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 「더 웹툰 : 예고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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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 「더 웹툰 : 예고살인」
  • 승인 2013.06.27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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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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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웹툰대로 살인이 벌어진다

감독 : 김용균
출연 : 이시영, 엄기준, 권해효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6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웹툰이 영화에 끼치는 영향력이 예년보다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로 인해 현재 제작되고 있는 작품을 포함하여 향후 인기 있는 웹툰들을 영화화하고자 하는 경향이 많아질 것이며, 이는 소재 고갈에 허덕이는 영화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 물론 오리지널 시나리오 개발도 함께 이루어진다면 한국 영화는 더욱 더 풍성한 콘텐츠 속에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본다.

이번에 소개할 영화인 ‘더 웹툰 : 예고살인’은 제목부터 웹툰임을 강조하고 있어 또 한 편의 각색 작품인가라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이 영화는 이전 작품들처럼 웹툰의 내용을 각색하여 제작된 영화가 아닌 웹툰을 과감하게 영화의 소재로 다루고 있는 영화이다. 특히 본격적인 여름 영화 전쟁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꼭 필요한 장르인 공포 영화라는 점도 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포털 사이트 웹툰 편집장 사망 사건 현장. 사건을 담당한 형사 기철(엄기준)은 피해자가 사망 당시 보고 있던 웹툰과 똑같이 죽어있음을 확인하고 그 웹툰을 그린 작가 지윤(이시영)을 찾아간다. 혐의를 부인하는 지윤, 하지만 얼마 뒤 그녀의 웹툰과 동일한 방식으로 살해된 두 번째 피해자가 나타나고 기철은 사건 현장에 있던 지윤을 유력한 범인으로 체포한다. 결국 취조를 받던 지윤은 자신의 웹툰에 대한 충격적인 고백을 시작한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더 웹툰 : 예고살인’은 웹툰을 소재로 한 영화인 까닭에 영화 속에 실제 웹툰 장면들이 보여진다. 즉 웹툰 속의 살인사건이 그대로 재현되면서 관객들에게 또다른 공포감을 전달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실제 웹툰 작가가 참여하여 작업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씽크로율 100%의 웹툰 장면과 영화 장면이 보여지는 등 색다른 비주얼을 통해 오싹함과 긴장감을 몇 배 더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그동안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재미있는 연기를 선보였던 이시영이 공포영화에 출연한다는 점이 좀 의아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여자 복싱 국가대표이기도 한 그녀의 새로운 연기 도전은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연출했던 김용균 감독이 2005년 ‘분홍신’ 이후 두 번째로 만든 공포영화인 ‘더 웹툰 : 예고살인’은 잔인한 장면과 귀신의 출연 등으로 관객들을 단순히 놀래키는데 급급해 하지는 않는다. 대신 탄탄한 이야기를 통해 영화를 보고 난 후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곱씹게 하는 힘이 있다. 물론 초반의 팽팽한 긴장감이 후반으로 갈수록 풀어지면서 장르가 아닌 점차 드라마를 선택해 나가는 부분과 결말 부분이 약간 아쉽기도 하지만 나름대로 그동안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색다른 형태의 공포영화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이 영화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여름 시즌의 일찍 찾아온 더위를 공포 영화 한 편으로 날려버리면 좋을 것 같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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