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한약과 양약의 병용요법에 관한 고찰(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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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한약과 양약의 병용요법에 관한 고찰(5)
  • 승인 2013.01.17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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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중

윤성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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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과민반응 등 각종 병증이 악화되는 경우

윤 성 중
대한한의사협회
중앙약무위원
아래에 서술한 한약과 양약의 병용은 약물과민반응, 약인성질병 및 기타 병발 증상을 가중시키거나 유발하기도 한다. 병용요법에서 있어서 이런 점들을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

(1) 판람근ㆍ당귀ㆍ천심련과 페니실린G의 병용은 페니실린 쇼크의 위험도를 높이므로 조심하여야 한다.
(2) 부자ㆍ초오ㆍ천오·백부자 및 aconitine을 함유한 한약제제와 aminoglycosides 항생제와의 병용은 이명 ·이롱 등의 청신경독성을 가중시키므로 병용을 금한다.
(3) 부자ㆍ초오ㆍ천오ㆍ황약자 등 간독성을 가진 한약은 rifampinㆍtetracyclineㆍerythromycinㆍchlorpromazine 등의 명백한 간독성을 가지는 양약들과 병용하면 간독성의 발생이 더욱 용이해 진다. 위의 두 가지 약물을 병용하면 안 된다.
(4) 해열진통약과 주사ㆍ파두 등의 강력한 약효를 가진 한약과의 병용은 소화기의 출혈 및 천공을 유발할 수 있다.
(5) 항간질약과 창이자ㆍ뇌공등·부자 등과의 병용은 간손상의 위험을 가중시킬 수 있다.

(6) 은행잎제제와 aspirin의 동시 복용은 뇌출혈의 위험도을 높인다. 은행잎제제와 acetaminophenㆍergotamineㆍcaffeine 등 성분의 약물을 동시에 복용하면 경막하혈종의 위험도가 높아진다.
(7) 수은을 함유한 한약 및 한약제제를 potassium bromideㆍsodium bromideㆍpotassium Iodide 등을 병용하면 약인성장염(藥因性腸炎)이 발생한다. 주사의 황화수은이 장관내에서 브롬 혹은 요오드와 결합해 자극성을 띄는 mercuric bromide 및 mercuric iodide을 생성하여 결국 약인성장염 또는 이질을 유발한다.
(8) 수은을 함유하는 한약 및 한약제제는 안식향산나트륨이 함유된 제제와 병용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들을 병용하면 가용성 벤젠수은염을 생성하여 약인성 수은중독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9) 수은을 함유하는 한약 및 한약제제는 ferrous sulfateㆍ아질산아밀과 같은 환원성을 가지는 양약과 병용할 수 없다. 이들을 병용하면 Hg++-환원성Hg+의 독성을 증강시킨다.
(10) 녹용과 감초는 glucocorticoid양 성분이 있어, 위점막을 자극하는 aspirin 등의 해열진통제와 다량의 녹용과 감초를 병용하면 소화기의 궤양이 유발될 수도 있다.

(11) 다량의 도인ㆍ백과ㆍ행인 등과 methaqualoneㆍceozapineㆍdiazepam을 병용하면 호흡중추가 억제될 수 있고, 간기능의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12) 육신환ㆍ사향보심환(麝香保心丸 ; 인공사향ㆍ인삼ㆍ인공우황ㆍ육계ㆍ소합향ㆍ섬수ㆍ용뇌), 익심단(益心丹 ; 인삼ㆍ당귀ㆍ맥문동ㆍ산조인ㆍ천화분ㆍ오미자ㆍ원지ㆍ신곡ㆍ주사ㆍ석창포ㆍ토사자) 등과 propafenoneㆍquinidine을 병용하면 급성심정지(cardiac arrest)가 나타날 수가 있다.
(13) 칼륨이 풍부한 하고초ㆍ택사ㆍ백모근ㆍ편축ㆍ금전초ㆍ우슬ㆍ사과락ㆍ곤포ㆍ한련초ㆍ청호ㆍ오미자ㆍ익모초ㆍ인진 등을 칼륨보전이뇨제와 병용하면 고칼륨혈증이 나타난다. 또, 강심제와 병용하면 고칼륨혈증이 나타나고 강심제의 효과를 저하시킨다.
(14) 감초가 들어간 처방과 비칼륨보존성 이뇨제를 병용하면 속발성 위알도스테론증이 나타날 수 있다.

