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비평 - 「텡그리(단군은 있는가, 어디 있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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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비평 - 「텡그리(단군은 있는가, 어디 있는가) 」
  • 승인 2013.05.09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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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균

김홍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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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분석에 따른 우리 상고사(上古史)의 새로운 접근

정소문 著
서문당 刊
그동안 고고학적 성과를 통해 선사시대 이전의 우리 역사를 더듬어 보는 작업은 상당히 많은 접근이 이루어져 왔다. 하지만, 기록의 부재로 인해 선사 이래의 우리 역사는 아직도 대부분 제대로 밝혀지지 못하고 있다. 우리 기록에 등장하는 최초의 역사는 일연(一然, 1206~1289)이 지은 「삼국유사(三國遺事)」의 단군신화(檀君神話)를 통해 접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칭기즈칸이 몽골족을 통일하고 원나라 제국을 건설한 해에 태어나, 최씨 무인정권과 몽골의 고려 침입을 함께 겪는 고려 말의 모진 세월을 살았던 사람이다. 그러므로 그의 기록에 따른다 하더라도 단군이 고조선을 세웠던 시대를 3500년 이상이나 지나서 쓰인 것이므로 신빙성을 얻기 어렵다. 그래서 우리 고대사에 대하여 관심 있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기록이 풍부한 중국의 역사서들을 뒤지게 마련이다.

이렇게 어렵게 중국사서들을 뒤진다 하더라도 또렷하게 드러나는 바가 별로 없기 때문에 아직도 우리 고대사는 이웃나라의 침탈을 받고 있다. 국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중국의 동북공정이나 일본의 고대사 왜곡으로 점철되는, 꾸준하고도 집약적인 공략에 겨우겨우 그때마다 방어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우리도 보다 적극적인 국가적 지원이 아쉽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국민적 관심도 적고 젊은 연구자가 별로 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더욱 우리의 미래를 암울하게 한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등장한 이 책은 우리 고대사 연구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여러 언론사의 편집기자와 논설위원을 지냈던 저자의 언어적인 관심과 더불어, 직접 발로 뛰며 세계 문화와 문명의 유적지 1300여 곳을 답사하고, 평소에 가졌던 우리 고대사에 대한 식견들이 이 한 권에 담아졌다. 그러나 이러한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간간히 한자의 해석에 억지스러움이 묻어나고 그로 인한 논리의 비약이 아쉽다. 더구나 오랜 시간을 언론에 몸담고 있었던 것을 감안했을 때, 잘못된 해석에 따른 주장은 평가절하 될 수밖에 없기에 신중히 표현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우리 고대사를 다시 생각하게 하고, 특히 고대 지명과 인명의 문제를 쉽게 해결하고 있음이 장점이다. 그래서 ‘상고사어신해(上古史語新解)’라는 부제(副題)가 이 책을 대변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고대 언어의 해석을 몽골어나 시베리안 언어들에서 현재 한자로 표기되어왔던 것을 재해석 하자면, 기존의 고조선에 관한 역사가 축소될 뿐만 아니라 강역(疆域)에 관한 위치적 문제가 다시 논의되어야 하고, 삼한(三韓)에 관한 위치와 역사도 재해석되어야 하는 등 문제가 만만치 않다. 물론 홍산문화(紅山文化)가 일찍부터 일부 관심 있는 사람들에 의해 우리 역사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논지가 지적되었지만, 중국도 만만치 않게 준비하고 저들의 역사로 편입하고자 대대적인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서 새로운 고대사 전쟁이 한중간에 대두되고 있다.

우리 의학사에 있어서도 이에 발 맞춰 앞선 의학문화가 일찍부터 존재했었던 것을 피력할 수 있어야 하지만, 관심의 부재로 아무도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것이 답답하기만 한 실정이다. 여태껏 그래왔듯이 이런 추세라면 우리는 의학의 역사를 중국의학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종속적인 관계로 여전히 자리매김 되지 않겠는가! <값 2만원>

金洪均 / 서울 광진구 한국전통의학史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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