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래포럼 41차토론회] 한의학은 무엇이며 미래를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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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래포럼 41차토론회] 한의학은 무엇이며 미래를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는…
  • 승인 2013.06.06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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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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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동의보감 중심으로…현대적 재해석 됐으면
ICD 체계와 동의보감 질병분류 대단히 유사

▶플로어 토의 (발췌)

 

■ 조남훈 원장(원당경희한의원)
한의학에는 기준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담(膽)은 일반적인 담과는 다른 것이다. 실제로 장기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런 내용을 정리해서 한의사 모임에 글을 올렸더니 대부분의 한의사는 한의학에서 얘기하는 담은 그런 것이 아니다. 관념적인 것이다. 관념적인 것을 이해해야지 실질적인 것을 조사해서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한의사는 낭만적인 의사라고 표현한다. 보편성과 합리성을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
 
■ 김재효 교수(원광대)

현대적 용어를 한의학적으로 바꾸기는 쉽지 않다. 결국은 전통용어를 현대적으로 바꿔야 하지만 시대적으로 힘들다. 통합의 문제 등까지 논했는데. 3.8%의 건보재정이 90년대 초반에 학생시절을 겪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당시에 5% 내외까지 얘기하다가 많이 줄었는데.  1%를 늘리기 위해 내놨던 게 한의학의 과학화와 객관화였다. 국가가 요구하는 것을 우리가 해주자는 취지로 십여년 이상 흘러갔지만 5% 이상 벗어난 적이 없다. 고민은 한·양방을 통합한다는 시나리오를 작성해놓고 우리의 고유한 언어를 현대적으로 바꿔놓고 관찰기록을 해 가는 것이 순리라고 한다면 결국은 무한경쟁을 해야 한다.

 

■ 고흥 교수(세명대)
3.8%를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하지마라. 양방의 건보재정이 많아진 건 고가진단기기가 다 보험이 됐기 때문이다. 양방에서는 내시경이나 건강검진 등이 있다. 만약 우리가 약재변경을 통합시켜 진단기기를 사용함으로써 참여가 넓어진다면 약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우리가 약만 추구해서는 안 된다. 의료통합을 해도 음허(陰虛)나 양허(陽虛)등의 한방 고유영역은 남아 있다. 상병명을 양방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5년이 지나면 고혈압, 당뇨 등이 한의사들이 썼던 처방이나 기준 치료안으로 바꿔 만들 수 있다.

■ 김재효 교수
진단기기 영역도 양방의 고유영역으로 잡혀가고 있다. 그것을 관찰기록과 같이 사용하겠다는 건 소박하고 순수한 의식 아닌가? 양방이 관심 없는 영역을 우리가 간다고 말했지만 양방은 의약분업 이후 생존전략이 건강검진 시스템의 확장이다.

■ 백은경 원장(해마한의원)
허준 선생 시절에도 동의보감을 썼을 때 당시 의학의 모든 것을 받아들여서 정리한 것같이 현대 한의사들도 이 시대의 모든 정보를 못 받아들일 이유는 없다. 의료인의 본질은 국민의 질병치료와 건강증진인데 모든 의료행위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한의학의 위치가 돼야한다. 한의사가 생각했을 때 한의학의 정의방식보다는 시대의 흐름을 따라서 의료 소비자 관점에서 시대가 요구하는 것들을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적립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한의학이 동의보감을 중심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제안에는 동의한다. 현재까지도 동의보감만한 의학 서적이 없다. 지금까지 많은 교수들이 본인도 모르는 걸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한의사면서 동의보감을 보지 않은 사람이 너무 많다. 교수들부터 동의보감 읽어라. 한의사들도 읽어야 주장이 맞는지 생각할 수 있다.

■ 김재효 교수
동의보감과 경혈학을 가르치는데 현대의 과학에 접근하는 과정에 역사성을 근대성과 비교해서 장단점을 분석해야 한다. 장점을 취하고 단점을 보완해야 한다. 한의학의 언어가 현대사회에 부합하지 않다. 관찰데이터가 있기 때문에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 동의보감 뒤에 관념론적인 것들을 삭제해 얇아졌다. 그냥 가르치면 학생들이 배울 게 없고 어떤 가치관이냐가 중요하다. 한의학의 가치관은 뭐냐. 밑바탕에는 철학적 사유라는 게 깔려있다. 합리적인 적용 가능한 인식론이 형성돼야 하는데 관념적으로 설을 푼 거다. 동의보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연구가 진행된다면 옛날사람이 보는 게 아니라 현대인이 보는 동의보감이라고 생각한다.

