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비평 - 「고사촬요 책판목록과 그 수록 간본 연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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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비평 - 「고사촬요 책판목록과 그 수록 간본 연구 」
  • 승인 2013.01.24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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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균

김홍균

mjmedi@http://


한민족의 숭고한 영혼이 빚어낸 만다라

김치우 著
아세아문화사 刊

「고사촬요(攷事撮要)」는 명종 9년(1554)에 어숙권(魚叔權)이 펴낸 유서(類書)다. 유서란 일종의 백과사전 같은 것으로, 조선시대의 중국이나 여진 등과의 외교(外交)를 비롯하여 일상생활에 필요한 일반 상식에 이르기까지 각종 지식들이 망라되어 있는 것을 말한다. 그러기에 시간이 지나면 지식이 확충되거나 사라지기도 하고, 오늘날 출판사가 달라지듯이 그 편찬자가 달라지기도 한다.

그리하여 영조 47년(1771)에 서명응(徐命膺)이 「고사신서(攷事新書)」로 대폭 개정하고 증보할 때까지 12차례나 간행되었다. 이 책 속에 수록된 「책판목록(冊版目錄)」은 나무 판에 글을 새겨 책을 박아내는 인쇄판의 목록이다. 이런 책판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것으로는 「팔만대장경(八萬大藏經)」이 있는데, 이런 책판의 소재가 전국의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기록한 것이 책판목록이다.

이 연구는 바로 이러한 책판목록에 대한 원형의 모습을 복원하고 지역별로 시대별로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를 추적한 결과이다. 저자의 「고사촬요」에 대한 이러한 노력은 수십 년간 이뤄지고 있으며, 이 책은 그 모든 것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이미 「고사촬요」의 책판목록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이를 응용하고 있는데, 그동안 원본의 복원이 아쉬웠던 점을 생각하면 관련 연구자들에겐 이러한 복원은 대단히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고사촬요」는 우리나라에서는 방각본(坊刻本)으로서는 최초이므로, 그 2백여 년간 조선 중기 이후의 우리나라에서 어떤 책들이 간행되고 어떻게 대중에게 소화되고 흡수되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자료다. 그러기에 한의학 서적들의 통용을 알려주는 중요한 정보가 바로 이 「고사촬요」를 통해서도 알 수 있기 때문에 의사학연구의 필수적인 자료다.

실제로, 여기에 책판목록으로 등장하는 것은 당시에 우리나라에서 간행되고 시장서점에서 팔려 나갔던 것이므로, 이들에 대한 연구는 당시 우리 선조들이 살피고 유행했던 서적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하는 것을 알려준다. 한의학 서적만 살펴보면, 「구급간이방(救急簡易方)」, 「거조도방복약수지(居助道方服藥須知)」, 「계주문(戒酒文)」, 「구급방(救急方)」, 「단계찬요(丹溪纂要)」, 「동원십서(東垣十書)」, 「동인경(銅人經)」, 「동인맥족도(銅人 簇圖)」, 「득효방(得效方)」, 「마의방(馬醫方)」, 「맥결(脈訣)」, 「명의잡저(明醫雜著)」, 「벽온방( 瘟方)」, 「산거사요(山居四要)」, 「산요서(産要書)」, 「삼원연수서(三元延壽書)」, 「상한부(傷寒賦)」, 「상한지장도(傷寒指掌圖)」, 「소문(素問)」, 「수친양로서(壽親養老書)」, 「식료찬요(食療纂要)」, 「신응경(神應經)」, 「심법(心法)」, 「양생대요(養生大要)」, 「어의방(御醫方)」, 「언해산서(諺解産書)」, 「영류령방(永類鈴方)」, 「오장도(五臟圖)」, 「우마치료방(牛馬治療方)」, 「우벽방(牛癖方)」, 「응골방(鷹 方)」, 「의안방(醫眼方)」, 「의학정전(醫學正傳)」, 「제생방(濟生方)」, 「증급유방(拯急遺方)」, 「진맥수지(診脈須知)」, 「찬도맥(纂圖 )」, 「창진방(瘡疹方)」, 「촌가구급방(村家救急方)」, 「치종비방(治腫秘方)」, 「치포이험(治疱易驗)」, 「화제(和劑)」, 「활인심방(活人心方)」, 「황달학방(黃疸 方)」 등 44종의 책들이 들어있다. 우리나라에서 간행된 값진 서적들의 값진 정보가 오롯이 들어 있으니, 우리 의서의 활용을 알아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값 2만 8000원>

金洪均 / 한국전통의학史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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