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의 모유황달시 임상에서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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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의 모유황달시 임상에서의 딜레마
  • 승인 2013.02.28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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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경

권수경

mjmedi@http://


대한모유수유한의학회 임상 관련 투고

임상에서 진료를 하다보면, 국제적인 가이드라인에 의한 상담과 실제적인 부분에서 혼란스러운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모유수유 중 가장 임상에서 혼란을 초래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모유황달입니다. 최근, 모유수유 한의학회 상담게시판에 황달에 대한 질문 글이 올라왔습니다.

질문: 출산한 지 43일된 아기인데, 아직까지 황달로 인해 흰자가 노란편입니다. 설사나 구토는 하지 않아서 병원에는 안가고 있지만, 아기의 짜증이 심해집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변 : 안녕하세요. J원장입니다. 아기의 황달 때문에 걱정이 많이 되시겠습니다. 아기의 출생시 체중, 현재 체중, 하루 모유섭취량이나 기저귀 개수 등을 알려주시면 더욱 정확한 답변을 해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쉽게도 지금 말씀해주신 정보로 제가 파악할 수 있는 것은 1)시기적으로 신생아 황달은 아니며 모유황달이라고 생각됩니다. 이것은 정상입니다. 2) 짜증은…. 당연한 겁니다. 그리고 아기가 짜증을 내지는 않아요. 그냥 본인의 요구사항을 울음으로 표현하는 거지요. 짜증은 엄마가 나는 거지요. ^^ 아기가 생후 2달째가 되면 노는 시간도 길어지고 두리번두리번 주변도 보고싶어 합니다. 빠른 아이들은 세워서 안아달라고 하고 목도 가누려고 하지요. 아기가 원하는 게 뭔지 잘 살펴보시고, 맞춰주세요. 지금 써주신 내용으로는 아기는 정상적으로 잘 크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주일후 다시 질문이 올라왔습니다.

재질문: 시어머니께서 걱정된다하시어 아기를 데리고 병원을 다녀왔습니다. 검사결과 수치가 15로 나왔습니다. 모유를 완전히 중단하고 6일동안 분유를 먹이라하는데. 영... 기분이 찝찝하더라구요. 태어날 때 황달주사 맞았는데도 불구하고 이러니까 너무 답답합니다. 선생님 어찌해야 할까요.

답변: 안녕하세요. 아기 황달수치때문에 걱정되시겠어요. 혹시 아기에게 어떤 징후가 있어서 병원에 다녀오신 건가요? (소변색이 진하다든가 대변이 안 좋다든가 잘 놀지 않는다든가 ...) 아니면 그냥 노랗게 보여서 다녀오신 건가요? (중략) 만약 저라면.

1) 모유수유를 다시 평가해보겠습니다. 아기가 충분히 먹고 있다면 괜찮은 겁니다.
2) 모유를 잘 먹고 있다면, 모유수유를 중지하지 않고 한달 후 빌리루빈을 재검사 합니다.
3) 재검시에도 빌리루빈 수치가 높다면 대사이상을 의심해볼 수 있으나…. 거의 확률이 낮습니다.
만약 모유를 끊어본 후 다시 황달검사를 하면 대부분 빌리루빈 수치가 많이 떨어집니다.

