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561)-「(언해)治腫方」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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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561)-「(언해)治腫方」①
  • 승인 2012.11.15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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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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治腫醫 임언국이 남긴 秘傳 外科術

 

「치종방」

흔히 한의학은 외과수술을 하지 않고 탕약을 내복하여 치료하는 것이 위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의 연구로 침이나 뜸처럼 외부 경혈자극을 통한 치료법 아니고도 직접 절개도를 사용하여 외과수술을 행하는 치료법도 시행하였다는 것이 차차 밝혀지고 있다. 그중에 가장 대표적인 외과치료법이 기록되어 있는 책이 바로 「치종비방」 혹은 「치종지남」 등으로 알려진 조선시대 治腫醫 任彦國(생몰년 미상)의 治腫方이다.

그간 임언국이 남겼다고 하는 치종전문서는 의학사에 이름만 남아 전해졌을 뿐 그 실체가 일반에겐 잘 알려지지 않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 몇 년간 한국의학 고전명저를 차례대로 국역하는 과정에서 일본과 중국에서 임언국이 지은 治腫 전문서가 하나 둘 발견되면서 우리들로 하여금 비상한 관심을 자아내게 한 바 있다.

그때 당시의 감동과 책에 담겨진 의미를 적어 소개한 것이 본고 제350회 ‘해외에서 찾아낸 우리 옛 의학책’(2007년 9월 3일자)과 제351회 ‘사라진 외과술의 흔적을 찾아서’(2007년 9월 10일자)라는 제목으로 2회에 걸쳐 실었던 「治腫指南」편이다.

또 이에 앞서 다소 내용은 소략하지만 국내에 전승된 임언국의 치료술을 전해주는 전본(한국의학대계 수록 安瑋刊本)으로 「治腫秘方」이란 서제의 책을 제245회 ‘조선 자생 외과수술법의 흔적’(2005년 5월 16일자)편을 통해 알린 바 있다.

특별히 이번에 소개하고자 하는 치종서는 이전에 소개한 安瑋刊本의 내용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새로 疔腫, 肉毒, 附骨疽, 皮風瘡, 聯珠瘡, 治腫奇捷, 기죽마혈법 등 적지 않은 내용이 추록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의 권수에는 ‘治腫秘方附’라고 제목이 달려있고 그 아래 ‘禮賓寺主簿任彦國遺方’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원문이 비록 임언국의 손으로부터 나왔지만 처음 간행한 이후 다시 보완하여 개정하였기 때문에 이렇게 표기한 것으로 보인다.

원래 이 책은 치종의로 이름 높았던 임언국이 조정에 진상했던 치료방[遺方]을 전라도관찰사 안위가 입수하여 당시 금산군수였던 李億祥으로 하여금 1559년(명종14)에 간행케 한 것이다. 현재 국내에 전존하고 있는 판본은 내의원에서 편찬한 「救急良方」이 함께 合本되어 있다.

원간본의 내용은 火疔, 石疔, 水疔, 麻疔, 縷疔 등 5疔에 대하여 증상과 치료법을 논하였고 鹽湯沈引法, 土卵膏, 千金漏蘆湯, 蟾灰, 鹽湯沐浴法, 背腫 등에 관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본디 구술로 받아 전해진 것이고 계획적으로 서책으로 꾸밀 생각이 아니었던지라 내용이 서로 뒤엉켜있고 차서도 정연하지 못한 점이 있다. 

이에 반해 新本은 정종, 치종기첩, 諸危惡症 등에 대한 설명이 추가되어 있고 본문도 내용에 따라 층차를 두어 재배열되어 있기에 임언국이 사망한 이후, 후학들이 내용을 추가로 보완하여 새로 간행한 판본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중국과 일본에서 발굴된 「治腫指南」(한국의학고전국역총서15)에 비해서는 역시 내용이 소략하고 도해도 실려 있지 않다. 왜 이런 차이가 빚어졌을까?
여하튼 이로보아 현존 임언국의 외과치종술을 전하는 책은 적어도 3가지 간본이 전해지고 있는 것이며, 확언하긴 어렵지만 수록내용이나 편찬체제로 보아서 安瑋刊本 「治腫秘方」이 처음 간행된데 이어 새로 발견된 이 언해본 「治腫方」과 「治腫指南」이 선후로 엮어진 것 같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본 「治腫方」의 가장 큰 특색이자 중요한 가치는 이 책에 언해가 실려 있다는 점이다. 이 언해치종방의 가치와 간략한 내용에 대해서 다음에 더 살펴보기로 하자.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기념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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