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외부공격 대응의 한계… 이제는 우수한 ‘한의학스타일’을 보여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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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외부공격 대응의 한계… 이제는 우수한 ‘한의학스타일’을 보여달라
  • 승인 2012.11.15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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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주 기자

신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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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입시철, 수능을 치른 학생들은 저마다 미래를 꿈꾸며 대입준비에 분주하다. 특히 ‘이번 대입은 정보력이 좌우한다’라는 뉴스의 헤드라인은 여느 때와 크게 다르지 않게 정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실제 미래를 위한 탁월한 선택을 위해서는 신속·정확한 정보를 얻는 일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예비한의사를 꿈꾸는 수험생들은 어떤 정보를 얻고 있을까?
얼마 전 국내유명 대학 학내 커뮤니티에서는 한의학을 폄하하는 배너광고가 게재됐다. 해당광고는 ‘침술 미신을 깰 때가 됐다. 당신이 침술에 대해 들어본 거의 모든 것은 틀렸다’ 등의 문구로 입시철 한의대를 지망하려는 학생들에게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광고를 만들어 게재한 곳은 지난 9월 출범한 ‘과학중심의학연구원(이하 과의연)’으로, 출범당시 과의연은 “그간 한의학계에서 ‘근거중심의학적 한의학’ ‘EBM 한방’ 등 명칭을 통해 마치 한의학에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처럼 포장해 왔다. 사실 그 어떤 비과학적 치료법들도 임상시험을 해보면 미미하고 애매모호한 수준 정도에선 근거가 나타나곤 하는데 한의학계는 그런 낮은 수준의 근거를 대단한 근거라도 되는 양 포장해왔다”고 비판하며, “과학중심의학만이 한의학 같은 비과학적 의료를 막아낼 최후의 보루”라고 강조한 바 있다.

사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한의학 폄하광고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입시철에도 한방대책특별위원회에서 수험생 사이트 ‘오르비’에 한의학의 허구성을 운운한 광고를 게재함으로써 논란이 됐고, 이에 대한한의사협회는 한특위를 고소한 일이 있었다.

광고의 문구는 마치 흑색선전과 같이 근거 없는 사실을 악의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설령 한의학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해왔던 이들이라 할지라도 판단을 흐리게 만들고 있다. 물론 그때그때 한의계는 대응을 한다지만, 계속되는 외부공격에 대응만으로 그친다면 한의학 및 한의사의 이미지를 보존하는데 과연 효과적일까?

일례로 70년대 후반 맥도널드는 맥도널드 햄버거에 지렁이 고기가 섞여있다는 허무맹랑한 소문에 시달렸다고 한다. 맥도널드는 강력히 부인했지만 오히려 강력한 부인은 그 소문을 모르는 사람에게도 알려져 매출이 줄었고, 이에 맥도널드는 지렁이와 관련이 없는 다른 좋은 이미지를 사람들에게 심어주면서 지렁이 소문을 자연스럽게 잊게 만들었다고 한다.

물론 외부공격에 대한 대응이 필요없다는 것은 아니다. 그에 앞서 한의계는 어떠한 외부공격에도 흔들리지 않을만한 한의학의 장점 및 우수성에 대해 알릴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자면 현재, 그리고 10년, 20년 후 한의학 및 한의사가 꼭 존재해야만 하는 미래의 ‘한의학스타일’을 설정하고 알릴 수 있다면 외부의 공격은 더 이상 무의미해질 것이고, 설정된 미래상을 위해 발전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신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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