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마비 침치료 때 득기하는 게 치료효과 더 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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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마비 침치료 때 득기하는 게 치료효과 더 우수
  • 승인 2013.05.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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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동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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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한의사를 위한 연구동향(60)

[개요] 전통 한의학이론에서 침치료의 강도는 ‘득기(得氣)’ 라고 불리는 치료 역치를 넘기 위해서 일정 수준 이상의 강도로 시행되어야 한다고 오랫동안 믿어져 왔습니다. 득기는 자침 후 수기자극을 통해 경혈 주위의 쓰림, 따끔거림, 충만감, 통증, 온감, 냉감, 둔탁함, 방산통 등의 득기감을 유도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득기가 실제적으로 임상적 의미를 지니는가 아닌가에 대해서는 그동안 명확한 결론을 내릴 수 없었는데, 안면마비 환자의 침치료를 통해 득기가 임상적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연구한 RCT가 있어 소개합니다.

[논문 내용] 중국에 있는 11개의 3차병원에서 안면마비 발병 1주 이내의 다른 치료를 받지 않은 18~65세의 환자를 모집하여 득기군 167명과 대조군 171명으로 나누었습니다. 양군 모두 침치료를 받았으며 득기군은 수기자극을 통해 득기를 하였고 대조군은 수기자극이 없었습니다. 양군 모두 기본적으로 14일간 스테로이드(Prednisolone)를 투여했습니다. 0.25mm * 25mm 침을 사용하여 환측의 양백, 지창, 협거, 하관, 예풍과 건측의 합곡을 선혈하였고 30분간 매주 5회씩 4주간 총 20회 치료하였습니다. 득기군에서는 매 10분마다 득기를 시행했습니다.

주요 평가변수는 House-Brackmann score를 이용한 안면신경기능 평가입니다. 휴식, 눈꺼풀 올리기, 눈 꼭감기, 치아를 드러내기 등의 동작을 수행하고 캠코더를 이용해 녹화하였고 3명의 신경과 의사들에 의해 평가하도록 하였습니다. 치료 시작시점에 양군의 차이는 없었으며 6개월 후에 완전히 회복된 비율은 득기군이 150/167명(89.8%), 대조군이 121/171명(70.8%)이었습니다. (Addjusted OR 4.16, 95% CI 2.23-7.78) 2차 평가변수는 Facial Disability Index 와 WHO Quality of Life(brief version) score를 평가하였는데 6개월 후 득기군에서 각각 9.8점과 29.9점이 더 높았습니다.

그리고 각 군 환자들이 실제 느낀 득기감에 대해서 평가하였는데 통증(soreness), 따끔거림(tingling), 충만감(fullness), 쑤시는 느낌(aching), 냉감(cool), 온감(Warmth), 둔함(Heaviness), 방산감(Radiating sensation)의 8가지 항목에 대해서 각각 0~10점 사이로 평가하여 합산하였습니다(득기 스코어). 득기 스코어는 득기군에서 22.74점, 대조군에서 14.85점으로 득기군에서 훨씬 높았습니다. 이전 Hui 등의 연구(BMC Complement Altern Med 2007;7:33)에서 득기는 득기스코어가 20점을 넘은 경우로 정의하였는데 득기군에서는 80%가 득기를 경험하였고, 대조군에서는 1.6% 만이 득기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심각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필진 의견] 이 논문은 상당히 흥미로운 논문입니다.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면서 샴침과 비슷한 침 치료를 받은 이 연구의 대조군에서 6개월 후에 70.8% (Per protocol 분석시 77.1%)가 완전하게 회복되었다는 점인데 가장 최근에 나온 안면마비의 스테로이드 치료에 관한 코크란 리뷰(2010, Rodrigo et al)에서 치료율인 76.7%와 비슷했다는 점입니다. 참고로 아무런 치료도 받지않은 안면마비 환자의 자연 경과는 (Peitersen E, 2002, Acta Otolaryngol Suppl) 71%에서 완전한 회복이 이루어졌다는 보고가 이뤄진 바 있습니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득기가 없는 안면마비 침치료는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는 것에 추가적인 이득이 별로 없어 침치료를 안하는 것과 차이가 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므로, 안면마비 환자의 침치료 시에는 반드시 득기를 해야 하며 급성기가 지나 증상이 고정된 후에는 전침치료 등을 하는 것도 좋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연구에서는 득기를 위해 수기법을 시행한 득기군에서 실제로 득기감을 더 많이 느꼈으며, 득기군에서 안면신경마비가 완전히 회복된 비율이 더 높았기 때문에 득기가 실제로 안면신경마비의 회복에 영향을 주는 요소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 연구의 해석시 주의할 점은, 이 연구는 안면마비에 침치료가 단독으로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를 알아보려는 연구 디자인이 아니며, 두 군 모두에 스테로이드 투여를 했기 때문에 이 연구를 통해 안면마비에 침치료가 단독으로 효과가 있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합니다. 안면마비 발생 72시간 이내의 환자에서는 경구용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는 것이 장기간 경과에서 명확한 이득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초기의 환자에게는 스테로이드 투여를 위해 협진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본지 824호 2011년 10월 6일 자 참고) 또한 이 연구를 통해 모든 질환에 있어서 ‘득기’를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일반화하기도 어렵습니다.

한편, 득기는 치료자와 시술자를 Blind할 수 없기 때문에 플라시보 효과가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6개월 뒤에 득기군에서 안면신경마비가 완전하게 회복되는 비율이 더 높다는 객관적 결과가 있다면 그것을 플라시보 효과라고 해석하기 보다는 ‘득기’ 자체의 효과라고 보는 것이 더 합리적입니다. 플라시보 효과가 큰 통증과는 달리 이 연구에 이용된 안면신경 기능의 평가는 주관적인 평가와 플라시보 효과가 개입될 여지가 비교적 적기 때문입니다.

이 논문의 저자들은 그동안의 침치료 연구에서 부정적인 결과가 나왔던 이유는 부적절한 수기자극이 원인이었을 수도 있다는 언급을 하는데 침치료 연구의 해석과 임상에 있어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링크] http://www.ncbi.nlm.nih.gov/ pubmed/23439629

[출처] Xu SB, Huang B et al. Effectiveness of strengthened stimulation during acupuncture for the treatment of Bell palsy: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CMAJ. 2013 Feb 25. [Epub ahead of print]

 

※ 5월 참여필진 : 임정태, 이주현, 제준태, 정의민, 권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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