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한약 임상사례(58) 직접 경험한 보험한약 체험기
상태바
보험한약 임상사례(58) 직접 경험한 보험한약 체험기
  • 승인 2013.05.09 13: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준우

이준우

mjmedi@http://


이준우 / 경기 탑마을경희한의원 원장
보험한약 문화를 만들자
필자가 한의과대학에 입학할 당시만 해도 한의원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몸이 허약할 때 원기를 보충하기 위해서 ‘보약을 짓는 곳’이었던 것 같다. 그러다가 한의과대학이 많이 생기고 한의원이 늘어나면서 침치료를 하는 한의원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오히려 침치료를 위주로 하면서 한약을 권하는 한의원들이 보편적인 형태가 되고 있는 것 같다. 아마도 한의원을 개원하면서 침 뜸 부항을 준비하지 않은 한의원은 없을 것이다.
이제 앞으로는 개원하면서 침 뜸 부항과 함께 ‘보험한약’도 준비했으면 한다. 감기에 주로 사용하는 연교패독산 형개연교탕 소청룡탕 삼소음 그리고 위장질환에 주로 사용하는 반하사심탕 평위산 불환금정기산 반하백출천마탕 등의 보험한약 정도는 준비를 해놓고 한의원을 시작하면 어떨까 싶다. 한의원에 가서 통증이 있으면 침치료를 하고 감기나 위장질환이 있으면 ‘보험한약을 처방하는 문화’를 만들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감기에 걸리다
올해 4월은 예년에 비해 유난히 춥고 기온차가 컸던 한 달이었다. 그래서인지 겨우내 감기 한번 걸리지 않고 잘 넘기나 싶었는데, 4월 달에 들어서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필자가 직접 보험한약을 복용한 경험을 소개코자 한다.
우선, 4월 둘째 주에 감기가 시작되었다. 그 당시 주소증은 기침과 약간의 코막힘 그리고 후비루였다. 가래도 간혹 끈적하거나 맑게 나왔으나 많지 않았으며, 약간의 몸살기가 있었다.
마침 동료 한의사 원장의 한의원에 방문한 적이 있어 비내시경을 볼 수 있었는데, 하비갑개가 충혈이 되어 있었으며, 인두부위에 화농성 후비루는 아니지만 뚜렷이 후비루가 넘어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돌이켜 보면 감기로 인해서 생긴 급성 비염과 급성 기관지염 등으로 진단을 내릴 수 있었을 것 같다. ‘중이 제 머리를 못 깍는다’고 하는 것처럼 이상하게 의사인 나 스스로 병이 걸려도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제대로 약을 챙겨먹지 않게 된다.
증세가 심해지다
그러다 10일 후쯤인 4월 17일 날 회식이 있어 음주를 하고 잠을 잤는데, 다음날 아침부터 목안이 칼칼하면서 아프기 시작하였다. 4월 18일 날 밤은 증세가 정말 심했는데, 침을 삼키는 순간순간이 고통스럽고 기침도 때때로 해서 잠을 제대로 못 잤던 것 같다. 그래서 다음날부터 본격적으로 보험한약을 복용하기 시작하였다.
우선 감기의 시작은 오래되었고 몸살기는 없어 표증은 사라진 상태로 판단하였으며(표증이 있거나 감기 초기에는 연교패독산을 고려해볼 수 있다), 인후 부위에 국소적 염증이 심한 것으로 판단하여 風熱證으로 변증을 하고 형개연교탕 보험한약을 먹기 시작하였다. 증상은 비교적 빨리 좋아졌는데 다음날은 1/3 정도로 통증이 줄었으며 이틀 후에는 기침은 간혹 씩 하지만 인후의 통증은 거의 없어져서 약을 더 이상 복용치 않았다.

형개연교탕과 소청룡탕을 함께 복용하다
4월 22일 날 약속이 있어 음주를 하였는데 다음날 아침부터 다시 목안의 통증이 시작되어 형개연교탕 보험한약을 복용하였다. 그런데 형개연교탕 보험한약을 복용하면 인후통은 줄어드는데 오히려 후비루가 넘어가면서 발작적인 기침을 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에 누런 콧물이 뒤로 넘어가는 것이라면 형개연교탕 보험한약으로 후비루로 인한 기침도 좋아졌으리라 생각했으며, 오히려 후비루로 인한 기침이 악화되는 것으로 보아 맑은 콧물이 뒤로 넘어가는 것으로 판단하여 형개연교탕과 함께 소청룡탕 보험한약을 반반씩 섞어서 복용하였다. 이틀 정도 복용하고 나서는 인후통도 없어지고 후비루로 인한 발작적 기침도 없어졌다.

風寒과 風熱 소청룡탕과 형개연교탕
이미 여러 번 소개한 바와 같이, 부교감신경이 흥분해서 나타나는 secretion 위주의 감기인 경우 소청룡탕을 처방하고, 누런 콧물이나 편도종창 중이염 등 화농성 염증으로 발전하여 항생제 처방을 고려하게 되는 경우는 연교패독산이나 형개연교탕을 처방한다(보험한약 임상사례 25편)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secretion 위주의 감기와 국소적인 염증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으며, 필자의 이번 감기의 경우도 형개연교탕으로 인후염이라는 국소적인 염증을 가라앉히면서 오히려 후비루라는 secretion 위주의 감기가 심해져 소청룡탕을 함께 처방하여 증세가 호전되었다.
양방에서도 콧물과 인후통이 함께 있다면, 슈도에페드린과 같은 비충혈제거제와 함께 아목시실린과 같은 항생제를 함께 처방할 것이다. 우리도 역시 風寒感冒와 風熱感冒의 형태가 함께 나타날 경우, 소청룡탕과 형개연교탕 보험한약을 함께 처방하여 다스려나갈 수 있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