영팀에서는 실험동물연구센터와 공동기기실의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운영을 통해 한의학의 객관화, 표준화, 과학화를 이루고자 하는 ‘필수 실험시설 운영’ 사업이 진행 중이다.

▶앞으로 3년의 임기동안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한의기술표준센터는 국내외 한의학의 표준을 주도하기 위한 한의학 세계화의 거점조직으로서 한국한의학연구원 연구결과뿐만 아니라 그동안 국내 한의계에서 이룩한 다양한 성과들을 조사·분석하여 표준화 가능한 연구결과물들을 발굴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단계적으로 KS 및 ISO 표준화함으로써 한의기술 표준화 기반을 강화하고, 그동안 축적된 유용한 표준 정보 및 데이터들을 수집·정리하여 한의기술정보서비스 및 보급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표준화 업무는 특성상 단기간에 가시적 성과를 보여주기가 어려운 분야이다. 3년 내에 큰 성과를 내려고 욕심내지 않고 꾸준하게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간다는 자세로 추진할 계획이며, 제 임기가 끝나도 다음 센터장이 계속 이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소임을 다할 것이다.

▶지난 5월 열린 제4차 국제표준화기구(ISO) 전통의학 기술위원회(TC249) 총회에서 우리나라가 제안한 부항, 홍삼, 피내침 3건이 신규 국제표준안(NP)으로 통과됐다. 이를 위해 그간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궁금하다.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는 ‘한의학의 과학화, 표준화를 선도하여 세계 최고의 전통의학 연구기관으로 비상한다’는 비전으로 한의치료 원천기술 개발, 한약제제 핵심기술 개발, 한의 지식정보 인프라 구축 등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ISO TC249 총회를 통해 채택된 국제표준안은 이 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표준화를 추진한 결과라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과학화와 표준화 노력은 계속돼 의료기기, 한약재 및 한의학 정보 등 한의학의 모든 분야로 확대돼야 한다. 이를 통해 한의학이 명실 공히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우리나라의 전통의학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전통의학 분야도 국가 간 국제표준 채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한의학 국제표준 제정을 위한 특별한 방안이 있는가.
중국정부가 중의학에 투자하는 예산-인력을 볼 때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리가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전통의학의 국제표준화기구에서 중국의 독주를 견제하면서 우리의 한의학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계속적으로 전통의학분야의 국제동향을 살펴보고 분석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소규모 인력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우리나라의 독창적인 분야 및 우리가 우위에 있는 기술에 대한 선택과 집중의 전략으로 연구·발전시키는 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한국한의학연구원을 중심으로 관련 국내 타기관 및 대학의 전문 인력을 적극 활용하여 표준화 활동을 활성화함으로써 전통의학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근 한의계의 침체원인을 분석하여 국민들의 한의학 및 한약재에 대한 불신을 불식시킬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가를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한의학 표준화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한 인식제고와 함께 과학화 노력에 대한 한의계의 의식전환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앞으로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기술표준센터는 국가적인 이익과 현안인 한의학 국제표준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린다.

김슬기 기자 seul@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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