그러면 의사들은 “아 모유황달이었구나”라고 확진을 할 수 있고, 모유를 계속 먹이라고 하죠. 그런데 문제는 일주일 모유를 끊고 나면 엄마의 모유량은 확 줄어있고, 아기는 젖병에 익숙해져 모유수유를 실패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래서 새로 나오는 연구결과들은 ‘모유를 일시중단 하는 방법’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모유황달에 대한 논란은 모유수유 중인 엄마나 한의사 분들께서 자주 문의하시는 내용 중 하나입니다. 위의 답은 수유상담가로서 가장 이상적인 답변입니다. 하지만, 의학적 이론과 실제 임상현장에서의 갈등에 대해서 한 운영진이 문제제기를 하였고, 이에 대해 학회운영진들 몇몇이서 토의한 내용입니다.
저희가 아래 토의를 소개하게 된 이유는 다른 한의사 선생님들께서도 임상 현장에서 이러한 갈등을 경험하실 수 있기에 경험을 못하신 분들께는 간접경험의 기회로 삼으시고, 자주 이런 일들을 겪으시는 분들께는 참고할만한 자료들을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C> 생후 43일된 아기의 황달 때문에 학회로 문의하신 엄마가 다시 글을 올렸습니다. 운영진 분들께서 상담 부탁드립니다.
J> 제가 지난번에 상담한 엄마네요. 방금 답변 달았습니다.
K> 이론적으로야, 모유수유를 계속 권장해야 하지요. 제 경험을 말씀드리자면, 둘째가 모유황달이었습니다. 수치가 14정도로 일주일간 변화가 없었구요. “친정어머니께서 계속 압박합니다. 분유먹으면 좋아진다고 하지 않냐… 분유 먹여라” 저는 이게 생리적 모유 황달이라는 것임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안하더라구요.
K> 저는 결국 유축하고 이틀간 분유 먹였어요, 그랬더니 황달이 좋아졌습니다. 식구들에게 괜찮다고 확인시키고 다시 모유수유 했어요. 수유를 계속하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맞지만 하루, 이틀 분유먹인다고 크게 문제가 안 될 것 같아요. 제가 직접 겪어보니 저는 차라리 엄마 마음 편하게 하루이틀 분유 먹이고 다시 수유하라하는 게 어떨까 하기도 합니다.
P> 맞아요, 우리는 알아도 불안한데 일반산모는 그 압박감과 불안감을 견디기 힘들 거예요.
C> 6개월까지 되도록 완전모유수유를 권하는 이유는 면역학적인 이유를 많이 들잖아요. 면역학적 관점에서 아기에게 모유는 큰 도움이 되고 우유 제품은 항원 역할을 한다, 면역 성숙 과정에서 해를 초래한다 등 말입니다. 또 모유수유가 완전히 정착되기 전에는 하루라도 거르면 모유량이 확 줄어들기도 하구요.
J> 보통 병원에서는 황달의 경우 일주일 단유를 권해요. 그러다 보면 모유가 줄어서 완전모유수유를 못하게 되기도 해요. 갑자기 궁금한 게 생겼는데, 만약 선천적 대사 이상이라면 신생아 검사 때 스크린이 되지 않던가요? 모유황달이 지속되면 뭐가 문제죠?
M> 우리나라는 거의 스크린 됩니다. 만약 간담의 기질적인 문제가 없다면, 핵황달 말고는 황달이 걱정될 건 없어요. 백인들보다 황인종에게서 황달이 흔하고 위중하지 않은데 우리나라 소아과가 대부분 서구 의료기준이라 우리나라 실제보다 좀 타이트하게 적용하는 듯하다고 저는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다른 신체지표가 정상이라면 황인종의 경우 거의 정상범주라고 보는 견해도 많아요.
K> 보통 15 정도 나오면 2~3일 후에 재검해서 수치가 변화가 있는지 봅니다. 더 이상 증가하지 않으면 모유황달로 간주하더군요. 이때가 분유를 먹일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해 혼란스러운 시기이죠.
A> 제가 궁금했던 게 모유황달에 대해서 알면서도 불안한 그것의 실체가 무엇인지요.
K> 모유수유중 아기의 황달에 대해서 지금처럼 인터넷이나 전화로 상담이 들어오면, 우리가 직접 본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의학적 판단을 내려주기는 힘듭니다. 모유상담가로서 할 일은 이러이러한 상황을 설명해주고 모유수유전문가가 있는 다른 병원에 진료를 받아보라고 권유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 만약 우리 한의원에 이런 상담전화가 오면 이틀 끊고 재검하고 떨어지면 수유하라고 권하겠어요. 그동안 모유량 유지할 수 있는 도움을 주구요. 어찌 되었건 아기의 황달 수치가 15이면 가이드라인 상으로는 의학적 개입이 필요한 수치니까요. 저같으면 그러겠습니다.
S> 쭉 보니, 황달이 있는 아기의 엄마의 경우 아기 상태에 대한 불안감과 시어머니 개입에 의한 스트레스(?)가 문제인 거 같네요.
K> 그렇죠. 저희 둘째가 모유황달 판정 받았을 때 소아과 선생님께서, “수치가 더 증가하지 않는 걸 봐서는 모유황달입니다. 이럴 경우 분유 먹이면 좋아집니다. 만약 아이 얼굴이 노란 것에 스트레스 안 받을 수 있으면 모유수유 계속하셔도 돼요. 두달 정도 갈 거예요”라고 하셨어요, 옆에서 친정엄마는 ‘그냥 분유먹여’라고 하시고, 충분히 갈등되는 상황인거죠.
S> 모유황달 아기를 둔 엄마의 상황에서는 병원 의사의 말을 들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일 듯해요. 모유수유의 장점을 알고 있어 그렇게 하고 싶은데 분유수유를 권하니 속상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모유수유를 지속할 만큼 용기도 없구요. 그렇다면 저는 분유수유를 하신다면 모유수유를 지속할 수 있도록 유축하시는 방법을 알려드린다거나 아니면 엄마가 모유수유를 원하신다면 최대한 아기의 건강(혹시나 악화되는 확률을 낮추도록 병원을 자주 찾아갈 것)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드리면서 지지해드릴거 같아요.
M> 모유황달에 대한 바른 지식을 전달하는 것과 임상에서는 엄마가 처한 상황을 고려하여 융통성을 발휘하는 게 필요하겠군요.

권 수경
대한모유수유한의학회 편집이사


 황달에 관한 용어정리
황달은 생리적 황달, 조기모유황달(모유수유부족 황달), 모유황달, 병리적 황달로 나뉜다. 조기모유황달은 아기가 효율적인 수유를 못하거나 수유량이 적으면 빌리루빈이 배출이 되지 않아 생기는 것으로 가장 흔한 황달의 형태이기도 하다. 증상은 소변량이 감소하거나 체중이 감소하며 탈수가 생길 수 있으며 심하면 핵황달이 발생할 수도 있다.
모유황달은 병리적인 형태가 아닌 건강한 수유아로서 체중증가가 좋으며 병적인 다른 증상이 없으며 생리적 황달의 또 다른 형태로 간주한다. 대개 생리적 황달의 최고치에서 내려간 생후 5-10일경에 나타나서 생후 3-12주에 걸쳐서 황달이 감소한다. 의학적 개입은 빌리루빈 수치가 수평을 이룰 때까지 측정하고, 모유수유는 권장된다. 12~24시간 동안 모유수유를 중지하면 빌리루빈 수치가 감소하는데, 만약 이때 빌리루빈 수치가 떨어지면 황달의 원인이 모유임이 확실하므로 치료가 필요하지 않는다. 즉, 진단적 목적으로 모유수유의 일지적 중지가 사용된다. 그러나 모유수유의 중단의 위험성을 잘 따져서 평가해야 하는데, 많은 전문가들은 모유황달이면 모유수유 중단을 권하지 않는다.(출처, Core Cutrriculum for Lactation Consultant Practice 2nd). 그러나 상당수 소아과에서 모유 중단을 권하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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