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유학인가? 스스로에게 묻고 길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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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유학인가? 스스로에게 묻고 길을 찾아야 한다”
  • 승인 2013.05.23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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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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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 더 많은 학문을 쌓기 위해 존스홉킨스(Johns Hopkins)로 떠나는 배선재(30) 한의사. 최근 국립목포병원에서 공보의 생활을 마친 그는 강원교통방송의 출발!강원대행진 프로에서 ‘현대한의학을 말하다’라는 코너와 뉴스전문채널인 YTN의 ‘건강수첩’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한의학의 우수성을 알려왔다. 내달부터 1년 동안 공중보건학 석사(Master of Public Health) 과정을 위해 떠날 그를 만나 유학준비 과정과 향후 목표에 대해 들어봤다.

존스홉킨스 공중보건학 석사(MPH)과정 떠나는 배선재 한의사

▶존스홉킨스에 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졸업하기 전부터 임상연구에 관심이 많았다. 졸업 후 세미나도 다니고 임상에 대해 연구할 방법을 찾는데 주력했고 공보의 생활도 임상과 관련된 업무를 했다. 본과 4학년 때 세미나가 있었는데 존스홉킨스를 다녀온 박유리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미국에 공중보건학 석사과정이 있다는 걸 알았다. 존스홉킨스 말고도 보건학 석사과정은 세계 각국에도 많이 있다. 그중에서 존스홉킨스를 택한 건 아무래도 보건분야에서는 오래되고 규모나 인지도 면에서 우수하다고 느꼈다. 또 보건대학 랭킹에서 20여년간 1위를 했다는 자료를 본 것도 한몫했다.

▶유학정보 등은 어디서 수집했나.
요즘은 각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상세히 잘 나와 있다. 일정이나 과정 등 따로 문의할 필요가 없을 만큼 안내가 잘 돼 있다. 기타 시험 준비 등은 관련 카페 등을 통해 많이 얻었다. 영어공부는 공보의 기간 동안 꾸준히 해왔다. 특히 근무 장소가 도심지로 속하는 목포였기 때문에 외국인 강사 등과 어울릴 기회가 많아 그때부터 차근차근 준비했다.

▶세계 각국에서 학문을 연구하기위해 많이 올 것이다, 그들에게 한의학을 알릴 수 있는 기회기도 할텐데.
전통의학 선진국이라는 우리나라에서도 국민들이 인식하는 한의학의 비중은 높지 않은 편이다. 세계적으로 볼 땐 더 낮을 것이다. 한의학 자체의 현대적인 치료법을 연구하면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함께 공부하러 오는 그들에게 직접 TOP저널에 실린 한의학 논문을 보여주면서 이런 학문이라고 어필하면 이해시키기가 빠를 것 같다.

▶유학 후 한의학의 발전에 어떤 도움이 될 것인가.
크게 3가지 목표가 있다. 첫째로 대학병원과 로컬의 차이, 그리고 로컬 단위에서의 데이터 수집이다. 현 실정상 2만여 명의 한의사가 진료하면서 데이터를 만들어 수집하기는 쉽지 않다. 로컬과 병원이 보는 환자는 차이가 있다. 로컬은 일반적인 환자들이 많이 올 것이고 병원은 좀 더 큰 지병을 앓고 있는 환자가 많을 것이다. 로컬에서 다양하게 돌아가는 환자데이터를 모아보는 것이 목표다.
둘째로 한의 임상의 특징을 반영한 연구를 해보고 싶다. 예를 들어 감기환자의 경우 열성인 풍열감모(風熱感冒)와 한성인 풍한감모(風寒感冒)가 있다. 풍한감모에는 주로 마황탕(麻黃湯)을 쓴다. 하지만 데이터상으로 풍열감모와 풍한감모는 정해진 진단기준이 없어 임상의가 판단해야 한다. 그렇다고 획일적으로 처방하면 풍열감모 환자에게 마황탕을 처방해주는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또 발목에 침을 놓더라도 증상과 체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도 어려운 부분이 있다. 기존 연구는 개인별치료, 표준치료, 대조군 3가지를 나눠서 본다. 이런 것도 임시방편이며 개별화된 치료를 연구에 반영하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단순 효과 검증 연구에서 좀더 나아가, 실제 임상에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하고 싶다. 침 연구로 봤을 때 임상적으로 쓰는 침법의 종류가 많다. 실제적으로 임상의들이 필요한 정보는 침이 발목치료에 효과가 있다 없다가 아니고 어떤 침이 가장 효과가 있느냐다. 이런 부분에 대한 연구는 아직 접근이 어렵다. 감기환자한테도 어떤 처방이 효과가 있다 없다 수준이다.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앞으로 이런 부분을 연구해나갈 계획이다. 

▶유학을 준비하고 있는 한의학도나 한의사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왜 유학을 가야되는가’ 이 문제에 대한 답이 있어야 한다. 사실 본인도 유학을 준비하면서 딜레마가 많았다. 졸업하고 한의학 석사를 할 수도 있고 또 보건학 석사를 하려면 우리나라에서도 할 수 있어 굳이 유학만이 길은 아니었다. 돈을 더 들여가면서 미국으로 가는 것에 대해 스스로 답을 구하는 과정이 어려웠다. 이는 유학 자체가 목표가 되기보다는 본인이 계획해 놓은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계단에 ‘유학’이 들어가 있어야 한다. 즉 본인이 전체적으로 하고 싶은 것과 유학에 연계성이 있는 지는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김춘호 기자 what@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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