약물작용의 상호길항이 나타나는 경우

아래의 경우는 약물작용의 상호길항으로 약효의 감소 및 소실이 나타나기도 한다.
(1) 인삼ㆍ영하구기자ㆍ다엽 등과 warfarin의 병용은 warfarin의 항응고효능을 감소시켜 혈전 유발 가능성을 높이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2) 당귀ㆍ황기ㆍ감초ㆍ단삼ㆍ포공영ㆍ황금ㆍ익모초ㆍ산사ㆍ백지ㆍ팔각회향ㆍ아위ㆍ정향유ㆍ생강ㆍ마늘ㆍ은행잎ㆍ울금(curcumin) 등과 heparinㆍwarfarinㆍtirofibanㆍaspirinㆍclopidogrel과의 병용은 출혈 가능성을 높인다.
(3) Ephedrine이 든 한약 및 한약제제는 중추신경 흥분작용이 있어서, 최면진정약인 chlorpromazineㆍphenobarbital 등과의 병용은 chlorpromazineㆍphenobarbital의 약효 감소를 유발한다.
(4) 지실의 항쇼크성분인 N-methyl-amideㆍsynephrine은 주로 α-수용체에 작용하는데, 지실과 α-수용체 차단제인 phentolamine과의 병용은 phentolamine의 약효 감소를 유발한다.
(5) Glucocorticoid양 성분을 함유한 녹용ㆍ적하수오ㆍ감초ㆍ인삼 등은 혈당을 높이기도 하므로, 혈당강하제(tolbutamideㆍphenforminㆍinsulin 등)와 다량의 녹용ㆍ적하수오ㆍ감초ㆍ인삼 등과의 병용은 바람직하지 않다.

글을 마무리하면서

상기와 같이 한약과 양약의 병용요법에 대한 자료들을 살펴보았다. 국내외의 연구들이 초보적인 단계에서 자료의 수집과 정리 및 향후의 연구방법 개발단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병용요법에 대한 연구도 부족하고, 이들 나라의 전문가들 사이에 회의적인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두 의학의 이론체계가 다르고, 안전용량 설정 및 혈중약물농도 모니터링이 어렵고, 병용요법으로 발생하는 부작용들을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과 중국에서 병용요법이 널리 진행되고 있는 것은 병용요법에 의한 부작용이 드물었고, 두 약물이 상호보완작용이 있으며, 이러한 병용요법이 충분히 유의성의 있다는 것이 현재의 잠정적 결론이다.

병용요법 부작용 적고 유의성 있어

향후 이루어질 병용요법의 본격적인 연구결과가 환자에게 유익한 방향으로 도출된다면 한약의 우수성 내지는 한약 응용의 다양성을 얻게 해줌으로써 한의학이 질병치료에 있어서 좋은 의료수단임을 증명하게 해주며, 이를 통해서 보다 많은 질병과 환자를 치료하는데 기여하도록 해 줄 수 있겠다. 만약 병용요법의 결과가 불리하게 나온다면, 한약이 양약과 마찬가지로 한약의 전문가인 한의사에 의해서만 처방, 관리, 지도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시켜 주는 근거가 될 것이다.

이러한 연구는 한의사로 하여금 보다 정밀하게 처방하고 환자에 대한 철저한 복약지도를 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한약과 양약의 병용요법은 부작용도 나타내지만 많은 장점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양방의사들의 일방적이고도 무분별한 한약금지 복약지도는 과학을 공부한 의사로서의 도리가 아니다.

현재 미국과 유럽ㆍ일본ㆍ중국의 의사와 연구진들은 한약을 포함한 천연물요법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미국의 내과학교과서에도 천연물 단일제제를 넘어 육군자탕 등의 복방 한약제제까지 실리고 있는 실정이다. 가까운 미래에 이들의 연구 성과가 의료계의 메인으로 부상할 것이다. 이때가 되면 한약을 애써 무시하고 폄하하던 양방의사들은 과연 어떤 마인드로 한약을 대하게 될지 궁금하다.

양방의사들의 한약에 대한 열린 마음을 촉구하는 바이다.

새로운 한국적 의약체계 만들어 세계시장으로 나서야

결론적으로 말하면 한약과 양약의 병용요법은 약물의 복용량을 줄이면서도 치료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을 감소시켜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보건당국과 두 의학계는 지속적인 협조와 연구를 통하여 ‘한약과 양약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

이는 궁극적으로 ‘한약과 양약의 장점과 결점을 서로 연구, 보완하여 새로운 한국적 의약체계의 수립’을 하는 길이라고 하겠다. 새로운 한국적 의약체계는 국민건강에 기여함과 동시에 세계시장에서 한국의약의 위상을 높이고 새로운 국부를 창출할 수단이 될 것이다. 요즘 회자되는 ‘녹색성장’이란 바로 이런 분야에서 나와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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