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559)-「扁鵲神應鍼灸玉龍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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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559)-「扁鵲神應鍼灸玉龍經」
  • 승인 2012.11.01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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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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玉龍에 비유한 신령한 鍼灸치법

1329년에 元나라 王國瑞가 침구경혈과 치증을 노래가사로 지어 간단하면서도 손쉽게 요점을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든 簡易 침구서로 1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간략하게 「鍼灸玉龍經」이라고 부르며, 刊本은 보이지 않는다. 현재 「四庫全書初集」에 수록된 것과 몇 가지 傳抄本이 전해질 뿐이다.

「편작신응침구옥룡경」(사고제요)

내용은 먼저 귄두에 120종의 穴位에 대해 玉龍歌 85首를 수록하였다. 이 옥룡가는 경락이나 경혈별로 열거된 것이 아니고, 中風 頭風 牙疼 등 주치별로 구분하고 각 병증에 대한 증상과 요혈을 歌句로 정리하여 제시한 다음 치료 要穴의 위치와 보사법을 세부사항으로 기재한 것이 특징이다.

예컨대, 중풍조에서는 “中風不語最難醫, 頂門髮際亦堪施, 百會穴中明補瀉, 卽時甦醒免灾危”라고 해, 중풍치료의 요혈은 정문과 백회혈이라고 밝힌 다음, 정문은 禁針穴로서 뜸을 7장 뜨고 백회혈엔 1푼 가량을 자침하되 先補後瀉하라고 하였다. 또 이와 같은 방식으로 구안와사에는 지창과 협차혈, 頭風증에는 神庭과 印堂혈, 편정두통에는 풍지와 합곡혈, 두항강통에 승장, 풍부혈, 牙疼에 二間, 中魁혈을 취하라고 제시하였다.

옥룡가 다음으로는 ‘穴法歌’가 간단하게 적혀 있는데, 취혈법에서 상응하는 혈위를 배합하여 응용하는 원칙을 제시한 것으로 옥룡가에서 말한 치료법을 보완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어 標幽賦 1편을 풀이[註解標幽賦]하였는데, 이 책에 실린 것이 현전하는 가장 오래된 표유부의 주석본이라고 전해진다. 여기서는 경락음양과 장부허실에 따라 보사법을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큰 요지라 할 수 있다. 이 표유부는 뒷날 명대 楊繼洲(1522∼1620)의 「鍼灸大成」에 전재되어 한국 침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또 天星十一穴歌訣 12수가 실려있는데, 훗날 天星十二穴의 본보기가 된 것이다. 이어 人神尻神歌訣, 太乙九宮歌訣, 六十六穴治證, 子午流注心要秘訣, 日時配合六法圖, 磐石金直刺秘傳이 있다. 그 다음에 또 침구가를 실었는데, 이것은 竇漢卿의 賦文을 개편한 것이라고 한다. 맨 마지막으로는 灸法雜抄切要와 飛騰八法에 관한 내용(제요에선 雜錄切要라 칭함)이 들어 있는데, 전체 내용을 통털어 첫머리에 실린 ‘옥룡가’가 가장 유명하다. 이 옥룡가는 明代 침구서에 여러 번 轉載되어 옥룡부로 개편되었다.

「四庫全書總目提要」에서는 편작의 이름을 가탁하여 서명으로 사용한 것은 이 책에 수록한 침구법을 대단하고 신기하게 보이도록 한 것이지만 내용 가운데 명칭과 목차가 자못 저속하고 문장의 의미로 보아서도 역시 천박한 곳이 많다고 혹평하였다. 하지만 간단한 요령을 분석하여 차례대로 따라 읽다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침법에 능통하지 못한 자라도 또한 적절하고 합당한 치법을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하였다.

저자는 一百二十穴玉龍歌 첫머리에서 편작이 나에게 옥룡가를 주었는데, 여기에 적힌 치법을 써보니 모든 병이 잘 나았으며, 세상에 전해지는 옥룡가가 드물어 깊이 연구하고 궁리하여 差誤가 없도록 옥룡결을 120혈로 정리하여 施鍼해 본 바 기막힌 효험을 보았다고 적었다. 다만 時俗에 따르는 자들이 스스로 착오를 일으키고 구별을 짓게 될까 두려우니 補瀉를 분명하게 가려서 써야만 한다고 강조하였다.

권미에는 왕국서의 제자 朱仲良이 1329년에 쓴 발문이 붙어 있다. 그는 여기서 옥룡이라 이름붙인 것은 玉은 天地의 精이 모인 것이고 龍은 귀신처럼 바뀌고 지극히 靈驗한지라 이 책의 기묘한 쓰임이 이와 같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한편 그는 일찍이 왕국서를 만나 친히 가르침을 받은 이후로 七閩과 兩浙 지역사이에서 40여 년을 유력하면서 병을 마주칠 때마다 낫게 하고 병자를 만날 때마다 효험을 나타내어 이 책에 쓰인 침법을 굳게 믿게 되었으며, 그 효과를 이루 다 측량하기 어렵다고 감탄하였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기념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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