■ 김경호 원장
KCD는 도구일 뿐이다. 질병자체를 다루는 방법에 따라 정의가 달라지기도 한다. 관찰기록을 종합해서 인식하는 과정에 사고이론이 있다. 한의학에서 중요한 건 관찰하는 기록인데, 해부생리학을 우리 것이라고 하고 도움이 되는 의학이라고 하면 양방과 똑같아진다.
‘의료통합’을 생각하다가 아이디어를 내봤다. 한의학이든 양의학이든 대학에서 일정 범위 이상을 이수하면 의사면허를 주고 둘 중 선택해서 하라고 하면 어떨까. 지금 양의과 대학과 한의과 대학의 어떤 부분에 특징적인 부분을 차이를 지을 것이냐. 정체성을 찾지 않으면 해부학, 생리학 다 우리 것이라고 하면 흡수될 위험이 있을 것이다. 한의사라는 직업군을 제외하고 교육만 통합하려고 하는 것인지. 그럼 우리 정체성을 못 밝히는 것은 아닌지.

■ 송미덕 원장 (경희한의원)
관찰기록 중요하다. 예를 들어 생리통은 낫는 것이 아닌 관리다. 환자가 말하는 증상을 말하는 대로 적고 있다. 관찰 기록하는 모양을 보면 병명을 추측해내는 진단과정은 똑같다. 의사가 사고하는 과정은 배제해야 한다. KCD라는 툴이 생겼지만 진단해내는 과정이 양방과 똑같은 진단과정이다. 다른 점은 증상 개선이 아니라 상태를 우리가 정한 상태까지 끌고 가야한다. 이런 교과가 없으면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 든다.

 

■ 인창식 대표
치료에 접근하는 사고과정을 양방과 다른 치료법도 의미가 있지만 양방보다 잘하는 게 있어야 경쟁력이 있다. 양방에서 치료 못하는 것을 찾아야 한다. 무언가 더 좋은 것이 있을 것이다.

 

■ 백은경 원장
의료불만족은 항상 발생하고 그 수요자가 한방으로 온다. 그런데 그 불만족이 적어진다거나 한방만의 특별한 효과적인 치료가 개발 안 된다면 자연도태 될 것이다. 지금 있는 것 중에서 좋은 것, 더 잘할 수 있는 것을 열심히 해야 하고 그것을 후배한테 넘겨주는 게 우리가 해야할 일이다.

■ 김경호 원장
한의학의 정체성을 정의하는데 있어 복합제제를 줄 수 있고 침을 놓는 사람이 있어 한방이 존재한다고 정의하는 건 위험하다. 어떻게 한의학이라는 정체성이 정해지냐에 따라서 우리가 갖고 있는 내부 정체성을 추진해야 할 협회의 정책이 결정된다. 우리 정체성이 양방이 할 수 없는 침을 놓는 것으로 정의되면 약을 끝까지 확보하고 침을 사수하는 정책밖에 없다. 그것을 하지 말자는 게 아니고 우리가 해부학과 생리학을 받아들이면서 나름대로 가져야 하는 정체성이 무엇인가 고민해야 한다. 한의사는 한의학적 정체성으로 환자를 관리하는 사람으로 정의돼야 하고 협회는 그 관찰기록과 진단기기를 확보하기 위해 나가고 영역을 넓혀갈 수 있다. 여기서 ‘왜’와 ‘어떻게’를 주목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어떻게’가 한약과 침으로 정의되더라도 바이오 메디슨과 다른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

■ 인창식 대표
한의학 정의가 옛날부터 내려오던 지식이냐, 오늘날 사실이라고 인정하는 지식의 총체냐 등이다. 우리가 생명체에 대해 사실이라고 아는 것의 총체가 해부생리학이기에 해부생리학이 한의학이라고 하면 치료도구에 있어서 침과 한약에 국한 시키는 건 자기모순이다. 또 해부생리학은 개념부분에서 많은 부분을 정의해 줄 수 있는데. 자연스레 양방에서 치료 못하는 부분에 대해 우리가 치료하면 의미가 있다.

