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바디스 비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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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바디스 비대위!...
  • 승인 2013.01.3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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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주 기자

신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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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주 기자

‘천연물신약’ 문제는 한의계 전체가 공분하고 있는 최대 이슈이다. 빠른 시일내 해결해야할 절체절명의 과제다. 상대가 있지만 절대적으로 풀어야할 문제다. 현 협회 집행부 최대의 실책으로 전문가를 홀대하고 천연물신약에 대한 안이한 대처 등을 꼽는 사람이 많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가 탄생했고 이 비대위에서 전문가를 초청해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는 노력의 하나가 정책토론회이다.

 

하지만 지난 24일의 정책토론회와 관련돼 들려오는 얘기는 ‘여러 전문가들을 모아 한의계의 미래 정책을 끌고갈 리더십이 한의계 내에 과연 있나’ 하는 원초적 질문을 떠올리게 할만큼 충격적이었다. 그것도 소통의 부재를 절감해 탄생한 비대위에서 일어났으니 말이다. 비대위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잘 알기에, 이런 쓴소리를 할 수밖에 없음이 더 안타깝다.

이날 비대위 토론회는 참가자의 범위를 제한하기는 했지만 다수의 일반회원도 참석했다. 비공개로 진행한 이날 회의와 관련해 비대위에서는 참석자,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참석한 사람들도 내용에 관해선 입을 다물고 있다. 그렇지만 그날 일어났던 해프닝은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상황이다. 어떤 안건을 다뤘나가 중요하겠지만 그 전제는 합리적이고 논리적이어야한다는 점이다. 논의를 둘러싼 형식과 주최측의 태도는 그래서 더할 수 없이 중요하다. 그런데 참석자들 전언에 따르면 비대위의 공식직책을 맡고 있는 사람이 상스런 단어들을 거침없이 뱉어내고 이를 아무도 제지하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한 참석 한의사는 “비대위의 전략에 반대되는 입장을 펼친 패널의 의견에 대해 비대위는 수용하는 자세를 보이지 못했고, 오히려 언성을 높이며 공격적으로 대응했다”며 당시 분위기를 묘사했다. 그러나 또 한편에서는 “구체적인 근거 없이 비대위의 전략을 비꼬는 태도 및 비대위가 언급한 내용에 대해 일일이 말꼬리 잡기 식으로 대응했던 패널의 태도는 대화를 하자는 태도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참석자는 “법률문제와 관련된 사항에서 법무법인 화우 관계자는 마치 경찰서에서 취조하는 것같은 태도로 반대 입장을 펼친 패널을 공격하기도 했다”며, “비대위는 한의협의 소통의 부재로 인해 새롭게 구성된 조직인데 결국 비대위도 한의협과 비슷한 행태를 반복하려 한다”는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토론이라함은 상대방의 말을 잘 듣고 그 말에서 어폐를 찾고 질문하고 반박하고 그러면서 정답에 가까운 접근을 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토론은 그래서 창끝이 날카롭지만 품격이 느껴진다. 그런 면에서 이날의 정책토론회는 한의계가 가는 길이 정말 옳은지, 이를 이끄는 사람들이 진정한 한의계 리더인지, 한의계의 의견을 모으고 추진하는 사람들을 제대로 구성했는지, 한의사들의 성의로 추진하는 법률적 조언자들이 제대로 하고 있는지 여러 생각을 하게 해준다.

참석했던 전문가들 지적의 옳고 그름을 떠나 이번 사건이 우리에게 안겨준 것은 사람을 설득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더욱이 한의계가 설득할 대상이 한의계를 넘어 의료종사자들, 이해당사자들, 그리고 전 국민이라할 때 우리가 얼마나 내용 못지않게 절차와 방법을 신경써야하는지 큰 고민거리를 던져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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