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비평- 「한국의 단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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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비평- 「한국의 단청」
  • 승인 2012.12.06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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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균

김홍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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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청의 기원에서 문양, 안료, 시공까지의 해설서

 

곽동해 著 학연문화사 刊

답사여행을 다니다보면 우리나라 전역에 걸쳐 단청(丹靑)이 곱게 되어 있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궁궐은 물론이거니와 사찰과 사당, 그리고 옛 관청과 서원 및 각종 누각 등에서 만날 수 있다.

 

그런데 실은 이러한 건물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그 적용범위는 조각상이나 공예품 등을 채색하는 행위나 서(書)ㆍ화(畵)ㆍ회(繪) 등의 개념을 망라하기 때문에 꽤나 폭넓은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이 단청이다. 그러므로 단청의 대상은 목조 건축물을 포함하여 고분이나 동굴의 벽화, 칠기, 공예품, 조각상, 장신구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다시 말해 우리 생활의 아주 가까이에서 단청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이렇게 폭넓게 적용되는 채색문화는 멀리 청동기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신석기시대에 움집을 짓기 위해 목재를 이용해 원추형 지붕을 형성하던 주거방식이, 청동기시대에 이르러 목조건축물로 주거형태가 변하였기 때문이다. 이는 현재 전하는 가장 오래된 단청유물인 서한(西漢)시대의 묘에 부장되었던 가옥형 채색토기에서 그 면모를 볼 수 있다. 적ㆍ백ㆍ흑색 등을 사용하여 서까래부리와 주두, 벽 등에 단순한 기하학적 패턴을 장식한 것인데, 같은 시대에 이웃했던 우리나라 고조선시대도 이와 같은 주거형태가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것은 북위(北魏)시대(386~534년)에 조성된 돈황석굴의 단청이나 벽화가 그려진 양식이, 우리나라의 고구려 고국원왕 27년(357)에 조성된 황해도의 안악고분보다 더 나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석실 벽면과 천장에 그려진 각종 그림이 그러하거니와, 주두에 채색된 귀면(鬼面)문양과 연화문양, 그리고 당초문양 등은 당시 건축물의 수준 높은 양식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이 책은 단청의 기원과 역사에서부터 한국단청의 특색과 채색의 변천, 그리고 한국 단청의 조형양식과 단청문양 등을 설명하고, 이에 필요한 안료와 도채방식에 대하여 상세하게 나열하였으며, 단청시공에 필요한 준비사항과 그 순서를 실제의 사진을 곁들여 세밀하게 설명하고 있다.

단청의 시공이 목재의 부식을 막아주고 미적 감각을 살려주는 의미에서 출발하였지만, 그 양식의 끊임없는 발달로 다양한 문양을 지님으로써, 그 철학적 의미에서의 오방색이 고르게 갖춰지고 동ㆍ식물의 문양이 그려져서 이 땅의 사람들이 어떠한 의식을 가지고 당시를 살았는지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당시 생활의 면모를 짐작할 수 있으며, 특히 당시의 보건 위생과 의학적 관념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청동기시대에 있었던 가옥형태를 통해 고조선시대의 주거환경을 엿볼 수 있으며, 고구려 당시에 그려졌던 벽화를 통해 온돌의 사용이 건강에 미친 영향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며, 각종 동ㆍ식물의 문양을 통해 질병과 약재로 사용된 종류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단군신화에 등장하는 쑥을 통해 고조선시대에 사용했던 뜸법이 「상한론(傷寒論)」에 어떻게 투영되었고, 고조선시대에 재배되었던 콩이 어떻게 「상한론」에 두시(豆 )로 표현되게 되었는지를 찾아볼 수 있으며, 침(鍼)의 기원이 고조선시대에서 유래한다는 것을 통해서 약과 뜸과 침을 사용하는 고조선시대를 새롭게 조명할 수 있으리라 여긴다. <값 5만 원>

김홍균 / 한국전통의학史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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