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이 만난 사람 - 「빈호맥학」 강의하는 이주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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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이 만난 사람 - 「빈호맥학」 강의하는 이주호 원장
  • 승인 2012.10.1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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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정 기자

이예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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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진은 객관적 정보 습득의 중요한 진단 포인트

문헌 도외시 한 채 임의로 상상, 추정, 해석은 금물
진단시 발생하는 변수, 원인분석으로 정밀화 가능

한의학의 사진법 중 하나인 맥진은 환자의 몸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진단기법임에도 불구하고, 임상에서 제대로 활용하거나 좀 더 발전시키려는 노력은 부족해 보인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론과 실습이 조화롭게 병행되지 못하는 교육현실과 맥진에 대한 지나친 신비감 등이 맥진을 포기하고 부정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맥진의 실제 임상응용과 진단능력의 함양을 위해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며, 초심자가 공부하기 가장 적절한 「빈호맥학」을 이미 1천여 명의 한의사들에게 강의하고 실력을 검증받은 바 있는 전 대전대 한의대 이주호 교수가 11월 7일부터 10주간 서울에서 강의를 펼친다. 강의에 앞서 이주호 교수를 만나보았다.
<편집자 주>


-맥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동기는?
나 혼자만 맥을 제대로 볼 줄 모르는 줄 알았고, 그렇다보니 처음 임상에 나갔을 때 마음이 급했다. 그래서 환자 진맥을 하면서 처음부터 유심히 관찰하고 공통점과 패턴을 기록해 문헌과 비교하면서 꾸준히 공부하다보니 알아낼 수 있는 정보가 있었고, 지금은 주변 선후배 동료들과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맥상에 대해 부정하지 않았던 게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 맥진시 오진에 대한 부담감은 어떻게 해소하나?
한의사들은 맥을 잘못 짚어 오진하면 어떻게 하나 하는 부담감이 큰 것 같다. 하지만 양방에서 사용하는 의료기기들도 오진율은 높다. 양방에서 청진기로 몇 가지 병을 잡아 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소변검사 혈액검사 엑스레이 검진도 모두 마찬가지이다. 맥진만 가지고 진단을 한다면 오진율이 높아지겠지만, 기본적으로 한방에서는 다른 진단법, 즉 문진 망진 설진 등을 모두 종합해서 진단하기 때문에 오진에 대한 부담감은 갖지 않아도 될 것이다.
한의학의 진단법들은 기계에 의존하지 않고도 인간이 동원가능한 모든 수단으로 질병을 파악하는 방법이다. 보고 듣고 만져보고 하는 행위들 중 맥진은 그 중 하나일 뿐이다. 즉 같은 병에도 다른 맥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맥진만 진단 포인트로 삼지는 않는다.

-여러 진단기법 중 맥진의 장점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환자가 본인의 상태를 꾸밀 수가 없다는 것이다. 몸에 나타난 반응에 대해 문진은 환자가 의도할 수도 있고, 의학적 지식이 부족해서 본의 아니게 의사에게 잘못된 정보를 줄 수도 있으며, 망진의 경우 성형이나 화장을 했을 경우 판단이 흐려질 수 있지만, 맥진은 한의학의 여러 진단법 중 객관적 정보를 습득하는데 중요한 진단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물론 일반적이지 않은 경우, 즉 맥진도 환자가 화가 나 있거나 술을 마셨거나 스트레스가 심할 경우 원래 본맥이 가려질 수도 있다.

-한의학적 진단방법만 고수하는 편인가?
개인적으로 한의학적인 진단방법을 주로 사용하고 있지만, 현대의학의 진단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한의학적으로는 위에 문제가 있을 때 위 기허, 위장의 양기부족, 위장 허로 등의 변증을 하지만, 양방에서는 이를 통틀어서 위염이라고 칭한다.
양의학적 진단방법은 시약을 활용하거나 기기를 활용해 직접 눈으로 보여지는 것만 이야기 하는 것이고, 한의학에서는 위를 직접 들여다보지 않기 때문에 고유의 변증방법으로 진단하며, 진단포인트도 다르다. 양의학적으로 진단했을 때 아무 이상이 없다고 나오는데, 한의학적으로 진단했을 때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있어서 한·양방 모두 서로 보완해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맥진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맥을 신비화하는 문화들이 팽배해 맥의 진정한 기본의미를 등한시하는 게 아닌가 한다. 맥진만으로 모든 질병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진단에 대한 잘못된 이해로부터 나온 발상이다. 한양방의학적으로 100% 진단에 100%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맥진은 몸의 상태, 즉 기혈상태의 편중을 찾아내서 여러 증상을 파악하기 위한 방법이다. 즉 평균값에서 과불급이 있을 때 어떤 경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암환자도 초기 중기 말기가 있다. 암 환자의 맥상으로 기혈의 상태가 어떤 상태인지를 알아내는 것이지, 암이라는 질병을 딱 집어내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기운이 머리 쪽으로 많이 올라간 사람이 있다. 이 상열감이 많은 사람을 파악할 때 맥진을 통해 두통을 유발했는지, 구설창이 생겼는지, 갑상선이 부어올랐는지 등등을 물어봐서 조합해 나가는 것이다.

-맥진 시 유의할 점 및 당부하고 싶은 말은?
진맥 잘못된 것, 진위여부를 가리기 위해서는 문헌을 기본으로 해야 하는데, 임의로 상상하고 추정하는 진맥은 잘못된 경우가 많고 매우 위험하다. 그리고 맥진을 하다가 조금 모른다고 금방 포기하지 말기를 바란다. 진단에도 변수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변수가 왜 발생했는지 원인을 찾아가는 노력을 곁들여가며 연구하고, 틀렸을 때 어떤 것이 고려되어야 하는지 감안해 보는 자세로 꾸준히 하다보면, 여러 가지 변수들을 보는 안목이 생길 것이고 진단을 하는데 있어서 더욱 정밀해지고 있음을 스스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이번 강의에 대해 소개해 달라
이번 강의의 목표는 기초과정으로 사람마다 맥이 모두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그 다양성을 구별할 수 있는 능력 함양에 있다. 이 정도만 해도 임상에서 맥을 볼 때 훨씬 편해 질 것이다. 노련한 맥진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이루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맥진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의 경우 손 끝 감각의 섬세함이 길러지지 않았기 때문에 맥을 이해하고 많이 만져보는 게 매우 중요하다.
강의 교재는 「빈호맥학」을 가지고 이론과 실습을 병행해서 할 생각이다. 1회당 3시간씩 10주 간 진행할 계획이며, 실습 없는 맥진강의는 의미가 없으므로 이론과 실습의 비율을 반반으로 할 생각이다.

이예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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