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한약과 양약의 병용요법에 관한 고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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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한약과 양약의 병용요법에 관한 고찰(3)
  • 승인 2013.01.0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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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중

윤성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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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과 양약의 병용이 불리한 경우

 

윤성중
대한한의사협회 중앙약무위원  
한약과 양약은 상호 길항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며, 약물흡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치료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 한약과 양약은 상호 협동과 길항작용을 통해 약물 흡수에 영향을 미친다. 이 둘의 병용으로 약효가 감소되는 경우도 있는데, 각각 나타나는 반응과 결과가 다르다. 한약과 양약의 병용이 불합리하면 화학반응으로 인하여 약물 흡수에 직ㆍ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쳐 약효를 감소시킨다.

 

1. 산ㆍ알칼리 중화반응과 약물의 가수분해 반응

(1) 오매ㆍ산사 등의 산성을 띠는 한약을 제산제인 aluminium hydroxide gel 등과 병용하면 산ㆍ알칼리 중화반응이 발생한다.

(2) 감초 및 glycyrrhizic acid를 함유한 한약제제도 quinineㆍephedrine 등의 알칼리성이 비교적 강한 알카로이드 성분과의 병용이 적당하지 않다.

(3) 인삼ㆍ삼칠근ㆍ원지ㆍ길경ㆍ양유근ㆍ사삼ㆍ속단 등 사포닌 성분을 함유한 한약은 산성이 비교적 강한 약물과 병용하면 안 된다. 왜냐하면 산성 환경과 효소작용 하에서 사포닌은 매우 쉽게 가수분해 되어 효능을 잃기 때문이다. 사포닌 성분을 함유한 한약은 ferrous sulfateㆍ차탄산창연 등 금속이온을 함유한 염류약물과 병용할 수 없다. 왜냐하면 병용한 후 침전물을 형성해 흡수를 어렵게 하고 치료효과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4) Quinone을 함유한 대황ㆍ적하수오 등은 알칼리성 약물과의 병용이 적합하지 않다.

(5) 약산성 약물ㆍaminoglycoside antibioticsㆍaspirinㆍbarbituratesㆍtetracycline 등은 붕사 및 붕사제제와의 병용이 적합하지 않다. 붕사 등의 알칼리성 약물은 파킨슨병 치료약인 levodopa를 신속히 분해시키고 불활성의 멜라닌을 생성시킨다.

(6) Sulfonamides는 인체의 알칼리 소변 중에 용해도가 높고 배설이 신속하므로 산성 소변 중에 결정이 생성되어 신장을 손상시킨다. Sulfonamides와 대량의 유기산을 함유한 한약 및 한약제제(예 : 산사ㆍ오미자ㆍ목과ㆍ오매 및 보화환ㆍ산사환 등)의 병용은 sulfonamides는 산성조건 하에서는 아세틸화(acetylation)를 진행하지 못해 항균작용을 상실하며, sulfonamides의 부작용을 증가시켜 비뇨기의 출혈을 유발하기도 한다. 또, 이들 한약은 nitrofurantoinㆍrifampicinㆍaspirinㆍindomethacin 등과도 병용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러한 한약은 이들 양약의 신장흡수를 증가시켜, 양약의 신장독성을 가중시키기 때문이다.

(7) 와릉자ㆍ해표초ㆍ주사 등과 같이 알칼리성이 비교적 강한 한약 및 한약제제는 펩신제제ㆍaspirin 등과 같은 산성약물과 병용하면 치료효과가 감소한다.

(8) 알칼리성이 비교적 강한 한약 및 한약제제는 tetracycline류의 항생제ㆍquinine 등과 병용할 수 없다. 왜냐하면 tetracycline류 항생제와 quinine 등의 장관 흡수를 감소시켜, 혈액 내의 약물농도를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9) 알칼리성 성분을 함유한 한약 및 한약제제는 비타민B1과 병용할 수 없다. 왜냐하면 위산을 중화하고 비타민B1의 분해를 촉진, 비타민B1의 약효를 떨어뜨린다.

(10) 대황ㆍ호장근ㆍ적하수오 등 anthraquinone류를 함유한 한약은 알칼리성 양약과 병용할 수 없다. Anthraquinone류의 화학성분은 알칼리성 용액을 쉽게 산화시켜 약효를 저하시킨다.

2. 침전 형성

(1) 호장ㆍ편축ㆍ사계청ㆍ황약자ㆍ대금전초ㆍ마편초ㆍ오배자ㆍ지유ㆍ가자ㆍ석류피ㆍ대황ㆍ산수유ㆍ목과ㆍ금앵자ㆍ계내금 및 황련상청환(黃連上淸丸)ㆍ육미지황탕 등 탄닌을 비교적 많이 함유한 한약 및 한약제제는 펩신제제ㆍ디아스타아제ㆍmultienzyme 등의 소화효소류 약물과 병용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러한 소화효소류 약물의 화학성분은 주로 단백질로, 펩티드결합 혹은 아민결합을 가지고 있어, 탄닌과 쉽게 결합하여 수소결합 화합물을 형성한다. 이는 위장에서의 흡수를 어렵게 하고, 소화불량과 식욕부진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2) 탄닌을 비교적 많이 함유한 한약 및 한약제제는 비타민B1과 병용할 수 없다. 왜냐하면 병용하면 체내에서 강력한 결합물을 생성시켜서 체외로 배출시켜 약효를 잃게 하기 때문이다.

(3) 탄닌을 비교적 많이 함유한 한약 및 한약제제는 양약의 진통제ㆍchlorphenamine 등과 병용할 수 없다. 왜냐하면 병용하면 침전물을 생성시켜 체내흡수를 어렵게 한다.

