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 선정 때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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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지 선정 때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물어라”
  • 승인 2013.05.16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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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주 기자

신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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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 개원경험담 ② | 김희철 한의사 (서울 은평구 건강한의원)

성공·실패 가르는 가장 기본적 항목은 ‘친절 마인드’

▶개원 준비 어떻게 했나.
입지선정에 가장 고심했다. 처음부터 양도받을 생각하고 개원준비를 했기 때문에 신규개원을 하신 분들과는 입지선정 방법에 있어 약간 차이가 있을 것이다. 우선 한의사카페 등에 나온 양도한의원들을 최대한 많이 찾아가 봤다. 방문 전에 로드뷰 등을 통해 주변 지역을 파악하고 약속시간보다 미리 한의원 근처로 찾아갔다. 그리고 그 주변을 두서너 번 휘 돌아본다. 어떤 상점들이 있고 길의 오르막, 내리막 등의 지형, 자동차가 많이 다니는지 사람이 많이 다니는지, 횡단보도에 사람이 한 번에 몇 명씩 건너가는 지 등 유동인구 파악을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여러 번 반복을 하다 보니 머릿속에 몇 군데 후보지역들이 생기더라. 2~3개 정도의 후보 ‘구’가 있고 다시 그 안에 2~3개 정도의 후보 ‘동’이 생겼다. 그때부터 후보지역에 나오는 양도한의원들을 중점적으로 방문하고 시간이 있으면 그 지역들을 둘러봤다. 그런 과정들을 반복하던 중에 마음에 드는 곳을 양도 받게 됐다. 하지만 지나서 생각해 보니 조금만 더 느긋하게 찾아볼 걸 하는 후회가 드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웃음)

결혼 후 지방에서 공보의를 하다가 서울로 오게 되면서 집의 전세금을 마련하는데 이미 많은 돈이 들어가 있는 상황이라 자금의 여유가 없었다. 개원에 필요한 자금은 모두 은행에서 대출 받았다. 대출도 은행마다 금리가 다르고 또 지점마다도 약간 차이가 있기 때문에 신중히 선택해야 할 부분이다. 주로 한의사 카페에서 많은 조언을 받고 대출 은행과 지점을 결정했다. 하지만 처음 개원 계획을 세울 때부터 최소한의 자금으로 경험삼아 해 볼 수 있는 한의원을 찾아보자는 생각이었기에 개원자금이 그렇게 많이 투자된 경우는 아니다.

앞서 말했듯 최소한의 자금으로 개원하는 것이 목표였기에 인테리어와 의료장비 등 비용이 예상보다 많은 곳은 과감히 포기했다.

그리고 기타 개원준비를 하면서 큰 도움을 받았던 곳은 한의쉼터 등이다. 시간을 많이 투자해서 개원과 관련된 각종 정보들, 에피소드들을 빠짐없이 읽으려고 노력했다. 특히나 개원과 관련된 각종 서류에 관한 부분들은 처음에 좀 막연할 수 있는데 카페 내에 정리가 잘 돼있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주변에 개원 실패 사례가 있다면, 어떤 점이 문제였다고 생각하는가.
개원을 하고 힘들어 하시는 분들이 요즘 적지 않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실패 사례라면 내 얘길 하면 되지 않을까.(웃음) 다행히도 주변에는 개원에 성공한 사례들이 많다. 그래서 그분들에게 많은 조언을 들으려고 노력했고, 미흡한 결론이지만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환자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한의원에 와서 ‘이렇게 해주세요’ ‘저렇게 해주세요’ 하는 환자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 부분을 귀찮아하지 않고 최대한 상세하게 잘 설명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병을 치료하기위해 온 환자가 의사의 불친절한 말 한마디 때문에 오히려 마음의 병을 얻어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이것이 성공과 실패를 나누는 가장 기본적인 차이가 아닐까 생각한다.

▶개원준비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을 꼽는다면.
개원준비에 가장 중요한 항목은 입지선정인 것 같다. 개원 준비를 할 당시 많이 도와주셨던 선배가 말하기를 ‘무조건 가장 좋은 자리로 들어가야 되는데, 그 이유는 적당히 괜찮다 싶은 곳에 개원하게 되면 나중에 반드시 자리 탓을 하게 된다’고 하더라. 즉 입지가 아닌 다른 부분의 문제점들을 보기가 힘들어진다는 말이었다. 그렇게 되면 자꾸 이전을 반복하게 되고 정작 진짜 문제점은 계속해서 수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때문에 입지를 선정할 때 주의사항은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물어보라고 했다.

▶개원을 앞두고 임상부분은 어떻게 준비했나.
나름대로는 부원장 생활을 했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 특화진료를 하는 곳이 아닌 일반 한의원에서 부원장 생활을 1년 정도 했고, 그 기간 동안 정말 다양한 환자 군을 경험해 볼 수 있었다. 어찌 보면 책임에서 반 발짝 정도 떨어진 곳에서 여러 환자 군을 어떻게 치료하고 관리해 나가는지를 보는 게 많은 도움이 됐다.

▶개원준비를 하는 후배들에게 주의사항을 말해달라.
다시 개원준비를 한다면 많은 한의원을 참관해 보고 싶다. 많은 분들에게 많은 조언을 들었지만 직접 보는 것은 너무도 다른 세계더라. 동선, 장비의 사용, 상담, 직원관리, 물품의 배치 등등 사소한 것들을 얻는 경우가 참 많았다. 지금도 가끔 한의원에서 일하다가 사소한 문제들을 접하게 되면 ‘다른 한의원에서는 이걸 어떻게 처리해놓았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예를 들어 환자 치료 시 사용되는 침이나 부항, 뜸 같은 도구들을 어떻게 하면 가장 깔끔한 동선 상에 놓을까 하는 단순한 문제로 초기에 한참을 고민했다. 최적의 동선을 찾는데 1주일이나 걸렸다. 참관을 반복하게 되면 이러한 상황에서 다양한 보기가 나오게 되고 그만큼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개원에는 연습이 없다’라는 것이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 ‘경험삼아 하는 건데 뭐’, ‘해보면서 배우면 되지’라는 안일한 생각 때문에 한의원을 해나가면서 너무나 많은 문제들에 부딪히는 것을 경험했다. 그 문제들은 비단 원장의 몸과 마음을 힘들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환자들이 불편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후자의 문제는 참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배수의 진을 치고 완벽하게 한다는 마음으로 개원 준비해 내가 겪었던 수많은 오류들을 다른 원장님들은 경험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신은주 기자 44juliet@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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