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한약이 아무리 좋다한들 아무약이나 먹어서 병이 낫는 것이 아니다. 만약 그렇다면 한의사가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우리는 좋은 약을 가지고 자존심을 세우는 것이 아니다. 만약 찬 음료를 많이 먹어 배가 아픈 것을 이진탕이나 궁하탕을 쓰지 않고 배아픈 데 이중탕이라는 말만 믿고 이중탕을 쓴다면 그 병이 낫겠는가? 한의사라면 이를 구분하지 못할 사람이 있겠는가? 이는 한약이 좋은 것이 아니라 한의학이 좋은 것이다.
우리 한의학은 매우 합리적이고 정교하고 또 임상에 응용하기도 쉬운 학문이다. 임상의들이 스스로는 그 원리를 알고 있지만 환자에게 쉽게 설명을 못할 뿐이다. 나름대로 병증을 분석하여 적당한 처방을 골라서 쓰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진탕증이 담음이 많아서 생긴 병인 줄만 알면 된다. 그리고 환자에게 이런 식으로 설명하면 된다. 서양의학에 이렇게 쉽게 설명할 용어가 있겠는가? 우리 스스로 학문에 대한 자존심을 크게 가지고 당당하게 나아갑시다. 그리고 환자에게도 양방용어를 많이 쓰지 말고 한의학용어를 당당하게 씁시다.
함소아연구소장
전 경희대 한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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