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이 만난 사람 - 경희의료원 동서협진실 류재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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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이 만난 사람 - 경희의료원 동서협진실 류재환 교수
  • 승인 2012.12.2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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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정 기자

이예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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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별진단만 제대로 해도 치료율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경희대학교 동서협진실 류재환 교수가 한의사들이 임상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감별진단에 대한 정확한 개념과 활용법에 대한 강의를 내년 1월 5일부터 3주간 실시한다.
한의과대학에서 양방의 진단과목을 배우는 기간은 대학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한 학기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진료현장에서 임상한의사가 가장 취약하기 쉬운 것이 ‘감별진단’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이유다.
일반 개원가에서도 “임상을 시작한 지 10년이 지나도 감별진단에 대해서는 확신이 서질 않고, 졸업한 지 5년 내외의 개원의들은 개념 정리가 잘 안돼 우왕좌왕하고, 임상에서의 자신감도 점차 떨어지고 있다”는 푸념어린 목소리들이 종종 들려오던 차에 개원한의사를 대상으로 한 강의계획이 발표된 이후 관심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개원가에서 흔히 접하는 질환 위주의 감별진단 강의
한·양방 복수면허자로서 경희의료원 동서협진실에서 1996년부터 진료해 온 류재환 교수는 “한의학은 정확한 병명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어서 애매하고 감별진단이 어려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의학적인 여러 가지 진단법이 있으므로 이를 완전히 무시하면 한의학의 정통성이 흔들리기 때문에 그 진단법은 그대로 사용하되, 진단의 정확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서 감별진단을 확실히 해 종합적인 판단을 한다면 임상에서 범하기 쉬운 오류도 줄일 수 있고, 효과 면에서도 검증하기가 훨씬 용이해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의는 일반 개원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질환을 중심으로 할 예정인데, 예를 들어 호흡기 질환에서는 기침과 연관된 것을 모두 하고, 머리와 관련해서는 치매 우울 뇌졸중 등을, 심장에 있어서는 부정맥 또는 심근의 병증 등을, 근육골관절질환에 있어서는 퇴행성 골관절질환과 통증에 대한 이해를 돕는 강의를 해주면 훨씬 접근하기가 쉬워질 것이란다.
즉 환자가 기침을 할 때 양의학적으로 기침을 유발할 수 있는 기전, 기침에 수반되는 질환들을 발췌하고, 각각의 차이점을 설명해 주고, 진단법은 이렇게 하고, 치료는 이렇게 하고 등등을 제시하면서, 최종적으로 한의사가 접근할 방법은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게 되는 것이다.
최근 들어 암의 발병빈도가 높기 때문에, 시간이 허락한다면 암에 대한 개론 정도의 특강도 계획하고 있다. 또한 노인 인구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상태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질환 중에서 노인성 질환과, 젊은층이 주로 힘들어 하는 신경정신계 우울증 질환 등을 중심으로 해서 증상별로 정리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12월 중 「통합의학」 교재 발간 계획
감별진단을 하려면 일단 기본적으로 검사방법이나 검사내용을 알아야 할 수 있다.