(4) 탄닌을 비교적 많이 함유한 한약 및 한약제제는 tetracycline류 항생제 및 erythromycinㆍrifampicinㆍgriseofulvinㆍnystatinㆍlincomycinㆍclindamycinㆍneomycinㆍampicillin 등과 병용할 수 없다. 왜냐하면 병용 후 탄닌산염 침전물을 생성시켜 흡수를 어렵게 하고, 결국 약물의 생물이용도와 치료효과를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5) 탄닌을 비교적 많이 함유한 한약 및 한약제제는 ephedrineㆍberberineㆍstrychnineㆍquinineㆍreserpineㆍatropin류 약물과 함께 쓰면 안 된다. 병용 후 용해되지 않는 탄닌산염 침전물을 생성시켜 체내흡수를 어렵게 하고, 치료효과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6) 탄닌을 비교적 많이 함유한 한약 및 한약제제는 칼슘제ㆍ철분제ㆍ염화코발트 등 금속이온을 함유한 양약과 함께 병용하면 안 된다. 왜냐하면 병용한 후 회맹부 결합에 침전물을 형성하여 약물의 흡수를 어렵게 하고 약효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7) 알카로이드 성분을 대량 함유한 한약 및 한약제제(예 : 황련ㆍ부자ㆍ마황ㆍ현호색ㆍ지백지황탕ㆍ부자이중탕 등)는 효소제제와 병용하면 침전을 일으키므로 병용이 적당하지 않다.

(8) 단삼주사액을 lomenfloxacin주사액과 혼합하면 다량의 백색 침전물을 형성하므로 혼합해서는 안 된다.

(9) Scopolamine과 atropin은 금속이온을 가진 석고 등과 병용되면 침전 혹은 변색반응을 유발하고 약효를 감소시킨다.

 

3. 착화합물(coordination compound) 형성

(1) 여러 종의 금속원소(예 : 알루미늄ㆍ 칼슘ㆍ마그네슘ㆍ철ㆍ인 등) 광물질 성분의 한약 및 한약제제(예 : 석고ㆍ해표초ㆍ석결명ㆍ용골ㆍ모려ㆍ와릉자ㆍ명반ㆍ자연동ㆍ자석ㆍ대자석ㆍ적석지ㆍ종유석ㆍ시호가용골모려탕 등)는 tetracycline류ㆍmacrolides antibioticsㆍisoniazidㆍrifampicin 등과 병용되면 금속이온들이 tetracycline류 등 약물의 분자내의 amide와 R-OH 결합을 하여 착화합물을 형성한다.

(2) Quercetin 성분을 가진 약물(예 : 시호ㆍ선복화ㆍ상엽ㆍ괴화ㆍ괴각ㆍ산사ㆍ측백엽)은 calcium sulfateㆍmagnesium sulfateㆍferrous sulfateㆍaluminium hydrateㆍbismuth carbonate과 병용되면 착화합물을 형성하므로 병용해선 안 된다.

(3) 단삼 및 단삼제제와 strychnineㆍephedrineㆍlobelineㆍ비타민Blㆍ비타민B2는 cytochrome c oxidase와 착화합물을 형성, 침전을 일으키므로, 이들 약물과는 병용해서는 안 된다. 또, 단삼 및 단삼제제는 제산제(gastric antacids) 중의 금속이온과도 착화합물을 형성하므로 제산제와 병용을 피해야 한다.

(4) 결핵약인 Isoniazid는 철ㆍ마그네슘ㆍ알루미늄ㆍ칼슘 등의 금속이온과 만나면 금속 환원반응을 유발하므로 석고 등 금속이온을 함유한 한약과 병용하면 안 된다.

(5) 칼슘ㆍ마그네슘ㆍ철 등 금속이온을 포함하는 한약 및 한약제제는 levodopa와 병용할 수 없다. Levodopa에는 유리페놀수산기가 있어서, 위 한약들의 금속이온과 만나 침전반응을 일으킨다. 이 침전물은 약물의 흡수에 영향을 주고, levodopa의 효과를 줄일 수 있다.

 

4. 체내 효소대사에 미치는 영향

(1) 대황과 대황성분을 함유하는 한약제제는 pancreatinㆍpepsin 등의 효소제제와의 병용은 좋지 않다. 대황이 효소류의 소화작용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2) 금은화ㆍ연교ㆍ황금ㆍ황련ㆍ어성초 등 한약은 유산균류 제제와 병용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들은 비교적 강한 항균작용이 있어, 유산균류 제제의 활성을 억제 혹은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3) 신곡ㆍ맥아ㆍ담두시 등의 소화효소와 효모균이 주성분인 한약은 항생제와 동시에 복용하면 효소작용을 파괴하고 치료효과를 저하시킨다.

(4) 혈여탄ㆍ애엽탄ㆍ모려탄 등의 탄류 한약은 multienzymeㆍ펩신 등과 병용할 수 없다. 왜냐하면 탄류 한약은 효소류 제제를 흡착시켜 치료효과를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5. 기타

(1) 봉밀ㆍ이당 등 당을 비교적 많이 함유한 한약 및 그 제제는 인슐린ㆍglibenclamide 등 당뇨병 치료 양약과 병용은 주의해야 한다.

(2) 반하사심탕 등 위배출 촉진작용을 하는 한약의 복용 중이나 지사약 복용 중에 위장의 연동운동을 억제하는 항콜린제의 병용은 좋지 않다.

(3) 당귀(Angelica sinensis)는 nifedipine(혈압강하제)의 약효를 증가시키므로, 이들의 병용시에는 수시로 혈압을 체크해야한다.

(4) 대황ㆍ다엽 등의 oxalic acid를 함유한 한약과 탄산칼슘 및 칼슘보충제와의 병용은 불용성화합물을 형성하여 칼슘의 체내흡수를 어렵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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