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비평 - 「허영만 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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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비평 - 「허영만 꼴 」
  • 승인 2013.07.0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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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홍근

신홍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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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에 숨겨진 사랑과 성공, 지혜에 관한 이야기

허영만 著
위즈덤 하우스 刊
저자 허영만은 이 시대의 대표적 만화작가로 ‘각시탈’, ‘아스팔트 사나이’, ‘비트’, ‘타짜’, ‘식객’, ‘부자사전’ 등의 작품으로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만화가로 꼽힌다. 감수자 신기원은 한의사인 부친의 영향으로 어려서 동양철학에 입문했고, 이후 상학을 공부하여 50여 년간 상학연구와 감명(監命), 강의를 하고 있다.

이 책은 총 9권의 만화로 관상에 대한 기초와 초중급 정도의 응용을 그렸다. 작가는 감수자에게 3년이 넘도록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그만의 스케일과 디테일을 조화롭게 담아내 대중의 큰 관심을 끌어 작품화에도 큰 성공을 거두었다.

운명은 과연 있는가? 관상 등이 정말 맞는가? 운명이 정해져 있어 관상 등으로 나타난다면 우리는 노력과 추구는 처음부터 한계와 틀 안에서의 허무한 몸짓은 아닌가? 한 번쯤 가져 보았을 이런 의문은 이 책을 천천히 읽다 보면 어느 정도는 풀릴 수도 있다.

기존의 상학공부는 원문위주의 딱딱하고 고답적인 것이었다면 이 책은 아주 재미있고도 비교적 쉽게 그러면서도 소홀하지 않게 상학의 대강을 이해하고 응용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애매했던 용어와 설명이 만화라는 도구를 통해 상당히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표현된다.

‘몸이 천 냥이면 눈이 구백 냥’ -사람의 정신과 기백, 마음과 기틀은 눈을 통해서 나타난다. 눈빛은 장이불로(藏而不露 : 잘 갈무려져 밖으로 쏘아내지 않음)하고 눈의 기세는 위이불맹(威而不猛 : 기품과 위엄을 갖추되 사납고 엄하지 않음)이라는 구절은 평소의 수양과 마음가짐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인당(印堂)은 왜 맑고 깨끗해야 좋은지 또 어떻게 해야 그럴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목소리는 어떤 의미를 갖는 지, 행주좌와(行住坐臥)의 거동은 어떻게 갖추어야 하는지, 얼굴과 머리, 오관, 수족, 몸, 터럭, 피부에 이르기까지 몸 전체의 형태와 기색(氣色)을 논하고, 음성과 행동거지(行動擧止)를 망라하여 길흉화복과 선악시비의 운명 전반을 설명했다. 동시에 수양(修養)과 적선호덕(積善好德)의 운명적 필요성도 이해할 수 있다.

단순한 재미로 ‘얼굴이 이마가 코가 어떻게 생겼으니 이럴 것이다’라는 피상적인 수준에 머무는가 그 이상으로 넘어가는가는 독자 스스로의 몫이고 책임일 것이다. 관상공부를 통해 무형의 기운이 어떻게 형태로 나타나고 작용하는지, 선천의 기틀과 유전, 환경, 평상의 마음이 어떻게 맺히고 펼쳐지며 몸과 얼굴 등의 형태와 동태(動態)로 나타나고 변화해 가는지를 천착(穿鑿)할 수 있다면 선현들이 구류의 잡술(雜術)이라 외면하던 기우를 넘어 유익하고 실용적인 도구와 수행과 공부의 한 지표가 될 수 있으리라 본다.

“유심무상상축심생(有心無相相逐心生), 유상무심상축심멸(有相無心相逐心滅)” (진도남)

고서에 이르기를 ‘마음은 있으나 상이 없으면 상은 마음을 따라 생겨나고, 상은 있으나 마음이 없으면 그 상은 마음을 따라 사라진다’ 했으니 마음이 형태보다 앞서고, 형상은 마음 이후에 자리함이다. 또한 만상불여심상(萬相不如心相)이라 하였다. 부귀빈천과 수요장단(壽夭長短)에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마음을 닦고 선을 행하고 덕을 기르다 보면 상(相)과 음성, 행동이 길상(吉祥)하게 변해갈 것이고 동시에 응분의 복록(福祿)도 함께 따를 것이다.

작게는 개인의 상(相)에서 가정, 조직, 나라의 상(相)이 있고, 사회와 시대에 따르는 상(相)도 있다. 바깥을 잘 살피고 안으로 거두어 일심일신(一心一身)을 잘 닦아 운용하기를 바란다. (값 9만9000원)

신홍근 / 평화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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