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비평 - 「엉터리 사학자, 가짜 고대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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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비평 - 「엉터리 사학자, 가짜 고대사 」
  • 승인 2013.06.27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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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균

김홍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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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사학과 동북공정을 둘러싼 주류 강단사학의 ‘흑막’

 

김상태 著
책보세 刊

‘환빠는 싫다’ 이 책이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말 중의 하나다. 우리 고대사를 훑어보다 보면 그 역사의 줄기가 헷갈리기 마련이다. 소위 일제강점기에 자기들 멋대로 우리 역사를 재단했던 일제의 관변학자들로부터 시작되었던 강단사학자들의 얘기도 미덥지가 않지만, 중고등학교 시절에 배웠던 국사교과서를 돌이켜 볼 때 거의 황당하기까지 한 재야사학계의 얘기도 미덥지가 않아서, 우리 고대사를 어떻게 봐야할는지 여간 고민스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환빠’들의 얘기는 신명나는 우리 고대사를 풀어내고 있지만, 견강부회하는 논리의 비약이 심해 뒤끝이 찜찜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아마도 많은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모두 나와 같은 심정일 것이다. 바로 이러한 출발점에서 이 책은, 역사와는 전혀 동떨어진 수학을 전공한 평범한 사람이 차분하게 역사서를 검토하여 자신의 소감을 피력한 것이다. 말이 소감이지 실제론 고대사 전 분야에 걸쳐 지금까지 나왔던 논문이나 서적들을 모두 검토하였고, 이들을 면밀히 대조하고 분석하여 논점을 명확하게 요약하여 쉬운 용어를 써서 의견을 제시한 것이다. 그러기에 이 책은 역사 전공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국민기본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꾸며졌는데, 많은 논거들을 요약하였다지만 그 분량이 560쪽이 넘는 제법 두꺼운 책이다.

그리하여, 어떻게 정인보, 신채호, 윤내현, 리지린, 이덕일 등으로 이어지는 민족사학자들이 이 땅에서 얼마나 피나는 노력과 충실한 자료를 통하여 우리 고대사를 복원해냈는지 밝히고 있다. 또한, 그동안 일제 관변학자들로부터 시작하여 조선사편수회, 진단학회, 국사편찬위원회 등을 통해 이병도, 이기백, 노태돈, 송호정 등으로 이어지는 주류 강단사학자들이 제대로 된 근거도 없이 우리 고대사의 축소를 어떻게 이루어 왔는지도 세세히 밝히고 있다. 이랬던 주류 강단사학자들이 동북공정에 맞선답시고 ‘고구려연구재단’과 뒤이어 재편성된 ‘동북아역사재단’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음도 낱낱이 파헤쳐지고 있다.

이 같은 피력이 일일이 논거를 거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 고대사에 대한 의문들이 풀리고 그간 헷갈렸던 문제들이 일시에 해결되는 시원함을 준다. 더불어 신채호의 ‘조선상고사’와 윤내현의 ‘고조선연구’, 그리고 이덕일의 ‘고조선은 대륙의 지배자였다’는 역사를 잊은 오늘의 우리들에게 민족혼을 일깨워주는 중요한 서적이라는 점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는 미끼 사까에(三木榮)로부터 김두종(金斗鍾)으로 이어지는 ‘한국의학사’가 얼마나 우리 의학역사를 침탈하고 있는지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황당한 논리로 우리 의학을 폄훼하고 있는 ‘한국의학사’를 아직도 교과서로 쓰고 있는 한의대의 현실이 안타깝고, 그나마 우리 의학사도 제대로 공부하지 못하고 ‘중국의학사’에 매달리고 있는 학생들이 안타깝고, 경희대를 제외하고는 원전의사학교실에서 의사학교실이 분리되지 못한 채로 우리 의학사가 연구되지 않고 학습되지 않는 풍토가 언제까지 되풀이 되어야 하는지 안타깝다.

우리 의학의 역사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한 민족의학은 절대로 바로 설 수 없다. 턱없이 부족한 우리 의학사의 연구 인력이 하루 속히 각 대학에 충원되기를 이 기회에 빌어본다. <값 2만2000원>

金洪均 / 서울 광진구 한국전통의학史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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