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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현민경 책임연구원(한국보건의료연구원)
"한의학 근거자료 구축 시급해요"
2013년 01월 24일 () 18:08:50 김은경 기자 carax30@mjmedi.com

“보건의료정책 의사결정은 ‘근거와 가치’가 핵심”

   

◇“한의학의 근거자료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한 현민경 책임연구원

현민경(37) 연구원은 대구한의대를 졸업하고, 동국대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 연구원은 전문의 시절, 한의사도 다양한 진로로 진출해야한다며 후배들에게 연구자의 길을 제안하기도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그 말을 스스로 실천하게 되었다. 현 연구원이 연구자의 길을 선택했을 때는 연구분야로 진출한 한의사가 많지 않았다.

 한방내과전문의를 취득 후, 한의학연구원에 입사했다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으로 이직한 후 한의약 R&D 기획평가관리분야 쪽 일을 맡았다. 2009년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연구기획단에 입사한 후 현재는 보건서비스분석실에서 연구과제책임자로서 다양한 연구방법을 활용하여 신속근거평가연구, 성과연구, 정책연구과제 등을 수행하고 있다.

“저는 의도한 것은 아니었는데 이직할 때마다 한의학과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한의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좀 더 객관적이고, 만약 다시 한의학연구를 한다면 병원에서의 진료경험과 다양한 정부산하 연구기관에서 일한 이력을 바탕으로 과거보다는 다양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향후 연구의 방향이나 흐름을 보다 넓게 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구요.”
그동안 젊은 한의사들이 미래의 희망과 포부를 이야기했다면, 현 연구원은 한의계에 현재 실질적으로 필요한 연구분야를 중심으로 말했다.

정책 의사결정의 키워드는 ‘근거와 가치’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 근무한 지도 벌써 5년차. 그동안은 연구원 연구사업수행에 치중했다는 현 연구원은 작년부터 다시 한의계에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되었단다. 평소 한의계에 취약하다 생각했던 연구분야가 자연스레 주된 화두가 되었다.

다양한 연구기관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그에게 우선 “정부에서 보건의료정책 연구분야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연구방향은 무엇이냐?”고 물으니, “저도 아직 공부중이긴한데 향후 보건의료정책을 이끌어갈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근거와 가치인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가 특히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도 근거생성 및 보건의료시스템이다.
“그동안 정부에서 정책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때 전문가 의견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면, 이제는 근거와 가치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합니다. 가령, 'A'치료약재와 'B'치료약재 중 비용과 효과의 측면에서 A가 좀 더 비용효과적이라면 그 근거를 바탕으로 A를 선택할 수 있도록 결정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한의계는 근거가 취약해 향후 근거를 바탕으로 한 정책의사결정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게 현 연구원이 우려하는 점이다. 이러한 시대변화를 대비하여 한의계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아니 대처해야 할까?
“현재 한의사들은 대부분 전자차트를 쓰고 한방병원에서도 EMR을 쓰고 있는데, 한의계가 머리를 맞대고 장기적으로 전자차트나 EMR을 연구용 자료를 수집할 수 있도록 만들어보면 어떨까 합니다. 진료기록을 통해 치료율이 얼마나 되고 어떤 질병을 어떻게 치료하고 있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데이터베이스화가 필요합니다.”
그는 한의계에서 구축한 환자 동의를 받은 환자등록자료를 심평원 청구자료와 연계하여 분석할 수 있다면 좀 더 많은 근거자료도 생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방에서 심평원과 공단의 청구자료를 활용하여 연구하고 있는 반면에 한의계는 활용할 자료가 극히 제한적이라서 근거자료생성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보험한약 활성화 통해 제도권 진입해야
그의 말에 따르면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기본적으로 이차자료를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하는데, 한의계는 이차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에 연구원에서 연구를 안 하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어도 자료가 없어 못한다는 것이다. 한의계에서의 근거자료 구축은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되는 시급한 일이다.
그는 또 비교효과연구 또는 경제성평가를 통한 보험 한약제제의 개선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현재는 보험한약제제를 잘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몇몇 한의사들이 말하는 것처럼 비보험한약제제들 중에 효과가 좋은 게 있다면 현재의 보험한약제제와 비교해서 비용효과적인 것을 밝혀주면 현재 등재된 것을 퇴출시키고 새로운 한약제제를 등재하는 것을 시도해볼 수 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연구도 한의계에서 보험한약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한 방안으로 진행해볼 수도 있습니다.”
그는 새로운 근거를 마련하는 노력을 해서 건강보험에서 한의계가 차지하는 포션을 늘려나가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노력들이 결국 한의학이 제도권으로 진입하는 방법이고, 한의학분야에서 현재 필요한 연구들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부터 차츰 바꿔가자는 것이 가장 최선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의계 내에서 현재 정책변화와 맞물린 교육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만성질환관리제와 관련해서 한의사들이 당뇨병환자들을 진료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진료할 때 상병코드에 많이 넣는 것 같진 않았습니다. 정부에서는 구체적인 통계로 잡을 수 있는 만성질환을 진료했고 할 수 있다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에 현 연구원은 한의사들에게 연구방법론, 차트 기록법 및 상병코드 입력법 등 정책변화와 맞물려 필요한 기본적인 재보수교육을 시의적절하게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정부가 한의계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정책방향을 제출해서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변화와 맞물려서 순발력 있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연구결과 정책 반영되는 게 가장 큰 보람”
연구원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연구에 필요한 기본적 공부가 안된 상황에서 연구진행과 연구방법론 학습 등을 함께 병행해야 했던 것이다. 그만큼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그래서 현 연구원은 연구원으로 진로를 생각하는 젊은 한의사들에게 “최소한 체계적 문헌검색방법과 영어를 비롯한 다양한 외국어 공부, 통계 및 역학 등을 미리 공부해 두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양방쪽 학회에서 방법론을 배울 수 있는 곳이 많으니, 학회 참가 및 연수교육을 통해 배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연구원으로서 보람을 느꼈던 점도 있었다. 진흥원에 근무할 때 한의약산업 관련해서 기획한 연구가 실제 반영되는 것을 보며 보람을 느꼈다는 현 연구원은 “향후 한국의 보건의료시스템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는 것을 직접 볼 수 있고, 거기에 제가 한 연구결과가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며, “결국 연구결과가 정책에 반영되어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는 것이 연구원으로서는 가장 보람된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중 한의계 연구분야의 취약점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말했다. 한의계에서도 이러한 취약한 지점에 대해 공유하고 근거를 마련해서 향후 정책 개선에 반영할 수 있도록 몸소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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