■ 박재현 원장 (인천 중앙한방병원)
KCD 사인분류의 시작은 행정적 목적에서다. 국가적으로 어떻게 관리할 것이냐다. 이게 보험과 관리, 법적인 체계로 들어왔다.
동의보감의 체계가 그 전의 의학서를 그 시대에 맞게 행정적인 목적과 국가적인 보건의 입장에서 정의됐다면 기존의 한의학을 다시 재정비하고 재해석을 할 때 중요한 게 공공의 작업이다. 한의원의 대부분이 혼자 진료한다. 자기만의 경험과 치료법을 이용해왔고 그것들이 퍼블릭(Public)한 개념에서 토론을 해야 한다.
양방은 잘 낫느냐 안 낫느냐의 고민이 없다. 이 병은 안 낫는 병이지만 꾸준히 관리를 하라고 한다. 한의계는 왜 안 낫는지 등 계속 고민한다. 실제로 한의원에서 쓰는 질병은 10~20가지 밖에 안 된다. 현실적으로 재분류와 재해석을 해야 공공의 노력으로 간다면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니 한의학이 서서히 발전하는 것이다. 현대의학과 경쟁해서 이기거나 생존하거나 하는 차원보다는 국가 보건차원에서 국민에게 있어 공공성을 가져야 한다. 현재는 너무 주관적이라 객관화 할 필요가 있다.

■ 강연석 교수(원광대)
고흥 교수님이 처음 말할 때 제 강의노트가 여기 왔나 싶을 정도였다. 막판에 김경호 원장이 문제제기하면서 봤던 게 동의보감에서 어떤 가치를 보고 받아 들일 것이냐의 문제인데. 큰 틀에서 합리적인 것들을 역사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현대의학이라고 하는 것이 새로운 것이기도 하지만 결국 의학이라는 관점이라고 봤을 때 과거 전근대의학은 비합리적이지 않다. 유럽과 아시아의 전통의학은 유사점이 많다. 한의사들 스스로가 한의학의 왜곡된 생각을 바로 잡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잘못된 것 중 하나는 서양의학은 이렇고 동양의학은 이렇고 한의학은 이렇다고 이분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의학이 한 번도 서로의 목표를 다르게 잡은 건 없다. 한의사들 스스로가 잘 못 생각하는 것이 많다. 예를 들면 동의보감에 나와 있는 것들을 증후성 질병이라고 했다. 동의보감에서 말하는 질병분류는 그냥 질병이다. 지금 우리가 쓰는 용어에서 증후에 가까워서 그렇지 질병분류 체계가 고정 분류였던 적은 없다. ICD체계와 동의보감 질병분류 체계는 대단히 유사하다. 지금 ICD를 잘 보면 당뇨만해도 원인과 기전이 정확히 드러나 있지 않다. 당뇨의 정의는 증상이다.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이냐 아니면 실험실에서 뽑은 거냐다. 보감에 의해서 확인하던 증상이 아니라 실험실에서 수치로 뽑혀진 증상이다. 동의보감이나 지금의 당뇨의 실체는 비슷하다. 양방은 변병을 내리는데 한의학은 변증을 내린다. 학문에서 크게 흔들리는 건 전체 학문의 분류방법이다. 정의가 흔들리니깐 분류가 흔들린다. 지나치게 개념화 시키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가끔 질문하면 교과서 적으로 기술한다. 환자를 관찰한 기록으로 질병의 정의를 과거에 내렸다. 상한병의 정의는 오한과 발열이다. 동의보감에서의 질병분류는 첫째 환자의 증상을 바탕으로 정의를 내리고 있고 분리를 하고 있다. 살을 붙이고 만들어 나가야 한다.   

■ 박종승 원장 (힐링美한의원)
왜 한의학에 대해서 정의를 하려고 하나? 의학의 앞에 ‘한’자가 붙었다는 자체가 힘의 논리에서 양방한테 진 것이다. 갑과 을로 본다면 을이다. 19세기 전에는 한의학이라고 안했다. 힘으로 밀리면서 의사에 밀렸다. 우리들 머릿속에는 조심스러운 것이 몸에 배어있다.

■ 박세기 원장(현등한의원)
현대의학과 한의학이 추구하는 면이 다르다. 한의학도 시대적으로 검증하면서 왔다고 생각한다. 대학 교육에 반영이 안됐기 때문에 이런 얘기를 하고 있다. 우리만의 차별성과 정체성을 검증해야 한다. 결국엔 실천하는 문제로 방법을 잡아야 한다. 그게 대학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에서는 기초학을 가르치는 사람이 임상진료 파트를 갖고 있고 일주일에 한두번은 직접 임상진료를 하면서 가르친다. 임상과목은 영역에 국한하지 말고 가장 이 질환을 잘 고치는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공통된 인식이 모아져서 커리큘럼에 반영되고 실천해나가야 한다. 한의학의 강점과 1차 의료의 특성을 살려야 한다. 고민해서 그런 틀을 짜는 계기가 있었으면 좋겠다. 

정리 =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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