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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미래 짊어질 젊은 연구자들(11)-최정윤 (카이스트에서 줄기세포학을 전공하는 한의사)
“줄기세포 연구로 만성·난치성 질환치료에 기여하고파”
2012년 11월 22일 () 11:19:56 김은경 기자 carax30@mjmedi.com

카이스트에서 줄기세포학을 전공하는 한의사가 있어 만나보았다. 주인공은 경희대 06학번 최정윤 한의사(25)로 줄기세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고등학생 때부터였다고 한다.
“청소년시절부터 막연히 사람을 치료하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고등학교 때 줄기세포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었을 때, 윤리적 문제가 해결되고 안정적인 치료용 줄기세포(stem cell)가 확보된다면, 의학의 전반을 바꿀 수 있을 만큼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분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줄기세포 연구는 실질적 치료혜택 줄 수 있다는 것에 매력
그렇게 호기심만 가지다 몸과 마음을 함께 치료하는 한의학에 매력을 느껴 한의대에 진학하게 되었다. 대학시절 임상실습과 의료봉사활동을 하면서 한의학적 치료로 회복되는 환자들도 많이 보고 보람도 느꼈지만, 임상의로서의 한계도 느꼈다.
본과 3학년때 본격적으로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연구자의 길을 다짐한 것도 그러한 간극을 스스로 해소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특히 다른 연구분야들 중에서 줄기세포학을 선택한 것은 사람을 좀 더 실질적으로 치료하는 것에 가까운 연구분야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저는 줄기세포 연구를 통해 만성, 퇴행성질환 등 난치성 질환에 새롭게 접근하여 보다 큰 범위에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고 싶은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본과 4학년 때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을 알게 되면서 구체적인 진로를 정하고, 올해 입학했다.
“저는 카이스트에 오기 전 줄기세포는 커녕 일반 세포도 직접 키워본 적이 없었습니다. 줄기세포는 일반 세포에 비해 배양이 까다롭지만 호기심과 의지가 있다면 도전해 볼 만한 흥미있고 가치있는 분야인 것 같습니다.”

환자특이적 유도만능줄기세포와 세포분화메커니즘 연구
최 씨가 속한 연구실에서는 주로 인간배아줄기세포((human embryonic stem cells; hESCs)와 인간유도만능줄기세포(human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s;hiPSCs)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배아줄기세포(ESCs)는 배반포(blastocyst)의 내부세포괴(inner cell mass)에서 분리하여 배양한 세포로, 다양한 세포로 분화가 가능합니다. 원하는 cell type으로 분화하는 발생과정에서의 메커니즘을 규명하거나, 독성평가, 효율증가 등 여러 측면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유도만능줄기세포(iPSCs)는 이미 분화가 끝난 성인의 체세포를 역분화시켜 배아줄기세포와 유사한 분화능력을 갖게 만든 것으로, 지방이나 골수에 존재하는 성체줄기세포보다 다양한 세포로 분화가 가능합니다. 환자특이적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만들어 ‘질환모델’연구를 통해 질병메커니즘 규명, 약물검사 등에 활용할 수 있으며, 환자에게 직접 주입하는 세포 치료법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유도만능줄기세포는 환자 자신의 체세포로부터 유도되어 분화시키기 때문에 면역거부반응이 적고, 배아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윤리적 논란에서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안전성 확보, 낮은 분화효율 등의 문제가 남아 있어 유도만능줄기세포의 실용화를 위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가 연구적인 흥미를 가지고 있는 주제는 무엇일까?
“저는 간 관련 유전질환의 환자특이적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만들어 연구 중에 있는데, 환자특이적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만들어 질환모델을 확립하며, 대안적 치료모델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비만 당뇨 등 대사질환과 관련된 세포분화메커니즘에도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의 연구실에는 생명과학을 전공한 연구자들이 대다수다. 학부에서는 생명과학에 대해 배운 것이 적다보니 지식면에서 부족함을 느낀다는 그녀는 요즘 기초학문을 열심히 공부하는 중이다. 또 지금은 주로 논문을 읽는데 시간을 할애하다보니 인문학 서적을 읽는 시간은 줄어든 것 같단다.

한의학과 줄기세포, 직접적인 연결점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민중
줄기세포연구가 한의학 치료와 접목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면 어떤 점이 있을까?
최 씨는 “현재 치료가 어려운 퇴행성 질환 및 유전질환 등 난치병 치료에 있어 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치료가 근본적인 치료요법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며, “한의학 또한 같은 목적으로 각광받으며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가능성 있는 연결고리를 찾아보자면, 줄기세포를 이용한 한약물 독성평가, 한약 추출물 등의 성분 검사를 활용한 분화조절, 임상적으로는 줄기세포치료 및 한방치료의 협진효과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줄기세포연구와 한의학과의 직접적인 연결점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민 중입니다. 이곳에서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이 두 학문의 발전에 어떻게 협조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까 고민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흔히 한양방을 빗대듯, 같은 산 정상에 올라가기 위해 서로 다른 길을 올라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방법론의 차이가 크지만 산을 오르는 것처럼 공부를 할수록 그 간격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줄기세포학을 공부한 지도 벌써 1년째. 한의학공부에 익숙해지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던만큼 다시 생명과학 패러다임에 적응하는 데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터. 특히 어려움에 부딪히는 점은 무엇일지 물어보았다.
“의문을 제시하고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통해 검증해나가는 당연하게 여겼던 과정이 실제로 매우 쉽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또 배우고 있습니다. 특히 저는 연구의 첫걸음이 되는 ‘왜?’라는 물음표를 던지는 것이 지금도 어렵습니다. 한의학을 공부하면서 음양은 돌고 도는 거니까 이것도 맞고 저것도 맞다는 전체론적 사고방식에 익숙해져서인지, 이상한 점이 보여도 능구렁이처럼 넘어가려는 습성이 자꾸 나타납니다. 물론 과학도 가설을 설득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지만, 어떤 면에서든 애매한 것을 그냥 넘어가는 것은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면에서는 항상 신경쓰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좋은 연구는 좋은 질문에서 나오듯, 그도 좋은 질문을 던지기 위한 과도기를 겪고 있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연구를 통해 만성, 난치병 치료에 기여하고파
반면 대학원생활에 대해서는 매우 흡족한 모습이었다. 요즘에는 서울에 가는 것이 답답하고 공기가 안 좋다는 생각이 든다며 주말에도 학교에 있는 날이 많다고 했다. 특히 대학원 생활에서 가장 만족하는 점은 무엇일까?
“학생들이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에 만족합니다. 또 주변에 여러 분야의 전공자들이 있다보니 협력연구를 하는 것에 대해 서로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그런 연구 분위기가 잘 형성되어 있다는 점이 장점인 것 같습니다. 이런 열린 형태의 연구환경을 경험 해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끝으로 최 씨는 “지금은 유도만능줄기세포연구를 하고 있지만, 이외에 구체적인 연구주제나 진로에 대해 정한 것은 아직 없다”며, “지금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연구하는 것에 흥미를 느끼고 최종적으로는 줄기세포연구를 통해서든 다른 연구를 통해서든 만성, 난치성 질환의 치료에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전 =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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