류재환 교수는 “한의원에서는 검사를 할 수는 없지만, 한의원 내원 환자들의 60% 이상은 이미 검사를 받고 오는 환자들이기 때문에 그 검사내용을 듣고, 판단하는 수밖에 없다. 이는 모든 의료기관이 대학병원처럼 검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수 없기 때문에 양방의 작은 규모의 병의원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류 교수는 “검사결과가 2년이 지나고, 검사한 지가 오래되었다면 환자에게 이런 이런 검사는 해보는 게 좋겠다고 권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의방식은 슬라이드를 이용한 이론 강의와 함께 평상시에 임상을 하면서 느꼈던 점, 어려웠던 점들에 대해 질의응답하는 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특별히 강의교재는 필요하지 않지만, 12월 중으로 「통합의학」이라는 교재가 출간될 예정인데, 한의학에서 설명되는 여러 질환들이 양의학에서는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비교하고 유사한 것들을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평가해 묶어놓았으니 참조하면 좋을 것 같다는 게 류 교수의 제안이다.
류 교수는 “이 책의 구성은 양방적인 기초내용들이 최신 업데이트 판으로 서술돼 있어서 감별진단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천식환자의 경우, 비염과 호흡기 및 피부질환 등이 수반되는데, 한의학 고문헌에서 천식과 유사한 증상들을 뽑아놨으며,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했는지에 대해 해당하는 양의학적 진단명을 찾아서 배열해 놓았다”면서, “앞으로 2~3년마다 지속적으로 임상에 근거한 다양한 질환에 한의학이 관여하는 것을 체계적으로 분류하는 작업을 통해 개정·증보 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복수면허 취득과 통합의학에 대한 생각
복수면허자 이다보니 한의학과 양의학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류 교수는 한의학과 양의학의 장점을 잘 살려 질병치료에 효과적으로 접목시키는 ‘통합의학’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높다. 류 교수가 통합의학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을 알기 위해서는 3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류 교수는 “경희대 설립자이신 故 조영식 총장님은 평소 한의학 발전 및 한의학과 서양의학의 조화로운 융합이라는 대전제하에 새로운 의료의 틀을 만들려고 하셨다. 그 일환으로 한의대 졸업생 중에서 의대 편입의 기회를 부여하는 편입제도가 도입돼 본인이 그 수혜대상이 되었지만, 아쉽게도 그 이후에는 후진양성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해 아직도 통합의학의 길은 험난하고 멀다”고 말했다.
“모든 의료행위는 질병치료와 의료서비스에 대한 환자만족도 강화”라고 강조한 류 교수는 “의료인은 환자가 병원을 방문한 이유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치료에 임해야 하는데 아직 미진한 점이 많으며, 환자나 보호자가 원할 경우 상호 협력하에 환자교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면 치료효율을 배가시킬 수 있을텐데 경희의료원의 경우만 보더라도 전체적인 분위기는 그렇지 못하다”고 털어 놓았다.
그리고 이러한 이유로 류 교수는 “양 학문간 대화 부재에 있다”고 지적했다. 양의사들은 한의학을 아예 잘 모르니깐 접근하지 않고, 한의사는 양의사들이 원하는 치료 근거를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의계 차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류 교수는 “특히 한의대 교수들이 먼저 협진에 대한 적극성을 가질 필요가 있고,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자꾸 치료효과를 밝혀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
류 교수는 “바람직한 통합의 길로 가기 위해서는 환자의 치료와 예방을 위해 꼭 필요한 시술인가, 장기간의 추적관찰에 따른 부작용 문제, 경제적 이점, 더 나아가 국민보건향상에 필요한 것인가 등을 반드시 검증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더불어 “통합의학은 한양방 처방이 모두 포함되는 것으로 각각의 영역에서 환자의 질환을 약물치료, 행동치료, 영양치료, 운동치료 등 한 크리닉 내에서 같이 관리해 주는 것으로 한의학적으로는 면역과 재활 쪽이 가장 접근하기 좋은 것 같다”며, “이를 시스템화 해서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췄다.

<류재환 교수 약력>

1980.2경희대 한의대 한의학사/ 1987.2경희대 의과대학 의학사/ 1991.2경희대학교 대학원 의학석사

1991.3내과 전문의 취득/1999.2경희대학교 대학원 의학박사/1996.3~現 경희의료원 동서협진실 실장

2004.3~現 경희대학교 동서의학대학원 /동서의학과 과장 및 주임교수/2008.3~2010. 2 한국통합의학회 부회장

2008.5~2011. 12 대한동서의학회 회장/2007.7~現 전국병원불자연합회 회장

<주요 연구분야>

- 뇌졸중 및 성인병

- 동서협진질환


이예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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