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한약 임상사례(50)-‘공공의 도구’ 보험한약 사용 확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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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한약 임상사례(50)-‘공공의 도구’ 보험한약 사용 확대하자
  • 승인 2013.01.10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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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우

이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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正氣存內 邪不可干

퍼즐을 맞추다 보면 비교적 쉽게 맞추는 부분이 있는 반면, 맞추기 상당히 어려운 부분들이 있을 것이다. 우리들 인생도 마찬가지로 비교적 수월하게 지나가는 시기가 있는 반면, 어렵고 힘든 시기가 있다. 지금의 한의계는 아마도 퍼즐에서 상당히 어려운 부분들을 맞추고 있는 시기가 아닐까 싶다. 건강기능식품, 천연물신약, 첩약의보, 실손보험 등등 최근 일련의 의료시장의 흐름들은 한의사들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시련들을 안겨다 주고 있다.
모든 위기가 마치 외부에서 기인된 것으로 보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우리 스스로의 구조적 취약성에 기인한 부분이 많으며, 이를 「素問 刺法論篇」에서는 ‘正氣存內 邪不可干’이라고 하였다. 지금 이 시대가 요구하는 한의학계의 변화를 필자는 두 가지라고 생각하는데 첫째는 표준화된 진료형태를 갖추라는 것이고, 둘째는 치료의학으로 거듭나라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보험한약 사용 확대는 시대적 사명이다

아마도 양방병의원에 가면 어느 병원에 가든지 비슷한 종류의 진료형태와 비슷한 종류의 처방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고혈압으로 진단되면 노바스크와 같은 칼슘채널차단제와 함께 아스피린과 같은 혈소판억제제가 처방될 것이며, 내시경으로 역류성식도염이 진단되었다면 프로톤펌프억제제와 함께 H2 receptor 길항제 같은 약들이 처방될 것이다. 양방병의원에서는 다양한 질환들을 치료하면서 우선적으로 보험이 되는 약재들을 선택해서 처방하고 있다.

양방은 총진료비 대비 보험약재비의 비율이 30%정도에 이른다. 즉 양방은 공공의 도구인 보험약 사용이 총진료비에서 30%를 차지하기 때문에 비교적 표준화된 진료를 해나갈 수 있다. 반면에 우리 한방은 총진료비에서 보험한약 약재비의 비율이 1~2% 수준에 불과하다. 즉 우리는 면허상으로는 같은 한의사일지 몰라도, 실질적으로는 공공의 도구를 거의 사용하고 있지 않으며 전혀 다른 도구를 사용하고 있는 직군인 것이다.
요컨대 보험한약 사용확대는 우리가 표준화된 진료형태를 갖추고 치료의학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필수적인 과정이라 생각된다.

우리 토양에 맞는 우리 것을 만들어내자

90년도 초중반, 필자가 학생 때는 중국의 변증의학을 배우자는 시류가 많았던 것 같다. 동의보감과 방약합편 위주의 처방에서 탈피해서 체계적으로 정리된 변증시치 의학을 도입하자는 분위기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10여년 지나고 2000년도 초중반, 필자가 한방병원에서 근무할 당시에는 일본 한의학 즉 EBM을 통해서 보다 확률적으로 검증된 치료방법을 배우자는 움직임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되며 그 당시 임상연구를 하는 토양도 많이 형성된 것 같다.
중국과 일본 한의학의 환경이 다르며 한국 한의학 또한 다르다. 이제는 우리 토양에 맞는 한의학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대한민국의 한의사들은 대부분 개원의 형태로 진료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해답은 개원 한의원에서 찾아야 한다.
한의원의 수많은 임상례들이 하나로 모이고 그리고 그 임상례들의 성과가 정리되어 다시 개개 한의원으로 돌아갈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도 보험한약임상사례 23편(11년 11월 24일자)에서 제시한 ‘진찰과 차팅의 매뉴얼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모든 문제점들의 해결은 보험한약 사용에서 시작된다

“왜 보험한약을 사용하지 않으세요?” 이렇게 물어보면 “품질이 안 좋아서요” “종류가 별로 없어서요” “마진이 안 남아서요” “부형제가 많아서요” 등등 보험한약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문제들의 해답은 역시 보험한약을 사용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보다 많은 한의사들이 사용하면서 그 경험을 공유하고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개선해나가는 노력들이 필요하다.
2013년 癸巳年에는 보험한약 사용이 더 이상 일부 한의사들의 관심이 아니라 모든 한의사들의 관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며, 무엇이 안 좋아서 사용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보다는 사용해보니 소청룡탕은 어떤 회사 제품이 좋고 형개연교탕은 어떤 회사제품이 안 좋았다고 하는 이야기가 들리기를 바란다. 아울러 올 한해 보험한약을 이용한 보다 다양한 임상례들이 발표되기를 기다려 본다.

이준우 / 경기 탑마을경희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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