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594)「濟生拔萃」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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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594)「濟生拔萃」 ②
  • 승인 2013.07.18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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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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潔古雲岐 부자의 작품모음

전호에 이어 全書에 수록된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3권에 있는 鍼經摘英集은 원작자가 누구인지 알려져 있지 않으며, 여기서 침경이라고 한 것은 어느 한 침구서를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혹자는 金元시대의 여러 침구명저에서 가려 뽑은 것이라고 말하지만 분명치는 않다. 이 책 가운데 가장 의미 있는 부분은 첫머리의 九鍼式인데, 침의 대소, 형상, 용도 등 9종의 침을 소개하는 九鍼圖를 그려놓았다. 이 그림은 현존하는 비교적 이른 시기의 구침도이나 다만 「영추」의 것과는 기록상 다소 차이가 있다.

◇「제생발췌」


내용에 있어서도 보사법 가운데 호흡보사법을 적용한 것은 후대 明代 침자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으며, ‘治病直刺訣’에서는 구체적으로 여러 병증에 사용되는 치료혈과 자법이 소개되어 있다. 여기에 나온 내용들 가운데 상당 부분은 劉完素의 「素問病機氣宜保命集」등과 같은 서적에서 비롯된 것으로 金元시대 의가들의 침구치료 경험이 한데 집약되어 반영된 것임을 알 수 있다.

4권에 들어 있는 雲岐子注脈訣幷方은 張璧이 지은 것으로 대략 元初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며, 원서명이「雲岐子七表八裡九道脈訣論幷治法」, 줄여서 ‘雲岐子脈法’이라고 부른다. 내용은「내경」,「맥경」,「상한론」의 맥학 이론을 근거로 후대의 논설과 家傳맥학을 결합하여 7표8리9도맥의 맥리와 주요병증, 상응하는 처방과 치법에 이르기까지 7언 가결의 체제로 구성하였다. 간혹 張元素 父子와 王好古의 새로운 견해가 곁들여져 있다. 이 책의 골자는 허준이 지은 「纂圖方論脈訣集成」에 수합되었다.

또한 張璧의 저작인「傷寒保命集類要」가 12∼13권에 들어 있는데, 일명 ‘雲岐子保命論集類要’라고 부른다. 상권에는 辨三部九候, 辨傷寒溫病과 傷寒結胸痞氣 등 여러 병증의 刺法과 계지탕, 마황탕, 사심탕 등 주요 상한방의 湯證에 대한 논술이 들어 있다. 하권에서는 勞傷과 水症, 소변불리, 發黃症에 대한 변론과 치법에 대해 다루고 있고 아울러 부인상한, 調經胎産잡증이 있으며, 권말에는 소아 12증과 치방 12조가 붙어 있다.

5권의 潔古珍珠囊과 8권에 들어 있는 潔古家珍은 모두 潔古 張元素의 작품으로 원본은 사라진지 오래고 오직 이 「제생발췌」에 편입되었기에 남아 전해지게 된 귀중한 책이다. 「潔古珍珠囊」은 113종의 약물에 대한 약성과 귀경, 주치, 약물 배합과 상호작용을 기술하였는데, 특히 가장 먼저 歸經학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구체화하였기에 임상용약에 실용 가치가 매우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引經이론이나 外治용약법, 藥物相反에 대한 독특한 이론을 담아내 후대 의가들로부터 추숭을 받았다.

「潔古家珍」이 언제 저술되었는지는 명확하지 않으나 본문에는 상풍, 상한, 해수, 창양 등 다양한 병증에 대한 증치방법과 120여 수의 치료처방을 실어놓았다. 장원소는 「내경」을 중심으로 역대 명의들의 제가학설을 관통하였고 “古方으로 지금의 병(今病)을 치료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고방을 본받긴 하되 얽매이지 않는다는 자세로 간단명료한 家傳治法을 만들었다.

또한 그는 치법에 있어 脾胃에 중점을 두고 치료하는 변증용약법을 제안하였고 장부변증법과 약성에 근거한 처방 원칙을 제시함으로써 후세에 깊은 영향을 남겼다. 그의 치법사상은 제자인 李杲에게 이어졌고 많은 제자들을 길러 易水學派라 칭한다. 특히 후대 李時珍은 그를 두고 “의학의 이치를 크게 밝혀 靈素(황제내경소문과 영추)가 나온 이후 오직 한 사람뿐이다”라고 칭송하였다.

안상우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기념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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