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칼럼 - Don’t sell, Tell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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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칼럼 - Don’t sell, Tell story
  • 승인 2013.05.23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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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김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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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영 호
부산 공감한의원 원장
 부산광역시한의사회  홍보정책기획이사
‘홍보란 거부하기 힘든 매력적인 이야기를 전하는 일’이라고 어느 홍보 전문가가 인터뷰한 내용을 본 적이 있다. 홍보에 대한 새롭고 멋진 재정의(再定義)다. ‘거부하기 힘든 매력적인 이야기’는 누구나 듣고 싶어 할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발굴하든지, 혹은 새롭게 만들어서 귀와 눈과 마음을 유혹하는 것이 홍보라는 이야기다. 실례로 식당에 가서 된장찌개를 한 그릇 먹고 나오면 그냥 ‘잘 먹었다’라고 생각하고 말 것을 TV를 통해 10년 묵은 된장을 손수 직접 장독에서 퍼내면서 ‘100년 동안 집안 대대로 내려온 비법된장입니다’라는 인터뷰와 함께 유명인들이 와서 먹고 가는 모습 등을 보고 난 후에 식당을 가게 되면 음식에 대한 기대감과 만족도는 훨씬 더 높아질 것이다.

그리고 이 된장찌개를 먹고 나온 것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사진도 찍고 SNS를 통해 널리 알릴 것이다. 그냥 ‘잘 먹었다’에서 ‘된장찌개 홍보대사’로 바뀌게 되는 것은 다른 아닌 스토리의 힘이다. 한의학도 스토리를 입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양방은 수많은 스토리가 이미 대중을 유혹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EBS명의에 나오는 양방 교수님들은 ‘하늘이 내려준 심의(心醫)이자 명의(名醫)로 수많은 생명을 살리는 의사’로 멋지게 재탄생 되고 있으며 양방의사들이 단체로 나오는 종합편성 채널의 프로그램들은 의사들에게 인간적인 매력까지 부여해주고 있다.

그에 반해 한의사는 영양사가 해도 될법한 멘트를 대신해주거나 홈쇼핑에서 건강기능식품을 팔거나 혹은 아주 특이한 행동으로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거나 도인(道人)의 행색으로 이슈화되어 나오고 있을 뿐이다. 스토리도 빈약하지만 한의사의 전체적인 이미지에 아주 부정적인 스토리만이 재생산되고 있다.

한의학과 한의사, 그리고 한의원에는 치밀하게 계획되고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스토리>가 필요하다. 크게는 ①스타 한의사 ②스타 질환 ③파워 블로거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의계에도 안철수나 박경철과 같은 스타 의사가 나와야 한다. 스토리는 다양할수록 좋다.

‘역경을 딛고 한의사로 성공을 거둔 인물’ ‘한의사로서 제2의 인생을 살게 된 화려한 전직을 가진 한의사’ ‘한 질환에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한의사’ ‘많은 젊은이들에게 멘토가 되어줄 수 있는 소통과 공감의 한의사’ 이 외에도 스토리거리는 무궁무진하다. 이런 스토리가 있는 한의사를 발굴해서 스타로 키워나가야 한다. 단 한명의 한의사가 전체 한의사를 부끄럽게 하기도 하지만 단 한명의 한의사가 한의사 전체를 자랑스럽게 할 수도 있다.

스타 질환이란 모든 한의원에서 즉시 치료에 활용할 수 있고 모든 국민들이 한의원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질환을 말한다. 과거에 남성 성기능 장애나 피로, 산후조리나 난임 등은 한의원을 찾게 하는 추억의 스타 질환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 자리를 모두 빼앗기고 말았다. 한의학은 새로운 스타 질환이 필요하다.

이전 칼럼에서 소개한 바 있는 ‘어혈증’이나 또는 ‘담음증’과 같은 새로운 스타 질환을 집중 육성하여 셀프 체크 문항이나 5분 질환소개 동영상 등으로 환자들에게 ‘맞아 이런 질환은 한의원 가는 게 맞을 것 같네’라는 생각이 들도록 만들어야 한다. 과거에 ‘허증(虛症)’으로 한의원이 전성기를 맞았다면 이제는 ‘실증(實證)’이 한의원을 부흥시킬 것이라고 확신한다. 뚜렷한 치료효과를 거둘 수 있는 스타질환으로 고생 받던 환자들의 치료받은 ‘간증과 같은 쾌유 경험’을 동영상으로 모아서 SNS를 통해 확대해 나간다면 한의원을 찾고 싶은 욕구가 더욱 높아질 것이다.

파워 블로거를 활용한 홍보 방안은 이미 많은 대기업에서 활용하고 있으나 보편화된 방법은 아니다. 하지만 많은 파워 블로거들이 생산하는 정보들은 조회수가 수천 수만명을 넘어서면서 웬만한 광고의 효과를 능가하고 있다.

특히 수입차 회사들에서는 파워 블로거들을 초청하여 식사를 대접하고 1박2일 시승을 통해 차의 장점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는 인터넷정보를 많이 신뢰하는 편이기에 자동차 파워 블로거들의 입김은 어마어마하다. 우리 한의계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한의사협회 회관에 건강에 관심이 높은 주부 파워 블로거들을 초청하여 깨끗한 한약 제약회사와 원외 탕전실을 견학시켜주고 한옥 호텔에서 1박 2일 동안 숙박하면서 한의학에 대한 강의와 주부 한의사들과의 육아토론 등을 마련한다면 한의학에 대한 많은 오해를 풀고 친밀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우리는 이미 ‘스토리’의 시대에 살고 있다. 영화를 볼 때도 관람평을 검색하고 밥을 먹을 때도 맛집을 검색하여 먹는다. 병원을 갈 때도 검색을 하며 물건을 살 때도 사용 후기를 읽어보고 산다. 이 모든 것이 ‘스토리’다. 한의학은 과학적 검증과 EBM적인 측면으로는 양방을 이길 수 없다. 하지만 수천 년간의 스토리는 양방을 압도할 수 있다.

의학 역사 속에서의 재미난 스토리와 현대의 한의학 치료 스토리들을 적극 활용하여 한의학이 ‘거부하기 힘든 매력적인 스토리’의 옷을 입게 된다면 침체기를 벗어나 가장 부흥했던 히스토리를 살았던 한의사로서 우리가 기록될 지도 모른다. We will be attractive 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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