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 광해, 왕이 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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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 광해, 왕이 된 남자
  • 승인 2012.09.20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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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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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되어선 안되는 남자, 조선의 왕이 되다

 

감독 : 추창민
출연 : 이병헌, 류승룡, 김인권, 한효주

2012년 하반기 한국영화계는 ‘도둑들’의 천만관객 돌파와 ‘피에타’의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한 시절을 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로인해 관객들의 관심이 극장가로 집중되고 있는 와중에 한국영화의 성수기 중에 성수기라고 할 수 있는 추석 연휴가 다가오면서 한국영화는 또 한 번의 특수를 노리고 있다. 특히 기대작들이 연이어 개봉일자를 한 주씩 앞당기며 자신감을 표하고 있는데 과연 추석연휴에도 한국영화에 대한 관람 러시가 계속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 중 주연배우의 국외 활동으로 인해 개봉일자가 앞당겨졌지만 이미 입소문으로 많은 관객들을 모으고 있는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최근 열애 사실을 공개한 이병헌이 사극 첫 출연작품이자 완전히 다른 성격의 인물을 1인 2역으로 연기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이슈를 낳고 있는 작품이다. 왕위를 둘러싼 권력 다툼과 당쟁으로 혼란이 극에 달한 광해군 8년.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에 대한 분노와 두려움으로 점점 난폭해져 가던 왕 광해(이병헌)는 도승지 허균(류승룡)에게 자신을 대신하여 위협에 노출될 대역을 찾을 것을 지시한다. 이에 허균은 기방의 취객들 사이에 걸쭉한 만담으로 인기를 끌던 하선(이병헌)을 발견한다. 왕과 똑같은 외모는 물론 타고난 재주와 말솜씨로 왕의 흉내도 완벽하게 내는 하선은 영문도 모른 채 궁에 끌려가 광해군이 자리를 비운 하룻밤 가슴 조이며 왕의 대역을 하게 된다.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조선왕조실록 ‘광해군일기’중 “숨겨야 될 일들은 조보(朝報)에 내지 말라 이르다”라는 한 줄의 글귀에서 시작된 광해군 재위 시절 사라진 15일 간의 기록을 재구성한 팩션 사극이다.

광해군은 여러 공과를 올리기도 했지만 붕당정치의 희생자로 인조반정으로 인해 폐위가 되어 유배생활을 했던 조선 15대 왕이다. 실제 역사에서도 볼 수 있듯이 권력을 가지려는 자들에 의해 언제나 불안하게 살 수밖에 없었던 왕이 자신의 위안을 위해 자신과 똑같이 생긴 사람에게 대역을 시킨다는 이야기는 현 시대에서도 루머일 수 있지만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기 때문에 관객들에게는 영화의 내용이 있음직한 사건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자아내고 있다.

또한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여심을 흔드는 매력남으로 등장했던 류승룡과 ‘해운대’, ‘방가방가’ 등에서 코믹 연기를 선보였던 김인권, ‘도가니’에서 악랄한 교장을 연기했던 장광, ‘동이’의 한효주, ‘써니’의 심은경 등과 이병헌의 1인 2역 연기가 어우러지면서 극적인 흥미를 높이고 있다. 물론 최근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보여지는 자극적인 소재가 없어 누군가에게는 밋밋하게도 느껴질 수 있지만 감독이 영화에서 하고자 한 이야기가 무엇인지를 생각하면서 본다면 좀 더 다르게 느껴질만한 작품이기도 하다.

‘마파도’, ‘그대를 사랑합니다’ 등을 연출했던 추창민 감독의 ‘광해, 왕이 된 남자’는 대한민국의 향후 5년을 이끌어갈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 2012년,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대통령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주는 영화이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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