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부항 시술의 표준화 목소리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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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부항 시술의 표준화 목소리 대두
  • 승인 2003.06.1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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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홍보, 수가인상, 무면허자 통제에도 도움
개원가, 필요성에 공감 … 침구학회도 관심 표명


침놓는 방법에서 부항하는 방법에 대한 순서와 동작, 행위 등을 표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한의계에서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자침할 때나 부항을 뜰 때 일정한 순서와 규정에 따라 시술하게 해야 무분별한 시술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침을 놓더라도 자침할 때부터 발침할 때까지 지켜야 할 동작과 순서, 시술장소, 사전·사후 조치사항 등을 규정하고, 부항도 환부의 소독에서부터 부착, 석션, 제거 등에 이르기까지 한의사가 지켜야 할 규율을 규정할 것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런 주장이 제기된 것은 상황이 크게 변했기 때문이다. 침은 양의사와 무면허업자 등으로 퍼져나가고 있고, 부항은 물리치료사들이 시술하는가 하면 목욕탕에서도 시술하는 등 일반화된 조짐을 보이고 있어 대처가 시급한 상황이다.

외적 여건의 변화에 대처도 중요하지만 한의계 내적으로도 시술을 표준화할 필요성이 제기된 지 오래됐다. 국민의 의식은 높아져 위생적이고 신뢰성있는 치료방법을 원하는데 한의계의 관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술의 표준화는 보험청구에서도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1회용 침을 사용하지 않고, 치료에 대한 백데이타도 없어 침 수가를 현실화시킬 수 없는 실정이다. 한방의료보험 관계자들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표준적이고, 근거가 풍부하고, 고민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의협 보험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1천원 받는 습식부항을 정상적으로 하면 1만원을 청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한다. 시술의 표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확인해 준다.

대국민홍보와 수가의 문제를 떠나서 국민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베푼다는 차원에서도 시술의 표준화는 시급하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타의료인들은 수술실에서 침을 놓는데 한의사는 옷을 입은 상태에서 침을 놓는다면 국민이 한의사를 신뢰성있는 직업군으로 인정할 것이냐는 의문이 인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인식한 탓인지 강남의 일부 한의원에서는 침 시술시 수술용 장갑을 낄 정도로 침시술방식을 세련되게 다듬고 있어 좋은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처음 문제를 제기한 조현모 원장(충남 천안 제중당한의원)은 “양방에서 칼, 바늘, 실이 있다고 아무나 시술할 수 없듯이 한의학도 침과 부항이 있다고 아무나 시술할 수는 없는 일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시술규정을 명확히 해야 안으로는 의료인으로서의 품위와 신뢰를 얻으며, 밖으로는 무면허자의 시술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선 개원의들도 시술의 표준화가 ‘좋은 의견’이라고 평가했다. 한 한의사는 “한의계에서 미처 그런 규정을 마련치 못했다”면서 논의 자체를 환영했다.

김갑성 대한침구학회장은 “시술 동작과 순서 등의 문제는 한의대 교과과정에 이미 반영되어 있다”고 밝히면서도 “규정을 마련하는 일이 일선 개원가 다수의 요구라면 다음 학회이사회에서 의견을 개진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한의계는 표준규정이 만들어져 보수교육을 이용해 계몽하면 빠른 시일내에 한의계의 관행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어 앞으로 시술방법의 표준화 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 예상된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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